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다음 달 3일 대선 날짜가 임박한 가운데, 플로리다주가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습니다.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고요. 미국 의료기관과 보건체계에 대한 전산 공격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당국이 경고했습니다. 이어서, 정부가 ‘일라이릴리’사의 코로나 항체 치료제를 대량 구매하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대선이 이제 정말 며칠 앞으로 다가왔네요.
기자) 네. 이제 다음 달 3일까지, 29일을 기준으로 닷새 남았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 사이에 득표 경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전국 여론 조사를 보면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경합주’ 내지 ‘격전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접전 양상입니다. 그중에서도 플로리다주가 대선 막판 최대 승부처로 부각되는 중입니다.
진행자) 현재 플로리다의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바이든 후보 지지율 49%, 트럼프 대통령 47%로 조사됐습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Ipsos)가 28일 공개한 최신 설문 결과인데요.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사실상 동률이라고 로이터는 해설했습니다. ‘리얼클리어 폴리틱스(RealClear Politics)’가 29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실제로 48% 대 48% 동률을 기록했는데요. 플로리다에는 선거인단 29명이 걸려있습니다. 이 29명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이번 대선 승부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양쪽 진영에서도 플로리다 여론을 끌어들이는 데 노력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9일 두 사람이 동시에 플로리다주를 방문하는데요. 주요 도시인 탬파에서 각각 유세를 벌일 계획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야외 군중 집회를 열고요,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주민들이 자동차에 탄 채 연설을 듣는 ‘드라이브인’ 행사(drive-in rally)로 진행합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에 선거인단 29명이 걸려있다고 하셨는데, 선거인단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해당 지역 유권자를 대표해서 대통령을 뽑는 사람들입니다. 미국 대선은 일종의 간접선거인데요. 지역마다 어느 후보가 많이 득표했는지에 따라 그곳의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거고요. 전국의 선거인단이 다시 모여 대통령을 선출하는 형식을 거칩니다. 대통령 선거인단이 총 538명인데요, 과반인 270명 이상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합니다.
진행자) 그래서, 전국 지지율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앞서지만, 경합주들의 선거인단을 누가 가져갈지 봐야 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국적으로 더 많이 득표하고도 대선에서 패할 수 있는데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그런 경우이고요. 2000년 대선에서도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전체 득표는 더 많았지만,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승부를 내줬습니다.
진행자) 선거인단을 배정하는 기준은 뭡니까?
기자) 기본적으로 그 지역 연방 상원의원 수와 하원의원 수를 더한 숫자입니다. 따라서, 인구가 많은 곳에 선거인단도 많은데요. 캘리포니아 55명, 텍사스 38명 순으로 다수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곳들은 대개 정치적인 색채가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고, 텍사스는 공화당이 강세인데요. 공화-민주 양당이 각자 ‘텃밭’의 선거인단을 지키고, 경합주에서 더 많은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게 대선 승리의 공식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진행자) 플로리다가 그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이라는 이야기네요?
기자) 맞습니다. 플로리다 외에 경합주를 적게는 대여섯 곳, 많게는 십여 곳까지 꼽는데요.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이 그 중의 핵심입니다. 이들 지역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거나 막상막하 양상이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는 곳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제 며칠 안 남은 대선전, 두 후보의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양 측 모두 경합주 순회 일정을 촘촘하게 잡았습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플로리다주 탬파 유세 직후, 저녁 시간에 노스캐롤라이나주로 이동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고요. 다음날인 30일 미시간과 위스콘신, 미네소타를 돌며 유세할 계획입니다. 특히 투표일 직전 48시간 동안에는 11차례 연속 집회를 여는 강행군을 진행한다고 선거대책본부 관계자가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후보는 어디로 갑니까?
기자) 바이든 후보는 30일 위스콘신으로 향해 유세를 벌입니다. 다음날인 31일에는 미시간으로 이동하는데요. 여기서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합동 유세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위스콘신과 미시간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한 곳들이라, 민주당에서는 반드시 잡아야할 지역으로 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의료기관과 보건체계에 대한 전산 공격을 당국이 경고했군요?
