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유색인종 여성이 주요 정당 부통령 후보로 결정됐습니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주인공인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11일 예비선거에서, 무슬림 정치인인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이 재선 도전을 확정했고요. 어린이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11월 대선에 나설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결정됐군요?
기자) 네.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 예정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1일 온라인 성명을 통해,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running mate)’로 발표했습니다. 러닝메이트는 대통령 후보와 대선에 '함께 뛰는’ 부통령 후보를 말하는데요. 두 사람은 12일, 바이든 전 부통령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처음 러닝메이트로 짝을 이뤄, 공개 석상에 나오는 겁니다.
진행자) 해리스 의원,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1964년 10월생, 만 55세입니다. 캘리포니아주 북부 오클랜드에서 태어났는데요. 부모가 모두 이민자입니다. 어머니는 인도 출신 암 연구자, 아버지는 자메이카 출신 경제학자인데요. 따라서, 해리스 의원은 흑인이기도 하고 아시아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국 주요 정당에서 첫 흑인 여성이자 첫 아시아계 여성 부통령 후보가 나오게 됐다고 주요 언론이 보도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흑인이나 아시아계가 아닌, 백인 여성 부통령 후보는 과거에 있었습니까?
기자) 두 번 있었습니다. 1984년 민주당에서 제럴딘 페라로 당시 하원의원, 그리고 2008년 공화당에서 새라 페일린 당시 알래스카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는데요. 두 사람 다, 당선되진 못했습니다.
진행자) 오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해리스 의원은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 되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1984년에는 민주당의 ‘월터 먼데일-제럴딘 페라로’ 조가 재선에 나선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조지 H. W. 부시’ 조에 패했고요. 2008년에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새라 페일린’ 조가 재선에 나선 민주당의 ‘바락 오바마-조 바이든’ 조한테 졌습니다. 그래서, 해리스 의원이 오는 11월 대선을 통해, 과연 첫 여성 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중입니다.
진행자) 해리스 의원의 정치 경력은 어떤가요?
기자) 중앙 정치 경력이 길진 않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는데요. 법사위원으로 재임하면서,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등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 예비선거에 출마했는데요. 자금난 등을 겪다가 작년 말에 경선을 포기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원래는 법률가 출신입니다.
진행자) 법률가로서는 어떤 활동을 했나요?
기자) 샌프란시스코 지방 검사를 거친 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으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재직했습니다. 이 시기에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 델라웨어주 법무장관과 교류했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11일 트위터를 통해 “그(해리스 의원)는 보와 밀접하게 일했다”고 밝히고 “그들이 함께 대형 은행들을 사법처리하고,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을 지켜봤다”고 말했습니다. 보 바이든 전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은 2015년 뇌종양으로 사망했는데요. 아들의 죽음을 목도한 바이든 당시 부통령은 이듬해(2016년) 대선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진행자) 해리스 의원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결정된 데 대한, 반응을 살펴보죠.
기자) 민주당 쪽에선 찬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날(11일) 환영 성명을 냈는데요. “조(바이든 전 부통령)는 이제 이상적인 동반자를 갖게 됐다”고 평가하고 “미국이 직면한 실질적인 도전들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받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공식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해리스 의원은 앞으로 부통령이 돼서, 우리나라를 전진시킬 지도력을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선 뭐라고 합니까?
기자) “조금 놀랐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이날(11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 결정에 관해 언급한 내용인데요. “내가 예상 인물(draft pick) 1번으로 꼽았던 사람”이라면서도,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해리스 의원이 세금 올리기를 좋아하고, 석유 산업 활성화에 반대하는 인물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했는데요. 아울러 미군 예산을 깎고, 보건의료제도를 사회주의화(socialize)하는 데 찬성한다고도 말했습니다. 또한 브렛 캐버노 대법관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까다롭게(nasty) 굴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해리스 의원 본인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받게 돼 영광이라고 이날(11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아울러, 대통령 후보로 지명받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전폭적 지지 의사를 밝혔는데요. “그(바이든 전 부통령)를 우리의 최고 통수권자로 만들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을 반드시 이기겠다는 이야기인데요. 두 사람은 다음 주에 ‘가상(virtual) 행사’로 진행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공화당의 대선 관련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공화당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데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다시 러닝메이트가 됩니다.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는 펜스 당시 인디애나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는데요. 펜스 당시 지사는 공화당 주요 지지 기반인 보수 기독교계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대대적인 감세로 주목받던 인물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치르고 한 주 뒤에, 공식 대통령-부통령 후보 수락을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11일 예비선거를 치른 곳이 있군요?
기자) 네. 미네소타와 코네티컷, 위스콘신, 버몬트, 그리고 조지아, 이렇게 다섯 개 주에서 11일 예비선거를 실시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주목받은 곳이 미네소타인데요. 미니애폴리스 일대를 지역구로 둔 일한 오마르 연방 하원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다시 확정됐습니다. 오는 11월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합니다.
