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주 경찰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씨의 첫 추도식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엄수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 폭력’ 중단과 ‘인종 불평등’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는 미국 전역에서 계속됐고요. 이어서,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군 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지 플로이드 씨 추도식이 열렸군요?
기자) 네. 지난달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목을 짓눌렸다가, 그날 밤 숨진 조지 플로이드 씨 추도식이 4일 엄수됐습니다. 시내 노스센트럴대학교에서 열린 행사에 유족과 흑인사회 지도자, 주요 정치인들이 참석했는데요.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해 미국 전역과 세계에 생중계됐습니다.
진행자) 추도식 현장, 자세히 살펴보죠.
기자) “조지, 당신이 세상을 바꿨다”고 흑인 민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가 추도사를 통해 말했습니다. 플로이드 씨 사망을 계기로, ‘경찰 폭력(police violence)’ 중단과 ‘인종 불평등(racial inequality)’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진행 중인 상황을 가리키는 건데요. “이제 우리는 조지의 이름으로 일어나, ‘우리 목에서 무릎을 치우라’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참석자들이 8분 46초 동안 함께 묵념했습니다.
진행자) 8분 46초라는 시간을 정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플로이드 씨가 사망 직전 데릭 쇼빈 경관의 무릎에 목을 짓눌렸던 시간이 8분 46초였습니다. 이날 온라인을 통해, 많은 미국인이 ‘8분 46초 묵념’에 동참했는데요. 샤프턴 목사는 오는 8월 말 ‘워싱턴 대행진(March on Washington)’을 다시 치를 것이라고 추도식 현장에서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 대행진’이 어떤 행사입니까?
기자) 57년 전인 1963년 8월, 흑인 민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주도했던 행진입니다. 미국 민권 운동의 기폭제가 됐는데요. 샤프턴 목사는 “그 시점으로 돌아가, 흑인과 백인, 라티노(남미계), 아랍 사람들이 모두 워싱턴에 모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한목소리로 이제 (인종차별을) 멈출 때라고 외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4일 추도식에서, 유족들은 뭐라고 했나요?
기자) “그는 어디에서나 부당함에 맞서 일어섰을 것”이라고 남동생 로드니 플로이드 씨가 말했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이렇게 단합된 모습을 그가 와서 봤으면 좋겠다”고 플로이드 씨의 형제들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어떤 사람들이 플로이드 씨 추도식에 참석했습니까?
기자) 킹 주니어 목사의 장남이 참석했고요. 미네소타를 대표하는 에이미 클로버샤 연방 상원의원도 나왔습니다. 미니애폴리스 시정 최고 책임자인 제이컵 프라이 시장도 참석했는데요. 프라이 시장은 무릎을 끓은 채, 플로이드 씨 시신이 안치된 관에 손을 얹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팀 월츠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4일) 부인과 함께, 플로이드 씨 제압 사건이 벌어졌던 현장을 방문해 애도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진행자) 플로이드 씨 장례식은 언제 열리나요?
기자) 오는 9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비공개로 거행됩니다. 이에 앞서 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래포드, 8일 휴스턴에서 추도식을 잇따라 치를 예정인데요. 래포드는 ‘포트 브래그(Ft. Bragg)’ 군 기지 근교에 있는 작은 도시로, 플로이드 씨가 태어난 곳입니다. 아직 많은 친지가 그곳에 살고 있는데요. 휴스턴은 플로이드 씨가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성장한 ‘고향'입니다.
진행자) 곳곳에서 진행중인 플로이드 씨 사건 관련 시위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4일까지 관련 집회와 행진이 열흘째 계속됐습니다. 특히 이날은 플로이드 씨가 제압됐던 모습처럼, 땅바닥에 8분 46초 동안 엎드려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주요 도시에서 열렸는데요. 동부에 있는 수도 워싱턴 D.C.와 최대 도시 뉴욕, 그리고 서부에 있는 로스앤젤레스(LA)와 시애틀에 이르기까지 각각 수천 명이 참가했습니다. 또한 이날(4일) 조지아주에서는 또 다른 흑인 사망 사건에 대한 법원 심리가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또 다른 흑인 사망 사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지난 2월, 주택가에서 달리기(조깅)하던 흑인 남성 아머드 아버리 씨를 백인들이 뒤쫓아가 총으로 쏴 사망한 일이 있었는데요. 총격 당사자인 그레고리-트래비스 맥마이클 씨 부자가 사건 직후 검거되지 않은 게 최근에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총을 쏜 사람이 왜 붙잡히지 않았던 건가요?
기자) 공사장에서 뛰어나오는 강도인 줄 알고 ‘시민체포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애초에 현지 경찰이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항의 시위가 커지면서 맥마이클 씨 부자를 입건했는데요. 4일 심리에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 전후 상황이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조지아 수사국 측이 증언한 내용, 어떤 겁니까?