기자) 네. 미국 내 병ㆍ의원들을 비롯한 의료보건 제공 시설을 상대로 “사이버(전산)범죄 위협이 증가하고 임박했다는 믿을 만한 정보가 있다”고 관계 당국이 밝혔습니다. 28일 연방수사국(FBI)과 사이버보안·기반시설안보국(CISA), 보건후생부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보를 발령했는데요. ‘트릭봇(Trickbot)’이라는 악성코드의 활동을 평가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릭봇’이라는 악성코드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겁니까?
기자) 세 가지 역할을 경보에 명시했는데요. 먼저, 컴퓨터에 담긴 정보와 자료를 빼낼 수도 있고요. 의료서비스 제공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랜섬웨어(Ransomware)’ 공격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랜섬웨어’가 뭔가요?
기자) 악성코드의 일종입니다. 우선, 전산망에 불법 침투해서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를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게 만듭니다. 이걸 풀어주는 대가로 돈(ransom)을 요구하는데요. 주로 전자우편에 첨부파일 형식으로 들어가거나, 웹페이지 접속을 통해서도 침투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누가 이런 활동을 한다는 겁니까?
기자) 어떤 세력인지는 당국이 적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트릭봇 배후에 있는 사이버범죄 집단들이 지난 2016년 이후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는 일을 계속해왔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FBI가 트릭봇의 새로운 기능을 포착하고 점검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피해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네. 오리건주에 있는 ‘스카이레이크’ 의료원이 랜섬웨어 피해를 입었다고 전날(27일) 발표했는데요. 환자의 개인정보 등이 유출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 사건이 이번 경보와 관련 있는 사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NBC가 보도했는데요.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의료기관들이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전산 공격 경보가 나오자, 전문가들과 업계에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의 우려,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보건체계에 대한 랜섬웨어 공격은 미국에서 지금까지 봐온 것 가운데 가장 위험한 사이버안보 위협”이라고, 사이버보안 업체 ‘맨디언트(Mandiant)’ 측이 언론에 밝혔습니다. 특정 집단을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는데요. “동유럽에 기반을 둔 UNC1878가 의도적으로 미국 내 병원들을 목표로 활동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UNC1878이라는 집단이 왜 이런 활동을 한다고 하나요?
기자) 환자들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업체 측은 밝혔습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특정 의료기관에 환자가 몰려,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미국 보건 사회 체계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당국이 경보에서 밝힌 것보다 구체적인 내용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당국은 이같은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있냐는 주요 매체들의 질의에 답변을 주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UNC1878라는 특정 집단이 의료기관 대상 사이버범죄의 배후인지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를 대량 구매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미 보건후생부가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사가 개발한 코로나 항체 치료제 30만 회 분량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3억 7천500만 달러를 지급할 예정인데요. 일라이릴리사는 긴급사용이 승인되면 2달 안에 정부에 공급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거래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에 체결된 계약에는 65만 회 투여분을 8억1천250만 달러에 추가로 구매하는 옵션도 있다고 보건후생부는 성명을 통해 밝혔는데요. 만약 추가 옵션도 성사된다면 미국 정부가 항체 치료제 구매를 위해 일라이릴리사에 지급하는 금액은 11억 9천만 달러에 달하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부가 구매했다면 미국인들은 치료제를 사는 데 돈을 낼 필요가 없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 회분 가격이 1천250달러이지만, 미국인들에게 무료로 공급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일라이릴리사의 항체 치료제, 어떤 약입니까?
기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서 항체를 추출해 개발한 치료제입니다. 앞서 지난 22일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로 정식 사용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의 항바이러스제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투약받은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와 비슷한 치료제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코로나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위해 총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바이오기업 ‘리제네론’과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요. 리제네론과는 코로나 치료제 제조·공급 계약을 맺었고요. 아르스트라제네카와 맺은 계약에는 연구 개발 지원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가 끝나기 위해선 백신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백신이나 치료제의 임상 시험 단계에서 부작용이 발견되면서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 정부가 구매하기로 한 일라이릴리사의 항체 치료제도 중증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며칠 전 중단됐는데요. 미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이 일라이릴리사의 항체 치료제가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럼 임상 시험을 더는 하지 않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감염 초기 경증환자에 대한 임상 시험은 계속되는데요. 일라이릴리사는 이달 초 FDA에 경증 치료를 위한 항체 치료제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