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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강경 이민정책 철폐 명령…트럼프 탄핵 서면 공방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일 이민정책 개혁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일 이민정책 개혁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들을 뒤집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민자 사회에서는 가족 재결합 등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소추위원과 변호인단 양측이 서면 공방을 벌였습니다. 이어서, 미국 경제가 올해 중순부터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의회예산국(CBO) 보고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 관련 행정명령을 단행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일 백악관에서 이민 정책 재정립을 위한 행정 명령 세 건에 서명했습니다. “나는 (이민에 관해) 새로운 법규를 만드는 게 아니라, 나쁜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라고 이날 서명식 현장에서 말했는데요. 이에 따라, 관계 당국이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단행된 강경 이민 정책들에 대한 해체 작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진행자) 세 가지 행정명령,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먼저 ‘가족 재결합을 위한 부처 간 합동 위원회(task force) 구성’ 명령입니다. 망명 신청을 비롯한 이민 수속 중에 분리된 부모와 자녀 등이 다시 만나도록, 관계 당국이 힘을 합하는 건데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다고 고위 당국자가 이날(2일)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국토안보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해당 위원회에는 누가 참가합니까?

기자) 미국 정부 각 부처의 관계자, 그리고 분리된 가족들의 대표자들, 또 가족 재결합을 도울 수 있는 외국 단체나 기관의 책임자들이 참가한다고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앞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회동해서, 구체적인 정책 수립 방향을 제안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망명 신청 등의 과정에서 분리된 가족들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5천500여 가족의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졌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분리 정책을 시행한 뒤,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1년 사이에 집계된 수치인데요. 그 뒤로 재결합 노력이 꾸준히 이뤄졌지만, 아직도 부모와 만나지 못한 아이들이 적게는 600여 명, 많게는 1천 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2일 서명한 행정명령, 나머지 두 개도 어떤 것들인지 살펴보죠.

기자) 두 번째는 ‘이주자가 생기는 원인을 파악하는 구조적 작업’을 시작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중남미 출신 이주자 행렬에 관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라고 관계 당국에 지시하는 건데요.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한 ‘멕시코 대기’ 정책처럼 차단에 중점을 두는 게 아니라, ‘질서 있고 안전한 망명 수속’을 진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정책 방향이 행정 명령에 명시돼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 한 가지는 어떤 겁니까?

기자) ‘합법적 이민 체계에 대한 신뢰 회복’ 행정명령입니다. 미국 정부의 다양한 정책 사항에서 이민자들의 권익을 제한하는 내용을 파악해서 없애도록, 국무장관과 법무장관, 국토안보장관 등 관계 당국자들이 나서도록 했는데요. ‘새롭게 미국인이 되는’ 시민권 취득 과정도 대폭 개선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렇게 이민 정책 방향을 바꾸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민자들은 미국 사회의 곳곳에서 기여하고 있고, 수많은 미국인의 조상과 가족들이 이민자”라고 이번 행정명령에 명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 중심에는, 인도적인 이민 체계와 함께할 때 우리나라(미국)가 더 안전하고 강하고 번성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가 자리 잡고 있다”고 고위 당국자가 언론에 설명했는데요. 인도적인 이민 체계란 “이주자들을 환영하고, 가족이 함께하도록 하며, 이민자들이 우리나라에 기여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민자들을 넓게 포용해야 한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인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장벽 건설에만 초점을 맞췄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략은 이민 문제의 근본을 꿰뚫지 못해서 잘못됐고, 실패했다”고 당국자가 설명했는데요.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들을 완전히 바로잡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민 정책을 재정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백악관에서 진행된 행정명령 서명식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이날(2일) 상원 인준을 통과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이 배석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앞서 상원에서 진행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 인준 표결 내용, 이어서 살펴보죠.

기자) 찬성 56표, 반대 43표로 인준안이 가결됐습니다.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 고위직 인준 가운데 찬ㆍ반 표차가 가장 적었는데요. 마요르카스 장관은 1959년 쿠바 아바나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민자 출신 최초로, 이민 업무를 관장하는 국토안보장관이 된 건데요. 이날(2일)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인준안도 찬성 86표대 반대 13표로 가결됐습니다. 부티지지 장관은 성 소수자임을 밝힌 뒤 각료에 임명된 첫번째 사례입니다.

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앞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했다.
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앞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준비가 한창이군요?

기자) 네. 탄핵 심판에서 검찰 역할을 할 소추위원단 측, 그리고 피고인석에 앉게 될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 측이 2일 각각 서면 진술서를 상원에 제출했습니다. 탄핵 사유가 된 사건을 두고, 양측이 판이한 시각을 드러냈는데요. 앞으로 심리 과정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탄핵 사유가 된 사건이 어떤 것이었는지, 먼저 되돌아보죠.

기자) 지난달 6일 발생한 연방 의사당 습격 사태에 앞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연설을 했습니다. 백악관 인근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대선 승리’를 주장하면서 “죽어라 싸우지 않으면 나라를 잃을 것이다.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어서 의사당을 향한 행진을 독려했습니다. 해당 시각에 의사당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를 인증하는 상ㆍ하원 합동회의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시위대 일부가 난입하면서 회의가 한동안 중단됐고요. 그 결과 다섯 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이 일에 대한 책임을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물어, ‘내란 선동’ 혐의 탄핵 소추안이 지난달 13일 하원에서 가결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양측의 서면 진술서 내용, 차례로 들여다볼까요?

