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이틀째인 10일, 소추위원들이 새로운 영상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고요. 암호화폐의 위험성이 폭발할 수 있다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경고했습니다. 이어서, 중서부 대도시 시카고에서 대면 수업 재개에 합의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이틀째 일정이 진행됐군요?
기자) 네. 10일 상원 본회의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 심판이 이틀째 진행됐습니다. 전날(9일) 표결을 통해 이번 탄핵 심판이 합헌임을 확인한 데 이어, 본안 심리가 시작됐는데요. 소추위원들이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영상 자료를 제시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죄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영상 자료,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지난달 6일에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 현장이 담겨 있습니다. 의사당 내부 보안 카메라, 그리고 경찰관 몸에 부착돼있던 카메라로 찍은 장면 등인데요. 시위대가 “낸시, 어디 있나. 널 찾고 있다”라고 외치면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찾아 의사당 복도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 장면에 대해 “펠로시 의장을 찾아 해치거나 살해하려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그의 사무실을 뒤지고, 직원들을 공포에 떨게 한 것”이라고 스테이시 플래스켓 소추위원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6일 의사당을 습격한 무리가 하원의장을 해치려 했다는 게 소추위원 측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소추위원 측은 당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무실에 침입한 리처드 바넷 씨가 전기충격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연방수사국(FBI) 조사 결과를 전했는데요. 상ㆍ 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던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을 ‘교수형에 처하라’라고 시위대가 외치는 장면도 영상에 포함됐습니다. 이 밖에 펜스 당시 부통령과 밋 롬니 상원의원 등이 의회 경찰 안내에 따라 급하게 대피하는 장면 등도 공개됐고요. 시위대를 막던 경찰관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담긴 교신 내용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런 장면들과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고한 방관자가 아니었다”라고, 제이미 래스킨 소추위원단 대표가 강조했습니다. 상ㆍ하원의원들과 하원의장, 부통령까지 위협한 폭력 사태를 직접 선동한 인물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런 내란 선동 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됐다고 소추위원들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장기간에 걸쳐 진행됐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수개월 동안 폭도들을 조성해왔다”라고 에릭 스월웰 소추위원이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탄핵 심판에서 다루는 ‘내란 선동’ 혐의는 “단지 (1월 6일) 한차례 연설에 관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는데요.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거짓 주장을 거듭했고, 지지자들에게 표를 도둑맞았다고 믿도록 하면서 분노를 키워왔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소추위원들의 이런 주장이 상원의원들을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관건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해서 17명 이상 찬성 투표하도록 해야, 탄핵안이 최종 인용되는데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미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이날(10일) 소추위원 측이 추가 영상을 공개해 탄핵 지지 여론을 환기했지만 “인용에 필요한 공화당 의원 17명을 끌어들이지 못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라고 지적했는데요. ‘뉴욕타임스’도 비슷한 논평을 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 실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그들(소추위원단)이 끔찍한 폭력 행위에 초점을 맞췄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들은 ‘선동’의 법적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라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말했습니다. 크루즈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해왔던 인물인데요. 이 밖에 공화당 내 ‘친트럼프’ 성향 상원의원들이 소추위원단 변론에 주목하지 않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습니다.
진행자) 일부 의원들이 소추위원들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랜드 폴 의원은 이날(10일) 탄핵 심판 일정 진행 도중, 종이에 낙서 하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고요. 조시 홀리 의원은 앞 의자에 발을 올려놓고 휴식을 취하는 듯한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또한 마이크 브런 의원은 잠시 조는 것처럼 보였다고 ‘NBC’ 뉴스가 전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태도에 대해 비난 여론이 일었는데요. “일반 법정에서 배심원들이 저런 태도를 보이면, 당장 퇴정 당한다” 등 말이 주요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올라왔습니다.
진행자) 탄핵안 인용에 필요한, 공화당 의원 ‘17명’이라는 숫자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기자) 네. 탄핵안 인용 정족수가 재적의원 100명 가운데 3분의 2인 67명입니다. 현재 민주당 의석수가 민주당 성향 무소속을 포함해서 모두 50석인데요. 전원 찬성을 전제로, 공화당 쪽에서 17명을 끌어와야 67명을 맞출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몇 명 정도가 공화당에서 찬성 투표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현재까지는 여섯 명 정도로 파악됩니다. 앞서 이번 탄핵 심판이 ‘합헌’이라고 투표한 의원들이, 최종 표결에서도 찬성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밋 롬니, 수전 콜린스, 리사 머카우스키, 벤 새스, 팻 투미, 빌 캐시디 의원 등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 최고 재무 당국자가 암호화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고요?
기자) 네. 암호화폐 거래를 비롯한 디지털 시장의 위험성이 폭발할 가능성을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경고했습니다. 10일 열린 금융 분야 혁신 원탁회의에서 언급한 내용인데요. 최근 다시 암호화폐 투자가 다시 인기를 끄는 상황이라, 최고 재무 당국자의 이 같은 발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선, ‘암호화폐’가 뭔지 짚어보고 넘어가죠.
기자) 돈은 돈인데, 지갑에서 꺼내서 주고받는 실물이 아니라, 전산망을 통해 거래하는 전자 화폐입니다. 예전에는 ‘가상 화폐(cyber currency)’라고 불렀는데요. 요즘은 보통 ‘암호화 화폐(cryptocurrency)’ 또는 간단히 ‘암호화폐'라고 합니다. 이 암호화폐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바로 '비트코인’인데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투자가 몇 년 전부터 세계 각국에 확산했습니다.
진행자) 옐런 재무장관의 경고 발언 내용, 자세히 짚어보죠?
