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1조 9천억 달러 추가 부양법안 논의가 상원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번 주말에 표결할 전망인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연방 의사당 일대에 방위군 배치를 연장해달라고 의회 경찰국이 요청했습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률이 급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상원에서 추가 부양책 논의가 시작됐다고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총액 1조 9천억 달러 규모 코로나 피해 보전 부양법안을 놓고, 상원에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7일, 하원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는데요. 상원은 4일, 법안 토론 개시 여부를 투표에 부쳐, 찬성 51표 대 반대 50표로 가결했습니다.
진행자) 토론 개시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의원 50명은 전원 찬성하고, 공화당 50명은 모두 반대했는데요. 상원 의장직을 맡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결정권을 행사해서, 51대 50으로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 법안에 관해 토론조차 반대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코로나 사태와 관련 없는 항목이 너무 많이 들어갔고, 이 때문에 총액 규모가 지나치게 커서 재정에 부담이 된다고 공화당은 비판하고 있습니다. 론 존슨 의원은 이 법안이 “2조 달러 가까운 나랏빚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이날(4일)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이에 따라 “우리가 최소한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알아야 한다”면서, 법안 전체 내용을 낭독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법안 낭독을 진행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 사무처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전체 628쪽에 달하는 법안을 읽어 내려갔는데요. 이에 대해, 공화당이 ‘지연 술책’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민주당 측은 비판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런 절차가 “불가피한 것(부양안 처리)을 지연시킬 뿐”이라면서, “얼마나 오래 걸리든, 이번 주 내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회의를 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 최종 표결을 통과하면, 그대로 부양책이 실시되는 겁니까?
기자) 다시 하원으로 넘어갑니다. 최종 승인 절차를 밟고요. 그러고 나서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부양책 실시가 확정됩니다.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상원에서 법안을 가결하면 그대로 승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상원을 통과한 뒤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하원을 통과한 부양법안과 이번에 상원에서 논의를 개시한 법안이 같은 내용인가요?
기자) 기본적인 골격은 같습니다만, 일부 차이가 있습니다. 차이부터 살펴보면, ‘가계 현금 지급’ 항목과 ‘최저임금 인상’ 항목인데요. ‘가계 현금 지급’은 고소득층을 제외한 주민들에게 1인당 최고 1천400달러씩 지급하는 내용입니다. 하원에서는 연간 소득 10만 달러인 사람까지 대상으로 정했는데요. 상원에서는 대상자 규모를 줄였습니다. 연 소득 8만 달러를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진행자) ‘최저임금 인상’ 항목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기자) 하원 통과 법안에는 현행 시간당 7달러 50센트인 연방 최저임금을 오는 2025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항목이 포함됐는데요. 앞서 상원 사무처 측이 최저임금 인상 항목은 예산 안건에서 다룰 수 없다고 유권해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상원에서 다루는 부양법안에는 이 부분이 빠졌습니다.
진행자) 그 두 가지 사항 외에, 경기 부양법안의 골격이 뭔지도 살펴보죠.
기자) 실업 수당 추가 지급 연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과 검사 확대, 그리고 등교 수업 재개를 위한 학교 정상화 지원 자금 등의 계획이 담겨있습니다. 특히 실업 수당 부분이 중요하다고 민주당에서 강조하는데요. 주 정부 지원 사항과 별도로, 매주 300달러씩 연방 정부가 지급하는 사업이 오는 14일로 만료가 됩니다. 이 금액을 400달러로 높여서, 8월 29일까지 지급하도록 법안에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는 재정 부담을 우려한다고 하셨는데, 민주당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투자를 늘리는 게 “적자 상황에서 현명한 재정 투자”라고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밝혔습니다. 추가 부양책 시행으로 정부 부채가 늘더라도, 그만큼 시중에 돈이 돌게 되면, 경제 성장을 자극할 거라는 이야기인데요. 이에 따라, 백악관 측은 대규모 투자 사업 논의를 의회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투자 사업을 논의 중입니까?
기자) 사회 기간시설 현대화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4일) 백악관에서 하원 교통·인프라위원회 소속 민주·공화당 의원들과 만났는데요. “현대적이고 지속 가능한 인프라 투자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백악관 측이 발표했습니다. “인프라 투자는 도로, 교량, 수도시설, 학교 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방 의사당 일대에 방위군 배치를 연장해달라고 의회 경찰국이 요청했다고요?
