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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트럼프 탄핵 증인 채택' 부결 ...하원, 대통령 군사행동 제한 안건 의결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넬이 31일 트럼프 탄핵심판이 열린 의회 상원 회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넬이 31일 트럼프 탄핵심판이 열린 의회 상원 회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 심판에서 새로운 증인 채택안이 부결됐습니다. 연방 하원이 대통령의 군사행동 재량권을 제한하는 안건 두 개를 처리했습니다. 미국인들 기대수명이 2018년에 소폭 증가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탄핵 심판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증인 채택안이 부결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상원이 31일, 새로운 증인과 추가 증거를 채택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는데요. 반대 51 대 찬성 49로 부결됐습니다.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전원 찬성표를 던졌고요. 공화당 쪽에서 2표 이탈표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 53명 가운데 2명이 민주당에 동조한 건데, 어느 의원들입니까?

기자) 수전 콜린스 의원과 밋 롬니 의원입니다. 두 사람은 앞서 증인 소환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민주당은 중도 성향인 수전 머카우스키 의원과 올해 은퇴하는 라마 알렉산더 의원에게도 기대를 걸었는데요. 하지만 머카우스키 의원이 31일, 증인 채택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고요. 알렉산더 의원 역시 전날(30일) 성명을 통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알렉산더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부적절했지만, 탄핵당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탄핵 심판에서 추가로 증인을 불러야 한다고 주장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을 듣길 원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직접, 추가 증인 소환을 강력히 촉구했는데요. 증인 채택을 하지 않으면, 탄핵안이 최종 기각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상원 구성상 과반 지지로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공화당 의원 4명의 동조가 필요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볼튼 전 보좌관의 증언을 듣길 바라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볼튼 전 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관한 직접적인 정보를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볼튼 전 보좌관이 3월에 회고록을 출간할 예정인데요.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한 데 따르면, 볼튼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와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연계하길 원했다고 회고록에 썼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볼튼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막으려 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회고록에 기밀 정보가 들어있어서 이대로는 출간을 허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볼튼 전 보좌관 측은 기밀로 분류할 만한 정보는 들어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추가 증인 채택은 이제 불가능해졌는데요. 공화당 지도부는 원래 31일 중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마무리할 계획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수개월 동안 이어진 탄핵 정국을 마무리하고, 대선 국면에 집중하겠다는 게 집권 공화당과 백악관 측의 방침이었는데요. 하지만 탄핵안에 대한 최종 표결은 다음 주 수요일, 2월 5일로 미뤄졌습니다. 많은 의원이 최종 표결 전에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직접 설명하고, 기록으로 남기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동안 탄핵 심판 과정에서 의원들은 전혀 발언권이 없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월요일이 아니라 수요일까지 미루는 겁니까?

기자) 네, 오는 월요일 2월 3일은 대선 예비선거 과정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가 열리는 날이고요. 화요일 2월 4일에는 대통령 의회 국정연설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행사를 치르고 난 뒤, 최종 표결을 진행하기로 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 전에 탄핵 심판이 모두 마무리되길 바라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백악관은 국정연설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승리를 선언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국정연설을 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 아닙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역시, 1998년 말에 시작된 탄핵 과정이 다음 해 2월까지 계속되는 가운데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진행자) 탄핵안이 최종 표결에 부쳐질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기자) 이변이 없는 한, 기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탄핵안 가결 정족수는 재적 100명의 3분의 2, 그러니까 67명인데요. 민주당과 무소속이 모두 찬성표를 던져도 47표입니다. 20표가 모자라는 건데요. 공화당에서 20명 이상 탄핵안에 찬성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정가와 언론의 전망이 일치합니다.

진행자) 탄핵 정국이 꽤 오랫동안 이어졌죠?

기자) 네. 최근 넉 달 동안, 탄핵 문제가 미국 정가의 최대 현안이었습니다. 하원에서 펠로시 의장이 탄핵 조사 개시를 선언한 게 작년 9월 말이었는데요. 문제가 된,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7월 말 통화 시점부터 따지면, 거의 반년간 탄핵 정국이 지속된 겁니다.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대통령의 군사행동 권한을 제한하는 안건을 하원에서 의결했다고요?

기자) 네. 30일 하원 본회의에서, 대통령의 군사행동 재량권을 축소하는 두 가지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두 건 모두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주도했는데요. 하나는, 의회 승인 없는 대이란 군사행동을 금지하는 안건이고요. 다른 하나는, 약 20년 전 대통령에게 부여했던 ‘무력사용승인권한(AUMF)’을 폐지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하원이 가결한 두 가지 안건,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첫 번째,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규제안은 찬성 228표, 반대 175표로 통과됐습니다. 집권 공화당 의원 4명도 찬성 투표했는데요. 민주당에서 3명이 반대했습니다. 두 번째 ‘무력사용승인권한(AUMF)’ 폐지안은 찬성률이 더 높았는데요. 찬성 236표, 반대 166표였습니다. 공화당 의원이 11명이나 찬성했고요, 민주당에서 반대한 의원은 2명이었습니다.

진행자) 하원이 폐지를 의결한 ‘무력사용승인권한(AUMF)’이 뭡니까?

