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트럼프 탄핵 기각 전망 우세… 바이든, '아시안 혐오' 해소 요구 


미국 공화당 소속 랜드 폴(가운데) 상원의원이 26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폴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 발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랜드 폴(가운데) 상원의원이 26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폴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 발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상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준비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최종 기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 혐오’ 해소 노력을 포함한, 인종 평등 관련 행정 조치 네 건을 단행했고요. 이어서, 20달러 지폐 인물을 흑인 민권운동가로 교체하는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상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준비를 마쳤다고요?

기자) 상원이 하원에서 넘겨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소추 결의안을 토대로, 탄핵 심판을 진행하기로 26일 의결했습니다. 찬성 55표, 반대 45표가 나왔는데요. 민주당 의원은 50명 전원 찬성한 반면, 공화당에선 찬성표가 다섯 표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탄핵 심판 진행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다섯 명을 포함해, 상원의원 100명 전원이 재판에 참여하기 위한 ‘배심원’ 선서를 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 탄핵 심판 진행에 찬성 의견이 적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헌법에 위배되는 절차’라는 주장이 이어졌습니다.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상원의원은 이날(26일) 표결 직전 안건 토론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다시 탄핵 심판 대상으로 삼는 것은 “위헌이고 엉터리”라고 비판했는데요. 퇴임 후 일반 시민으로 돌아간 사람을 상원이 심판할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의 이런 시각이 탄핵 심판의 최종 결과에도 영향을 줄까요?

기자) 그럴 겁니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최종 인용되려면 67표가 필요한데요. 민주당 50명이 전원 찬성한다는 전제하에, 공화당 의원이 17명 이상 합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주요 언론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탄핵 심판 개시일은 다음 달 9일로 양당 지도부가 앞서 합의했는데요. 그때까지 공화당 의원들의 여론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달 9일에 재판이 시작되면, 인용인지 기각인지 결과는 언제쯤 나올까요?

기자)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작년 초에 진행된 첫 번째 탄핵 심판의 경우, 약 2주가 소요됐는데요. 1월 21일 심리가 개시되고, 2월 5일 최종 기각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훨씬 신속하게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이번엔 훨씬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일반에 잘 알려진 사건이 탄핵 사유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란 선동’ 혐의인데요. 지난 6일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장면, 그리고 시위대가 의사당을 습격하는 장면 등이 모두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됐습니다. 게다가, 배심원 역할을 할 상원의원들은 이 사건의 피해 당사자로서, 당시 안전에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의원들이 잘 알고 있는 사건이어서, 증인이나 증거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적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의사당 습격 사건 당시 영상을 상영하는 정도로, 증거 채택이 간소화될 전망인데요. 작년 초 진행된 첫 번째 탄핵 심판은 훨씬 복잡한 사건을 다뤘습니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당국에 압력을 넣어, 당시 유력한 민주당 대선 주자로 꼽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해 조사하도록 했다는 ‘우크라이나 추문’이 핵심이었는데요. 그래서, 실제 정상 간 통화 내용에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는지, 그리고 통화 전후 양측 실무자들이 만나고 군사원조를 보류하는 과정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이 입증돼야 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증인 소환 범위를 두고 공화-민주 양당의 갈등이 컸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상원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표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전한 내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브라이언 잭 전 백악관 정무국장이 최근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 등에게 전화를 걸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공화당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탄핵안 인용 쪽에 투표할 경우, 곧 있을 중간선거 예비투표에서 해당 의원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여론이 상당한 지역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설할 수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탄핵 심판은 미국 정치에서 ‘포스트 트럼프(post-Trumpㆍ트럼프 이후)’ 시대를 규정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AP통신이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열성 트럼프 지지자’들과, ‘트럼프에게서 거리를 두려는’ 기업 후원자들 사이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결단해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비판하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의원도 있는데요. 오하이오주 출신 롭 포트먼 상원의원이 내년 중간선거 불출마 의사를 25일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종 관련 행정 조치들을 단행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인종 공평 증진(Advance Racial Equity)’ 행정 조치 네 건에 서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무릎으로 목을 눌렀던’ 사건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해당 사건이 “인종 정의를 향한 이 나라(미국)의 접근법”을 바꿔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무릎으로 목을 눌렀던’ 사건이 어떤 걸 말하는 겁니까?

기자) 작년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을 가리킵니다. 흑인 남성 플로이드 씨가 경찰의 ‘목 누르기’ 제압을 당한 뒤 숨지면서, 항의 시위가 전국에서 벌어졌는데요.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미국 사회에 ‘조직적 인종 차별’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라며, 철폐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일부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부각하면서, ‘법과 질서’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26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네 가지 행정 조치,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첫째, 연방 주거 정책에 인종적 차별 조치를 점검하고 시정하도록 주택도시개발부(HUD)에 지시했습니다. 둘째, 민영 교도소 활용을 중단하도록 법무부에 지시했고요. 셋째, 원주민 부족의 자치권과 협상권에 대한 연방 정부의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는, 미국 사회 일각의 ‘아시아계 혐오’ 해소 방안을 관계 당국이 모색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네 번째 항목, ‘아시아계 혐오’는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코로나 사태 이후, 아시아계 주민들을 경계하거나, 적대적으로 대하는 풍조가 일부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퍼졌습니다.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다는 이야기 때문인데요. 특히 사태 초기 확진자와 사망자와 속출하면서 공포감이 커졌을 때, 길거리나 대중교통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언어적ㆍ신체적 폭력을 당한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현상은 용납할 수 없으며, 미국적이지도 않다”고 이날(26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행정부 고위직 인준 절차는 어디까지 진행됐습니까?