기자) “우리는 지금 사기와 돈세탁, 데이터 보안, 테러 자금 조달 등 위험성(risk)이 폭발하는 시기에 살고 있다”라고 옐런 장관은 말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 때문에, “생활의 중심이 온라인 쪽으로 옮겨가면서 범죄도 함께 온라인으로 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는데요. 이 때문에 “암호화폐와 가상 자산의 오남용 문제가 점점 커지는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암호화폐가 전산망을 통해 거래하는 것이라, 그만큼 보안에 취약하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암호화폐는 온라인 마약 밀매업자가 돈세탁에 활용하거나, 금융 테러 등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라고 옐런 장관은 지적했는데요.“은행과 병원, 학교, 정부 전산망도 공격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기술 혁신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요즘 암호화폐가 이렇게 주목 받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국면에서 암호화폐 가치가 급등했습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11일 현재 개당 가격이 4만6천 달러를 넘어섰는데요. 주요 기업들도 암호화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등을 만드는 ‘테슬라’가 대표적인데요. 테슬라는 최근 비트코인에 15억 달러를 투자했고 차량 구매 대금도 조만간 암호화폐로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암호화폐를 내고 자동차를 살 수 있게 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명 제조업체 가운데 처음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것이라, 금융계에서 주목하고 있는데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재정시장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옐런 재무장관은 위험성을 강조한 거네요?
기자) 네. 옐런 장관은 불법 금융과 싸우는 도구들이 1970년대에 머물러 있다고 이날(10일) 말했는데요. 이런 발언은 암호화폐 투자와 거래가 활발해지는 현실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탈세와 자금 세탁 등 역기능을 우려하고, 적절한 규제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라고 경제 매체들이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현재 대면 수업 재개를 두고 논쟁이 뜨거운데요. 대면 수업을 하기로 결정한 지역이 또 나왔군요?
기자) 네. 대도시 시카고의 학교들이 다시 문을 열고 대면 수업을 시작합니다. 시카고 교사노조(CTU)는 10일 성명을 내고, 대면 수업 재개를 위한 시카고 교육청(CPS)과의 합의 내용을 표결에 부친 결과 노조원 과반 이상 승인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카고 노조의 이번 결정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끄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시카고 외에 여러 지역에서 대면 수업 재개를 놓고 교육 당국과 교사 노조 간 갈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청은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력 격차 등을 이유로 빨리 학교 문을 열자는 입장이고, 교사 노조 측은 안전을 위해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시카고시에서도 교사들이 파업까지 경고하며 반대했지만, 결국 대면 수업을 재개하는 쪽으로 결정이 난 겁니다. 시카고 교육구는 학생 숫자가 34만 명으로 미국에서 3번째로 큰 교육구인데요. 교사 노조원 수도 2만 5천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노조 측은 이번 결과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진행자) 노조원 승인은 받았지만, 교육 당국의 안전 조처가 충분하지 않다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제시 샤키 노조위원장은 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시카고 교육청 계획은 교사들과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도 합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는데요. 교육청이 교사들 백신 접종과 학교 차원 준비를 위해 단 몇 주를 연기하지 못한 것은 수치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교육 당국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과 시카고 교육청 재니스 잭슨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가 학생들이 대면 수업재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노조원 투표 결과는 교육청 계획이 직원들에게 학교로 복귀하는데 대한 확실성을 주는, 강력하고 공정한 계획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교육청과 교사 노조가 그동안 대치했던 이유가 뭡니까?
기자)네. 교육청은 1억 달러를 들여 교육구 내 수천 개 교실에 환풍시설을 설치했고, 학생과 교직원이 마스크를 쓰는 등 안전 규정을 준수한다면 대면 수업을 하기에 충분히 안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3월 말부터 시작된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흑인과 중남미계가 다수인 교육구 내 학생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노조 측은 교육구 안전 조처가 교사들을 보호하기에 충분하지 못하고 또 대면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 숫자도 많지 않다고 주장했는데요. 앞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면 수업을 선택한 학생 수는 약 7만7천 명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양측 합의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기자) 대면 수업을 위해 출근해야 하는 교직원들에게 즉각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시카고 일대에서 코로나 확진율이 증가할 경우 대면 수업을 중단하는 한편,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교실은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합의안이 통과됐으니까 언제부터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게 되나요?
기자) 네. 유치원생과 특수교육 학생들은 11일부터 바로 대면 교육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모두가 가는 건 아니고요. 학부모 선택에 따라 온라인 원격 수업을 계속할 수도 있습니다. 앞서 이들 학생의 대면 수업은 지난달 말에 시작됐었는데요. 교사들이 출근을 거부하자 교육청은 노조와의 합의를 위해 온라인 수업을 더 연장했습니다.
진행자) 나머지 학생들은 어떤가요?
기자) 네.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킨더에서 5학년까지는 3월 1일부터 등교하고요. 중학교에 해당하는 6학년에서 8학년은 그 다음 주인 3월 8일부터 등교합니다. 그런데 고등학생들 경우 대면 교육 재개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온라인 원격수업이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이렇게 대면 수업을 병행하는 지역들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곳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 주도 조만간 대면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고요.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 교육구도 대면 교육 재개로 교육청과 교사노조가 갈등을 빚다가 결국, 합의안을 마련했습니다. 한편, 뉴욕시의 경우 대면 교육을 재개했다가 코로나 확진율이 높아지면서 대면 수업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대면 수업 재개에 대한 연방 정부 입장은 뭡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100일 이내에 학교 문을 열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안전조처를 충분히 할 경우 학교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할 위험이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CDC 이번 주 안에 대면 교육 재개에 대한 방침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