진행자) 오마르 의원의 재선 도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여러 가지 ‘최초’ 기록을 세운 정치인이기 때문입니다. 오마르 의원은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태어난 무슬림(이슬람 신도)인데요. 지난 2018년, 미국 역사상 최초로 소말리아계 연방 의원이 됐습니다. 또한 미네소타주에서 유색인종 여성이 연방 의원으로 당선된 것도 사상 처음이었는데요. 지난 2년 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뉴스에 많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오마르 의원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립각을 세운 사례,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오마르 의원 등을 가리켜,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오마르 의원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 등과 함께, 민주당 내 소수계 출신 여성 ‘4인방(The Squad)’으로 꼽히는데요. 이들이 진보적인 의제를 내세우면서 주요 정부 정책을 비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한 겁니다. 4인방을 비롯한 민주당 측에서는,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인종 차별’이라고 비판했는데요. 결국 규탄 결의안을 하원 본회의에서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11일 실시된, 다른 곳의 예비선거 결과도 살펴보죠.
기자) 조지아주에서는 연방 하원 제14 선거구에서, 마저리 테일러 그린 예비후보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사업가 출신 여성으로, 극우 보수 정치인인데요.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라, 11월 선거에서 당선이 무난할 것으로 주요 언론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 현역인 톰 그레이브스 의원도 공화당 소속입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 오는 11월 선거에서 대통령만 뽑는 게 아니군요?
기자) 네. 연방 하원 435석 전체를 새로 뽑습니다. 상원도 100석 가운데 35석을 교체하는데요. 민주당 쪽에서는 상원 선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분위기로는 민주당이 하원에는 다수당 지위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상원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 힘을 모으는 겁니다.
진행자) 현재 상원 다수당은 공화당이죠?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의원이 전체 100명 중 53명으로 과반인데요. 나머지는 민주당이 45명, 무소속이 2명입니다. 무소속 2명은 민주당 성향인데요. 민주당이 11월 선거에서 4석을 공화당으로부터 빼앗아야 주도권을 쥐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최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가 출연하는 선거 광고를 통해 ‘4석을 보태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상원 주도권 향방에 대해, 공화당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힘든 싸움(tough fight)”이 될 걸로 생각한다고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주도권을 가름할 4석보다 많은, 8석 정도가 “막다른 골목에서 진검승부”를 벌이는 양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민주 양당이 이렇게 상원 주도권 확보에 몰두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탄핵 정국에서, 상원 주도권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습니다.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해 상원에 넘겼지만,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최종 기각시켰는데요. 상원은 이 밖에도, 연방 정부 예산 심사와 승인, 그리고 고위직 인준 권한 등을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는데요. 특히 어린이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11일 오후 기준으로 510만여 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망자는 16만여 명에 달하는데요. 이렇게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 증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나이가 어린 어린이, 청소년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어린이 확진자 수가 얼마나 됩니까 ?
기자) 최근 ‘미국소아과학회(AAP)’와 ‘어린이병원협회(CHA)’가 공동으로 어린이 확진자 추이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지난 8월 6일을 기준으로, 어린이 확진자 수는 총 38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확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9%인데요. 미국 내 49개 주와 뉴욕시, 워싱턴 D.C.,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와 괌의 지역 보건 당국이 집계한 수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문제는 어린이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거죠 ?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7월9일부터 8월 6일까지 한 달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을 받은 어린이가 거의 18만 명에 달했는데요. 단 4주 만에 발병률이 90%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어린이 사망자는 어떻습니까? 사망률도 증가하고 있나요 ?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어린이들의 경우 어른보다는 경미한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린이 확진자 가운데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은 0.5~5.3%에 불과했고요. 사망률 역시 0~0.5%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가면역 장애 등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다른 위험 요소들이 있는 만큼, 어린이 확진자들이 늘어난다면 사망률도 증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주 사이에 어린이 확진자가 급증한 이유가 뭘까요 ?
기자) 우선, 바이러스 검사가 늘어난 것이 한가지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여름을 맞아 어린이들의 활동이 많아졌고, 미국에서 전반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에선 가을 새 학기에 학교 문을 여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지 않습니까 ?
기자) 맞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소아과협회 측은 각 지역의 사정에 따라 개교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국소아과협회 측은 보도자료에서, 효과적인 검사가 이뤄져야 가을에 학교가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자료 분석 결과 급속하게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지역에서는 아이들 역시 더 많이 감염된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아이들의 감염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보고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린이들은 바이러스에 위험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나온 연구 결과들을 보면, 청소년도 어른만큼 바이러스 전파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요. 5세 이하의 어린이는 어른보다 더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보고서도 나온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