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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공화 선거법 개정 비난…권총구매 연령 하향 판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필라델피아 국립 헌법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필라델피아 국립 헌법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 우세 지역의 주 정부들이 추진하는 투표 접근성 제한 정책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선거 결과를 뒤집자는 것”이며,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공식 업체를 통한 권총 구매 가능 연령을 18세까지 낮추라고 연방 법원이 판결했습니다. 이어서, 월간 소비자물가가 2008년 이후 가장 크게 오른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법에 관해 연설했군요?

기자) 네. 최근 공화당이 주 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투표 접근성 제한 조치를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13일 필라델피아에 있는 국립 헌법센터에서 이 문제를 놓고 연설했는데요. “공정한 선거에 대한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선거(결과)를 뒤집자는 움직임”이 공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런 움직임은 자유 자체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현재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가장 큰 민주주의 시험대”에 올라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유에 대한 공격’, ‘남북전쟁 이후 가장 큰 시험대’, 아주 강한 표현을 사용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6개월을 앞두고 가장 감정적인 어휘들을 사용한 연설이라고 주요 언론이 분석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최근 움직임이 “21세기판 짐 크로 공격”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과거 남부지역에서 진행된 인종차별 정책인 ‘짐 크로 법(Jim Crow law)’에 비유한 건데요. 투표 접근성 제한 조치가 시행되면,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과 저소득층 등 약자들의 선거 참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투표 접근성 제한 조치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유권자 등록 기준을 엄격하게 하고, 조기 투표와 부재자 투표 등을 제한하는 내용입니다. 작년 대선 이후,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주 의회들에서 속속 관련 입법 절차를 진행했는데요.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지난 대선에서는 부재자투표 등이 대폭 확대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의 영향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정과 불법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장해왔습니다. 소속 정당인 공화당은 앞으로 벌어질 선거 부정 가능성을 차단하자는 목적으로 투표 접근성 제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현재 이런 입법 절차들이 어디까지 진전됐습니까?

기자) 17개 주에서 28개 관련 법안 처리를 마쳤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13일) 밝혔습니다. 그밖에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주 의회마다 각기 입법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민주당 측에서 강하게 반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텍사스 주 의회에서는 단체 결원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이 텍사스를 떠나, 현재 워싱턴 D.C.에 머물고 있습니다.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도록 해, 법안 처리를 무산시키자는 계획인데요.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측은 주법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이 복귀 명령을 거부할 경우 체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관련 입법을 성사시키려는 공화당, 그리고 저지하려는 민주당이 강하게 부딪히는 양상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파장이 정치권을 넘어, 경제계와 연예ㆍ문화계, 그리고 체육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조지아주 선거법 개정에 항의해, 이 지역에 본사를 둔 주요 대기업들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공화당에 대한 후원을 끊는 기업들도 나왔는데요. 인기 연예인들이 온라인에서 선거법 개정 반대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인기 스포츠 가운데 하나인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운영 상황도 변경됐는데요. 최고 선수들이 모여 경기하는 ‘올스타 게임(All-Star Game)’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하려던 걸 취소하고, 13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공화당 쪽에서 진행 중인 선거법 개정 조치에 관해,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은 뭡니까?

기자) 연방 의회에서 대응 입법을 해달라고 이날(13일) 연설에서 촉구했습니다. 선거 개혁 법안인 ‘국민을 위한 법안(For the People Act)’ 등을 채택해주면, “즉시 서명해 온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에게 관련 법안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부디 일어나서, 선거체계를 훼손하려는 움직임을 막고, 투표 권리를 보호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에서 처리하려는 ‘국민을 위한 법안(For the People Act)’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공화당이 주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내용과 반대 방향입니다. 투표 접근성을 넓히는 내용을 연방 규정으로 법제화하는 건데요. 투표 과정을 쉽게 해서, 더 많은 사람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적입니다. 민주당이 주도한 법안이 지난 3월 하원을 통과했는데요. 상원에서는 지난 23일 절차 투표에서 부결됐습니다. 안건 토론조차 못한 건데요. 공화당 의원 50명이 전원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일부 조항을 수정한 법안을 상정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13일 연설에서, 그밖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작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큰 거짓말은, 말 그대로 큰 거짓말”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요구에 따라 “재검표와 법원 판결을 거듭”한 결과, 모두 정당한 선거로 판명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지난해 대선은 역대 가장 면밀히 검토됐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에서는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대통령 연설에 관해 공화당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오히려 바이든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연설 장소인 펜실베이니아주 공화당의 로렌스 타바스 의장 등이 현지 언론과 전화 회견을 통해, 연설 내용을 반박했는데요. “공화당의 (선거법 개정) 노력은 (선거의) 속임수를 방지해, 오히려 투표를 쉽게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정당한 투표 권리가 오히려 확대된다고 말했는데요. 이 부분을 민주당 측이 왜곡 선전하고 있다면서, “바이든(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이 꾸준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4월 미국 일리노이주 디스플레인즈의 총기매장.
지난 4월 미국 일리노이주 디스플레인즈의 총기매장.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총기 구매 가능 연령을 낮추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18세부터 20세까지 연령대의 총기 구매를 제한한 연방 법규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따라서, 공식 업체에서 자유롭게 총기를 살 수 있는 나이를 18살까지 내려야 한다는 건데요.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있는 제4 연방 항소법원 3인 소부가 13일, 2대1 의견으로 이렇게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관련 연방 법규가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연방 총기 거래 면허를 가진 업자들이 21세 미만 소비자에게 권총을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규입니다. 총기 관련 범죄가 급증하던 지난 1968년 제정됐는데요.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총을 살 수 있지만, 권총 구매를 제한한 겁니다. 그러나 공식 업자가 아니라 개인 간 권총 판매는 제한하지 않았고요. 소총은 공식 업체에서도 계속 살 수 있게 했습니다. 공식 업체를 통한 권총 구매 금지 부분을 이번에 법원이 위헌으로 판결한 겁니다.

