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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러·중 해커 미 대선 겨냥"…'불체자 인구조사 제외' 위법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앞에서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앞에서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와 중국, 이란의 해커들이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해 활동했다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고요. 불법체류자들을 인구조사에서 제외하려는 당국의 계획은 위법이라고 법원이 판결했습니다. 이어서, 지난주 새로운 실업 수당 신청이 88만4천여 건에 이른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외국 해커들이 미국 대선을 노리고 있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이란의 해커들이 미국 대선 관련 인물과 기관들에 해킹을 시도했다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ㆍMS)’가 밝혔습니다. MS는 ‘윈도(Windows)’ 운영체제 등을 만드는 유명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인데요. 10일 자사 웹사이트에 이런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올렸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선 관련 인물과 기관들에 해킹을 시도했다는 건,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라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오늘 우리가 발표하는 (해커들의) 활동은 외국 단체들이 2020년 (미국) 선거를 겨냥한 노력을 강화해 온 것을 명확하게 드러낸다”고 MS 측은 설명했는데요. 지난 2016년 대선에서도 러시아 해커들이 개입했던 사실이 미 당국의 수사에서 드러나 파장이 컸습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측과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전자우편 등이 주요 공격 대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어떤 해커들이 누구를 대상으로 해킹 공격을 감행한다고 하나요?

기자) 우선, 2016년 대선 때 활동했던 무리와 동일한 러시아 해커들의 공격이 포착됐다고 MS 측은 밝혔습니다. 이들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국 조직, 그리고 주마다 있는 지역 조직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하고요. 이들 정당에 선거 자문을 하는 인사들한테도 해킹을 시도했다고 보고서에 적었습니다. 이 같은 러시아발 해킹의 대상이 200곳이 넘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이란 해커들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해커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측을 겨냥한 사례를 파악했다고 MS가 밝혔습니다. 아울러,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의 전직 관계자 최소한 한 명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하는데요. 이란 해커들의 경우, 지난 5월과 6월 사이에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와 선거대책본부 관계자의 (전자우편 등) 계정에 접속을 시도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MS가 이런 해킹 공격을 어떻게 알아낸 겁니까?

기자) MS가 만든 보안프로그램에 걸린 사례들을 보고서에 정리한 건데요. 대부분 자체 해킹 방지 프로그램을 통해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격 대상이었던 인물과 기관의 구체적인 인적사항 등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런 내용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엄중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MS 보고서 내용은 “앞서 미 정보기관들이 꾸준히 경고해온 사항들과 같은 맥락”이라고,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보안·기반시설 안보국(CISA)’을 이끄는 크리스토퍼 크렙스 국장이 이날(10일) CNN방송에 밝혔는데요. 다만 “선거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에는 아무런 (해킹) 영향이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해킹 공격의 대상으로 지목된 쪽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재선 본부 측은 마이크로소프트 등 파트너들과 함께 사이버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측도 “선거운동 초기부터 우리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준비해왔다”고 강조했는데요. “계속해서 경각심을 유지할 것이며, 선거운동 관련 자산의 보안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란 외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MS사의 주장은 터무니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며 일축했다고 CNN 방송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의 해킹은 어떤 내용이었는지 되짚어 보죠.

기자) 러시아 정보기관이 관여한 해커 집단이 민주당 선거조직 등을 해킹했던 것으로 미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측이 러시아 측과 유착해, 당선에 도움을 받았다는 ‘러시아 추문’으로 이어졌는데요.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활동하고, 의회 청문회도 여러 차례 열렸습니다. 그 결과 공화당 선거 캠프 일부 관계자가 ‘허위 진술’ 등 혐의로 기소되고 실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 미국 텍사스주 그린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2020 인구 센서스 조사원이 주민들의 조사 참여를 돕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텍사스주 그린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2020 인구 센서스 조사원이 주민들의 조사 참여를 돕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인구조사에서 불법체류자를 제외하려던 당국의 계획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고요?

기자) 네. 불법체류자들을 인구조사 집계에서 제외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관계 법규에 어긋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습니다. 연방 판사 세 명으로 구성된 뉴욕 연방 지법 소부(panel)가 10일 이같이 판시했는데요. 여러 주 정부와 이민자 권리 단체 등이 환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원 결정 내용,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기자) 연방 법에 따라 “불법 체류자도 한 주에 거주하는 ‘주민’의 자격이 있다”고 판결문에 적었습니다. 따라서 인구조사 집계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명시했는데요. 앞서 불체자를 집계 대상에서 빼라고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법령에 규정된 권한을 넘어섰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대통령은 반드시 관계 법규의 테두리 안에서, 의회가 부여한 만큼만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했던 내용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기자)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했거나, 불법으로 머물고 있는 사람들에게 의회 대표성을 부여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건을 지난 7월 관계 당국에 보냈습니다. 불체자들을 인구조사 집계에서 제외하라면서 이렇게 말했는데요. “여기(미국)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에게 정치력을 부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의회 대표성’이나 정치력을 부여하는 게 인구조사와 어떤 관계가 있나요?