기자) 맥마이클 씨 부자가, 아버리 씨에게 ‘n’으로 시작하는 단어로 욕설을 퍼부었다고 조지아 수사국(GBI) 특별수사관이 증언했습니다. 이 단어는 흑인을 심각하게 비하하는 말인데요. 재판부는 이런 증언이, 인종 차별에 기반한 ‘혐오 범죄’ 여부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 검토하게 됩니다. 검찰은 이날 심리에서 “아버리가 쫓기며 사냥당하듯 처형된 것”이라고 공소 사유를 설명했는데요. 재판부는 관련 혐의가 성립된다며, 공판 속행을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남북전쟁에 참가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한다고요?
기자) 네. 버지니아 주도 리치먼드에 있는 로버트 리 장군의 기마상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철거하겠다고 랠프 노덤 주지사가 4일 발표했습니다. “우리의 과거에 대해 솔직해지고, 미래를 이야기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를 통해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직면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선, 로버트 리 장군이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군 사령관이었습니다. 지난 1861년부터 4년 동안, 미합중국의 북쪽에 있는 주들과 남쪽에 있는 주들이 갈라져서 벌인 전쟁이 남북전쟁인데요. 각 주 정부가 노예 제도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여부가 전쟁의 시발점이었습니다. 남부 주들은 노예를 유지해야 한다는 쪽이었고요. 그 연합 군대를 이끌었던 사람이 리 장군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 동상을 철거하겠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인종 차별의 상징물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노예 제도를 옹호하는 군대를 이끌었던 사람을 기념할 이유가 없다고, 흑인사회와 민권 단체 등에서 계속 주장해왔는데요. 앞서 지난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시의회가 시내에 있는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한 뒤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논쟁,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역사를 보존하는 ‘사적’이나 기념물을 철거하는 것은 관계 법규에 위배된다고 일각에서 반발했습니다. 이 와중에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샬러츠빌 시내 버지니아대학교에서 집회를 열다가 폭력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1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부상당하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그 뒤로 리치먼드 시내 동상을 비롯한, 리 장군 기념물 철거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는데요.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소강 상태를 보이는 양상이었습니다.
진행자) 소강 상태였는데, 주지사가 동상 철거 계획을 발표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최근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 때문에, 다시 논란이 격화됐기 때문입니다. 일부 시위대가 리치먼드에 있는 주 정부 청사 주변에서 집회를 열면서, 리 장군 동상을 파괴하려고 시도한 일도 있었는데요. 현재 동상 기반과 주변 시설이 인종 차별 항의 구호와 철거 요구 낙서로 덮여 상당히 훼손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버지니아주에서 이런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남북전쟁 최대 격전지들이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버지니아 주도 리치먼드는 남부연합의 수도이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관련 사적이나 기념물들이 보존되고 있고요. 리 장군 동상뿐 아니라, 리 장군의 이름을 딴 간선도로 등이 곳곳에 있습니다.
진행자) 주 당국이 철거하기로 한 리 장군 기마상은, 언제 세워진 겁니까?
기자) 130년 전입니다. 1890년 주 정부가 주관하는 제막식이 열렸는데요. 1870년 리 장군이 사망한 뒤 기념물 건립 논의가 진행됐습니다. 이후 1887년에 해당 장소에 기마상 설치를 결정했고요. 3년 뒤 동상이 들어선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이 발표됐군요?
기자) 네. 미국 노동부는 5일, 지난달 실업률이 13.3%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20%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을 깬 건 물론, 전달인 4월의 14.7%보다 오히려 더 낮아진 겁니다. 여전히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긴 하지만, 노동부는 경제 활동이 제한적으로 재개되면서 고용 지표가 개선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신규 일자리는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비농업 부문에서 일자리 250만 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4월에는 일자리 2천50만 개가 줄어들어 큰 충격을 안겼고, 5월에도 큰 감소세를 이어갈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예상을 깨고 증가세로 돌아선 건데요. 전문가들은 정상화에 들어간 기업들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신규 고용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코로나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그런 시각이 많습니다. 또 하나의 긍정적인 신호가 바로 전날인 4일 공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인데요. 노동부는 5월 24일 주간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88만 건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20여만 건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9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200만 건 아래로 떨어진 겁니다.
진행자) 5월 실업률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없을까요?
기자) 인종 간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은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인데요. 백인의 실업률은 12.4%인데 비해 중남미계는 17.6%, 흑인은 16.8%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5월에 신규 고용이 깜짝 증가하긴 했지만, 3월과 4월에 대규모로 사라진 일자리가 다 채워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오는 11월까지는 실업률이 두 자릿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5월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왔는데, 반응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환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노동부 발표 이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월 노동지표는 우리가 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오늘 일어난 일은 놀랍다” 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의 경제는 어떻게 내다봤습니까?
기자) 미국 경제가 ‘로켓선’처럼 빠르고 높게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7월과 8월에도 아주 좋을 것이고, 가을엔 환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11월 재선을 인식한 듯, 뭔가 또 일이 일어나거나, 잘못된 사람들이 백악관에 들어가지 않는 한 내년에도 호전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세계 그 어느 곳보다 가장 위대한 경제를 다시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정상화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주와 도시들이 왜 아직도 일부 봉쇄 조치를 유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전면적으로 봉쇄를 풀 것을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과 치료법 개발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