기자) ‘임박한 위협’에 방어할 필요가 있을 때 대통령의 판단으로, 군대를 동원할 수 있게 한 조치입니다. 테러 조력 집단등이 그 대상인데요. 이라크 전쟁 당시인 2002년 발효됐습니다.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이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했고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무인기(드론) 비밀작전을 수행할 때도 발동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걸 하원이 폐지하기로 의결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위험한 충돌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라고,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이 이날(30일) 말했습니다. 특히 “의회와 아무런 협의 없이”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추진하려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우리(의회)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의회에 주어진 책임’이란 어떤 겁니까?

기자) 군사행동 실시를 결정하는 권한을 말합니다. “미 헌법은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전쟁 선포 권한을 부여했다”고 엥겔 위원장은 강조했는데요. 대통령의 자의적 판단으로 전쟁을 개시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치의 계기가 있습니까?

기자) 이달 초 이란군 실세인 카셈 솔레이마니 소장 제거 작전을 단행한 것이 계기입니다. 솔레이마니 소장은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는데요. 이란이 보복을 다짐하면서, 미군이 주둔한 곳에 로켓 공격 등을 단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과의 긴장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의회와 협의 없이 작전을 단행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의회 주요 인사들에게 사후 브리핑을 했는데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그리고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정부 입장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브리핑 참석자들은, 정부가 군사행동 개시 과정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고요. 공화당 의원들도 이런 비판에 동참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의 조치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이란 같은 나라들을 상대로, 미국을 방어하는 일을 어렵게 만들기를 바란다”고 전날(29일)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는데요. 민주당의 정치 공세에 맞서 “위대한 우리나라를 지키자”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의 결정이 곧바로 효력이 있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앞으로 상원에서 관련 안건을 처리해야 하는데요. 상원에선 공화당이 다수당이라, 처리 전망이 불투명합니다. 앞서 지난 9일, 하원에서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도 채택했는데요. 상원이 이걸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이 한창 진행중이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하원을 통과한 결의안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의 적용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입니다. 이 법에 따르면, 의회가 대통령의 선전포고를 승인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군대를 60일 이상 동원할 수 없고요, 또 의회 승인 없이 군사 조치를 취했다면 48시간 내 의회에 통보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 권한이 최근 이란 사태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소장 제거 작전을 명령한 근거도 이 권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과연 미국에 '임박한 위협'에 대응한 작전이었는지 논란이 이어졌는데요. 대통령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의회의 개입을 강화해야한다는 의견이 정치권에서 높아졌던 겁니니다.

진행자) 하원이 앞서 결의안을 채택했는데, 별도 안건을 처리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앞서 채택한 결의안은 법적인 강제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처리한 안건들은 구체적인 법규를 다룬 것이라, 최종 확정되면 실질적인 효력이 발생하는데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상원에서 관련 안건을 가결할지 불확실하고요.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양로원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노인.
양로원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노인.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인들 기대수명 통계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가 최근에 발표했습니다. 지난 2018년에 태어난 아이들의 기대수명이 78.7년으로 추산됐는데요. 4년 만에 기대수명이 늘었습니다.

진행자) 2018년 기대수명을 그 전해인 2017년하고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2017년에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 기대수명이 78.6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2018년 들어 0.1년이 늘어난 셈입니다. 미국인들 기대수명은 2014년과 2017년 사이에 조금 줄거나 그대로인 경향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 기대수명이 과거에 꾸준히 증가했던 것으로 아는데,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주춤한 셈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약물중독사나 자살이 늘어서 증가세가 조금 꺾였습니다.

진행자) 성별로는 2018년 기대수명이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남성이 76.2년, 그리고 여성이 81.2년이었습니다. 남자, 여자 모두 2017년과 비교하면 0.1년이 늘었습니다.

진행자) 기대수명 통계가 나올 때 보통 사망률 통계도 나오는데, 사망률은 어떻게 집계됐나요?

기자) 네. 인구 10만 명당 723.6명이었습니다. 2017년과 비교하면 1.1%가 줄었습니다. 참고로 2018년에 미국에서 사망한 사람의 수는 약 284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사망 원인별 통계도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10대 사망원인 가운데 상위권은 심장질환, 암, 불의의 사고, 만성 호흡기질환, 뇌졸중 등이었습니다.

진행자) 하위권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노인성 치매, 당뇨병, 독감-폐렴, 신장질환, 그리고 자살이었습니다. 10대 사망원인 가운데 독감-폐렴, 그리고 자살만 증가했고 나머지는 감소했습니다. 이 10대 원인으로 인한 사망은 미국 내 전체 사망 건수 가운데 약 74%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사망원인으로는 역시 심장질환이 가장 많았군요?

기자) 네. 이해 인구 10만 명 당 163.6명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습니다. 2017년에도 심장질환이 사망원인 1위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안에서 약물남용으로 인한 사망이 큰 문제인데, 이 항목은 어떻게 통계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헤로인이나 처방 진통제로 인한 사망률은 줄었고요. 코카인이나 펜타닐로 인한 사망률은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펜타닐은 요즘 미국에서 크게 문제가 된 ‘마약성 진통제’, 즉 ‘오피오이드’의 일종입니다.

진행자) 그밖에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항목으로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자살률이 지난 1941년 이래 최고치로 인구 10만 명당 14명을 기록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유아사망률은 177명당 1건으로 2%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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