기자) 외교 책임자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26일 취임 선서를 하고 직무를 시작했습니다. 이날 상원 인준 표결에서 찬성 78표대 반대 22표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는데요. “1993년 국무부에서 일하기 시작한” 자신이 다시 국무부에 돌아오게 됐다고 트위터에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제71대 장관으로서 국무부의 남녀 근무자들을 이끌게 된 것은 일생의 영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주도할 미국의 새로운 외교 정책,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까요?

기자) 일단, 중국을 상대로는 강경한 정책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중국에 대해 엄격하게 접근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방식이 옳았다고, 블링컨 장관이 청문회 당시 밝힌 바 있는데요. 그 외에는 트럼프 행정부와 다른 방향으로 갈 부분이 많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 훼손됐던 미국의 전통적 동맹을 복원하겠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요. 우선 ‘이란 핵 합의(JCPOA)’ 복귀 문제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블링컨 장관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앞서 내놨습니다.

진행자) 다른 직책들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기자)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 지명자 청문회가 26일 진행됐는데요. 정책 수행 목표를 묻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명확하게 밝힌 대로, 우리는 더 나은 경제로 재건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중국과의 통상 관계에 강경한 입장을 내놨는데요. “중국의 무역 관행은 반경쟁적이고, 미국 노동자와 사업체들에 해를 입혔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중국 산업계와 사회 전반에서 “인권 문제에 관한 비난 요인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인준을 마친 주요 직책을 정리해보죠.

기자) 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DNI),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앞서 차례로 인준을 통과하고 업무를 개시했습니다. 26일 취임한 블링컨 국무장관까지, 정보-국방-외교, 그리고 경제 분야 요직을 우선 인준한 건데요. 그 밖의 부처 책임자 등에 대한 인준 절차가 앞으로 계속됩니다.

미국 워싱턴 연방의사당의 해리엇 터브먼 동상.
미국 워싱턴 연방의사당의 해리엇 터브먼 동상.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의 많은 정책이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요. 미국인이 많이 쓰는 지폐도 디자인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20달러 지폐 앞면에 새겨진 인물을 바꿀 계획입니다. 20달러 지폐 인물 교체는 앞서 바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추진됐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는데요. 2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왔고, 이에 젠 사키 대변인이 “그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겁니다.

진행자) 현재 20달러에 들어가 있는 인물은 누구입니까? 또 어떤 사람으로 교체한다는 겁니까?

기자) 네, 현재 20달러 지폐에는 7대 앤드루 잭슨 대통령의 초상이 새겨져 있는데요. 이를 19세기 노예 해방을 주도했던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으로 바꾸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전 오바마 행정부 때 이미 인물 교체를 추진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6년, 오바마 행정부는 잭슨 대통령을 교체할 인물로 터브먼을 선정했다고 발표했었는데요. 미국 역사상 지폐에 등장하는 최초의 흑인이자, 100여 년 만에 처음 등장하는 여성이라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수정헌법 19조의 100주년을 맞는 2020년을 전후로, 터브먼이 등장하는 새 20달러 지폐를 공개할 예정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2021년이 되도록 터브먼이 그려진 새 지폐가 나오지 못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지난 2017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기에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달러 지폐 인물을 터브먼으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은 ‘순수한 정치적 올바름’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지폐에 새겨져 있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군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잭슨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히며, 백악관 집무실에 잭슨 대통령의 초상화를 걸어놓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잭슨 대통령은 흑인 노예를 부리고 원주민 인디언 거주지에 백인을 정착시키기 위해 원주민들에게 가혹한 정책을 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한데요. 지난주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집무실에 걸려있던 잭슨 대통령의 초상화를 다른 대통령의 초상화로 교체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잭슨 대통령을 교체할 인물로 거론되는 터브먼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미 동부 메릴랜드주에서 노예로 태어난 여성인데요. 6살 때부터 부모와 떨어져 노동과 착취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다 20대에 당시 흑인 노예들의 탈출을 돕던 비밀 조직망, 이른바 ‘지하철도’의 조직원을 만나 1849년 자유를 얻는 데 성공했는데요. 이후 다른 흑인 노예의 탈출을 도우며 노예 해방 운동을 주도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터브먼을 지폐에 넣으려던 움직임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중단됐던 거군요?

기자) 네. 지난 2019년, 스티브 므누신 당시 재무장관은 20달러 지폐를 새로 디자인하려고 했던 이유가 위조 문제 때문이었다며 위조지폐를 방지하기 위해 10달러와 50달러 지폐 디자인을 먼저 바꾸고, 20달러 교체는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20달러 지폐 출시는 2028년 이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고, 새 지폐의 디자인은 2026년이 돼야 공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바이든 정권이 들어서면서 20달러 교체 움직임이 계획보다 빨리 시작되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폐가 우리나라의 역사와 다양성을 반영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해리엇 트루먼이 새로운 20달러 지폐에 들어가는 것은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 같은 노력에 속도를 낼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쯤 새 지폐를 만나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사키 대변인은 새 지폐 디자인 공개 시기는 재무부가 최종 결정을 내린 이후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재무부는 232년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을 맞이하게 됐는데요. 바이든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으로 낙점된 재닛 옐런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25일 상원에서 가결됐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