진행자) ‘위헌’이라면, 어떤 헌법 조항에 위배된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수정헌법 2조입니다. ‘무장할 권리’를 담은 조항인데요. “수정헌법 2조를 (적용 범위를 한정해서) 격하시킬 수 없다”고, 판결문 작성을 주도한 줄리어스 리처드슨 판사가 밝혔습니다. 또한 “18세부터 20세까지 연령대를 2등 시민으로 규정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는데요. 헌법상 권리는 누구나 동일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나이에 따라 헌법 적용을 차별할 수 없다는 취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한 18세가 되면, 총기 보유를 위한 정신적 신체적 성숙이 완성된 단계라고 리처드슨 판사는 지적했는데요. 미국의 건국이 한창 진행되던 시점에, 18세 민병대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문제를 왜 법원에서 다룬 겁니까?

기자) 19세 여성이 소송을 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8년 버지니아대학교 재학생 나탈리아 마샬 씨가 공식 업체에서 권총 구매를 거절당하자, 연방 당국을 제소했는데요. 1심에서는 패소했습니다. 연령에 따라 제한을 둔, 관련 법규가 정당하다고 본 건데요. 이런 판단을 이번에 항소법원이 뒤집은 겁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판결의 효력이 즉시 발생하나요?

기자) 그 부분은 불명확합니다. 비슷한 사건이 제5 항소법원에 계류 중이기 때문인데요. 해당 법원의 사건 심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제4 항소법원 판결은 총기 거래 규제를 강화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 배치되는 결정이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2대 1로 결정이 났다고 하셨는데, 재판부 내에서 어떻게 의견이 나뉜 겁니까?

기자) 공화당 정부에서 임명된 판사들은 다수 의견을 냈습니다. 리처드슨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했고요. 다수 의견에 동참한 G. 스티븐 에이지 판사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지명했는데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명한 제임스 윈 판사는 소수 의견을 냈습니다. “오랫동안 확립돼온 총기 폭력 통제 노력이 이번 결정으로 깨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까요?

기자) 연방 정부가 이 사건을 대법원에 가져갈 계획입니다. 대법원에 총기 거래 제한 연령 결정권이 넘어간 셈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종합적인 총기 거래 규제 입법을 의회에 요구한 상태입니다.

미국 콜로라도주 잉글우드의 중고차 매장.
미국 콜로라도주 잉글우드의 중고차 매장.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요즘 미국에서 ‘안 오르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요. 지난달에 물가가 또 많이 올랐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5.4% 올랐다고 미 노동부가 13일 밝혔습니다. 국제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한 건데요. 다우존스 전문가들의 전망치 5%를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진행자) 전달인 5월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전달과 비교하면 0.9% 상승했는데요.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지난 2008년 6월 이후 최대수준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서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까?

기자) 중고 자동차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달 대비 10.5% 상승하면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분의 1/3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중고차 가격이 이렇게 많이 오른 건 지난 1953년 1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인데요. 1년 전과 비교하면 45.2% 증가한 겁니다.

진행자) 중고차 말고 신차는 어땠습니까?

기자) 신차 가격도 2% 올랐습니다. 경제 활동 재개로 사람들의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자동차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경제 활동 재개가 물가에 영향을 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호텔 가격도 한 달 만에 7% 올랐고요. 식당 가격도 전달 대비 0.7%, 전년 동월 대비 4.2% 올랐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안정되면서 식당이나 숙박업의 영업이 거의 다 재개됐지만, 여전히 직원 고용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기업들이 직원을 확보하기 위해 급여를 올리는 대신, 고용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 외 항목들도 얼마나 올랐나 볼까요?

기자) 식품 가격도 0.8% 증가하면서 전달인 5월 0.4% 인상보다 더 올랐고요. 에너지 가격도 1.5% 상승했는데요. 특히 휘발유 가격은 전달보다 2.5%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달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 4.5% 급등하면서 지난 1991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물가가 떨어진 부문은 보건 서비스 등 일부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계속 물가가 오르다 보니, 물가가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는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이긴 하지만, 물자 공급 병목 현상과 더불어 경제가 반등하는 데 따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가진 뒤에도 현행 최저 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당초 예상보다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는 있음은 시사했습니다. 주요 물가지수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오르고 있는 것이 판단 배경이었는데요. 연준은 코로나 사태 직후인 작년 3월부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물가 인상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뉴욕연방준비은행이 12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은 앞으로 12개월 동안 물가 인상이 4.8%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니까 물가 상승이 앞으로 몇 달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 전문가들은 연준의 시각에 동의하는 경향을 보였는데요. 응답자의 약 3/4은 현재 보이는 물가 인상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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