기자) 소추위원단은 77쪽짜리 진술서에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노력이 의사당에서 발생한 내란으로 이어졌다고 적시했습니다. 대선을 부정하려는 의도는 투표 개시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적었는데요. 작년 여름부터 여론 흐름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광범위한 부정선거가 있을 것이라는 ‘음모론’을 인터넷 사회연결망 등에 올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변호인단 측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14쪽짜리 진술서에 명시했습니다. 아울러, 두 가지 쟁점을 제시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지지자들 앞에서 한 연설 내용이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는다는 점, 그리고 전직 대통령에 대해 탄핵 심판을 벌이는 건 헌법에 위배된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두 가지 쟁점, 차례로 짚어보죠. 수정헌법 1조에 관한 주장은 어떤 이야기입니까?

기자) 수정헌법 1조는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지지자들 앞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던 것이고, 그 권리는 수정헌법을 통해 보장받는다는 게 변호인단 측 주장인데요. 소추위원단의 시각은 다릅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를 공격하고, 폭력을 조장하며, (대통령) 선거인단 개표 확정을 방해하는 행위”는 보호받을 수 있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다음 쟁점, 전직 대통령을 탄핵 심판하는 것은 위헌이다, 이 부분에서는 어떻게 의견이 갈립니까?

기자) “헌법의 관점에서 탄핵 대상은 (현재) 직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변호인단 측은 주장했습니다. “제45대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직위에서 파면하는 (탄핵 심판의)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는데요. 아울러, 전직 대통령을 탄핵 심판 대상으로 삼은 선례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소추위원단 쪽에선 어떻게 봅니까?

기자) 탄핵 사유가 된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에 일어난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 임기의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그 사이의 모든 순간을 관장한다”고 소추위원단 측은 밝혔는데요. “임기 말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고도의 범죄와 비행을 저지를 자유 통행권을 부여받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민주당 측은 고위 공직자가 퇴임 후 탄핵 심판 대상이 된 선례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지난 1876년, 자진 사임한 전쟁부 장관이 탄핵 심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의견이 극적으로 갈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언제부터 열립니까?

기자) 오는 9일 시작됩니다. 소추위원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공방, 그리고 영상 자료를 비롯한 증거들을 검토하는 절차가 진행되는데요. 상원의원 100명이 ‘배심원’으로서, 이 과정을 지켜본 뒤 탄핵안 ‘인용’이나 ‘기각' 쪽에 투표하게 됩니다. 인용 요건은 재적의원 3분의 2, 그러니까 67명인데요. 현재로선 기각 전망이 우세합니다. 민주당 의원 50명 전원이 탄핵안 인용에 찬성하더라도, 공화당에서 17명 이상 합류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가 한산한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가 한산한 모습이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미국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경제 성장이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군요?

기자) 네. 올해 중순에는 미국 경제가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의회예산국(CBO)이 밝혔습니다. 의회 산하 초당적 기구인 CBO는 1일, 향후 10년간의 경제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기 시작한 만큼, 올해 중순부터는 경기 확장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올해 경제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성장하게 될까요?

기자) 보고서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로 4.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경제 성장률이 3.5%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는데요. 올해는 비약적인 성장을 기대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올해 이후로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022년에는 2.9%, 2023년에는 2.2%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미국 경제가 호황을 보였던 지난 2018년에서 2019년과 비슷한 양상인데요. 그리고 10년 뒤인 2031년에는 경제성장률이 평균 2% 아래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해자) 그런데 이번 보고서가 당초 나왔던 전망을 앞지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7월에 나온 보고서에서는 2020년에 미국 경제가 5.8%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후, 2021년에는 4%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CBO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7월 전망보다 더 빠른 경제 회복이 예상된다며 이는 경제 침체가 예상만큼 심하지 않았고, 초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강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CBO가 좀 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CBO의 이번 전망치에는 지난해 말 의회가 통과시킨 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 경기부양안의 영향도 포함됐습니다. 보고서는 정부의 대규모 지원이 경제 활동을 되살리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하지만 정부 부양안으로 인해 재정 적자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기자) 올해 9월에 끝나는 2021년도 회계연도와 2022년 회계 회계연도에 각각 7천740억 달러와 980억 달러의 재정 적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 재정 적자 우려 때문에 추가 코로나 경기부양안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1조9천억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안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은 재정 적자가 늘어나는 데 대한 부담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CBO의 이번 보고서는 현재 논의 중인 1조9천억 달러 추가 부양안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올해 노동시장은 어떻게 전망했습니까?

기자) 노동시장은 실물경제만큼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는 2020년엔 실업률이 8.1%를 기록하고 올해는 5.7%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10년 후에도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의 실업률, 3.7%까지는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실업자 수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2024년은 돼야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노동시장과 함께 미국 경제에서 눈여겨봐야 하는 것이 인플레이션 즉 물가 상승률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보고서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올해 1.6%를 기록한 뒤 내년엔 2.1%를 기록하고, 2031년에는 평균 2.4%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소비자물가지수의 변동률로 인플레이션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는 현재 경제 회복을 위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2%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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