기자) 인구조사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연방 선거구 획정에 근거 자료로 쓰는 겁니다. 특히 연방 상원의원은 주별로 동일하게 2명씩이지만, 하원의원 숫자는 각 주의 인구에 따라 배분되는데요. 따라서, 10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서 연방 하원의원 수가 늘어나는 주가 있고, 줄어드는 주가 생길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대로 시행됐으면, 불법체류자가 많이 사는 주는 하원의원 수 확보에 불리할 수도 있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뉴욕주 정부 주도로 38개 주와 시 당국, 카운티 정부 등이 반발 소송을 낸 건데요. 대부분 야당인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들입니다. 여러 이민 단체도 소송에 합류했는데요. 이들 원고 측은 “대통령 지시가 그대로 시행될 경우 (불체자) 수백만 명이 집계되지 않아,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뉴저지 등의 연방 하원 의석수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주 정부와 이민 단체들이 승소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나 연방 당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시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 쪽에서는 판결 직후 특별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연방 센서스국(US Census Bureau)을 관장하는 상무부 측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원고 측에서는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습니다. 소송을 주도한 뉴욕주의 레티샤 제임스 법무장관이 법원 결정 직후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정확한 인구조사를 제한하고 훼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적인 시도가 다시 한번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인구조사에 적용하려던 조처를 법원이 번번이 무산시킨 사례를 나열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인구조사와 관련해, 정부 조치가 무산된 사례가 어떤 게 있었습니까?

기자) 대표적인 게 ‘시민권 문항’입니다. 시민권자인지 확인하는 항목을 인구조사에 넣으려고 했었는데요. 체류 신분 노출을 우려한 이민자들의 응답률이 낮아져, 인구조사 결과를 왜곡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정부 등이 여기에 반발하는 소송을 냈는데요. 법정 공방이 이어진 끝에 연방 대법원 판결로 최종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인구조사(censusㆍ센서스)가 어떤 사업인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지역별 거주자 수를 파악하고, 주민들의 나이, 성별, 인종 등을 비롯한 관련 정보도 조사하는 사업입니다. 헌법과 관계 법령에 따라 10년마다 실시하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연방 선거구 획정 외에, 정부 지원금 배정 등에 근거 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중요성이 높습니다. 올해는 집계 대상자와 문항 등을 놓고 법정 공방이 이어져 더욱 관심을 끌었는데요. 현장 집계작업을 예정보다 빠른 이달 말에 마치려다가, 지난 8일 법원 명령으로 무산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30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한 상점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지난 30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한 상점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주 신규 실업 수당 신청이 88만4천여 건으로 집계됐다고요?

기자) 네. 지난 5일 마감된 한 주 동안 새로운 실업 수당 신청이 약 88만4천 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일 노동부가 관련 통계를 발표했는데요. 이전 한 주와 같은 수치입니다. 전주의 경우 88만 1천여 건으로 초기 집계됐다가, 이번에 88만4천여 건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진행자) 2주 연속 88만 4천여 건이라면, 한 주 사이에 고용 시장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통계만 놓고 보면, 신규 실업 수당 신청 증가 곡선이 꺾였습니다. 8월 중순까지만 해도 100만 건을 넘었기 때문인데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3월 이래, 2주 연속 100만 건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따라서, 관련 집계 변화를 살펴보면 ‘아직 견고하게 높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최고점은 지난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업 수당 신청에 최고점이 지나도록, 일자리 상황에 개선된 요인이 있나요?

기자) 실질적인 변화보다는, 노동부가 집계 방식을 바꾼 이유가 큽니다. 지난달 28일에 마감된 주간부터,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 다른 기준을 적용했는데요. 아울러, 팬데믹으로 인한 실업 발생 요인을 더 정밀하게 반영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나온 수치들은 이 기준에 맞춰 조정하지 않고, 그냥 남겨뒀는데요.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최근 통계와 그 이전의 통계는 직접 비교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진행자) 실업 규모가 작아 보이도록 기준을 바꾼 건 아닙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대다수 통계학자는 새로운 기준을 통해, 팬데믹 기간에 더 정확한 실업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새로 신청하는 경우 말고, 이전부터 계속되는 실업 수당 청구 건수는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지난달 29일 마감한 주간에 총 1천338만여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그 전주의 1천329만여 건에서 조금 늘어난 수치인데요. 아직도 상당한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정부의 지원을 요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언론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광범위한 일자리 손실이 계속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평가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본격화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노동 시장 회복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짚었는데요. 아직 일자리가 충분히 확보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주요 경제 매체들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자리가 충분히 생겨야 실업 인구도 줄어들 텐데요, 실제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새 일자리가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지난 7일 노동부가 발표한 월간 통계를 보면, 8월 비농업 분야 새 일자리가 140만 개를 기록했는데요. 전달(7월)에 나온 170만 개에 비하면 30만 개가 적습니다. 6월에 기록한 480만 개와 비교하면, 훨씬 낮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6월 이후에 이렇게 새 일자리가 줄어드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미국 곳곳에서 코로나 재확산 세를 보인 게 원인입니다. 일부 지역 당국이 봉쇄를 풀었다가, 다시 주요 사업장들에 규제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중소 자영업과 숙박, 요식, 항공, 오락 산업에서 고용 상황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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