기자) 네. 의사당 일대에 보안 위협이 지속함에 따라, 방위군 배치를 60일간 연장해달라고 의회 경찰국이 군 당국에 요청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같은 요청을 수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VOA에 밝혔는데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앞서, 방위군 병력이 필요한 시간만큼 오래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의사당에 방위군 병력이 얼마나 배치돼 있습니까?
기자) 5천여 장병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6일 대선 결과 인증을 방해한 의사당 습격 사건 이후, 방위군 병력이 의사당 본관과 주변 지역 등의 경비ㆍ경계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한때 2만 명이 넘었다가, 지금은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진행자) 언제까지 활동할 예정인가요?
기자) 오는 12일이 활동 마감 시한인데요. 이번에 의회 경찰국이 60일 연장을 요청했으니까, 5월 중순까지 머물러 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의사당 일대에 보안 위협이 지속하고 있다는 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극렬 세력이 의사당을 다시 습격할 것이라는 정보가 잇따랐습니다. 민병대를 조직해서, 4일을 활동일로 잡았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포착됐는데요.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에 취임한다는 음모론을 일부 극우 세력이 퍼뜨렸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하원이 이날(4일) 회의 일정을 취소하고, 당국이 경계를 강화했는데요. 별다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의회를 다시 공격할 우려가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보 당국에 관련 첩보가 꾸준히 수집되고 있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첫 의회 연설을 하는 날에 맞춰 의사당 폭파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요가난다 핏먼 의회 경찰국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5일 하원 청문회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의회 경찰국은 성명을 통해 “의사당과 의회 구성원들에 대한 어떠한 위협 가능성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의원들도 병력 배치를 연장하는 데 동의합니까?
기자)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방위군 장병들이 훌륭히 임무를 수행해줬지만, 이것(의사당 경비)은 그들이 영원히 할 일은 아니”라고 엘리사 슬랏킨 하원의원이 4일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향후 몇 주 내에 병력 배치를 줄여나갈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슬랏킨 의원은 국방부 차관보 직무대행을 지냈고요, 중앙정보국(CIA) 정보분석가 출신입니다.
진행자) 의사당이 자체적으로 경비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의원들)의 안전을 방위군에게 의지할 수 없다”고 슬랏킨 의원은 이날 AP통신에 밝혔는데요. 병력 배치와 함께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요새 같은(fortress-like) 경계 상황을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일부 의원이 이런 의사당 보안 상황에 우려하고 있다”면서 “병력 배치 연장 요청이 있었다면, 구체적인 사유와 배경을 의원들에게 브리핑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4일로 예측됐던 의사당 공격에 관한 우려는, 이날 별일이 없었으니 해소된 건가요?
기자) 아직 아닙니다. 4일부터 6일까지 사흘 동안 보안 위협 가능성이 지속된다고 티머시 블러짓 하원 경비조장 직무대행이 앞서 의원들에게 통보했는데요.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도로가 많이 한산해졌습니다. 각종 봉쇄 조처로 사람들의 이동이 줄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목숨 잃은 사람의 수는 더 늘었다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약 4만2천 명으로, 전년도보다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영리 단체인 미국안전협회(NSC)가 4일, 연례 예비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교통사고 사망자가 늘어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또 사망자 외에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도 480만 명에 달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거리당 비율로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더 심각합니다. 네, 1억 마일 당 사망률이 24%에 달했는데요. 미국안전협회가 지난 192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 기록이라고 합니다. 1억 마일은 1억6천 킬로미터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사람들의 이동은 더 적은데, 교통사고 사망률은 더 높아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보고서는 운전자들의 부주의한 운전을 그 이유로 꼽았습니다. 미국안전협회의 켄 콜로시 통계담당자는 지난해 미국인의 운전 거리가 13% 줄어들었다고 밝혔는데요. 그만큼 도로가 한산해지면서 운전자들이 안전 운전에 소홀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부주의한 운전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기자)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초기자료를 보면, 교통사고 사망의 주된 원인은 과속이라고 콜로시 씨는 설명했습니다. 또 중상자들을 다루는 ‘트라우마센터(Trauma center)’를 찾은 교통사고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음주 또는 오피오이드 같은 약물 복용을 한 운전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엔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거리에 차가 점점 늘어나는 게 보이거든요?
기자) 네. 도로 교통량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거의 돌아가고 있는데요. 하지만 운전자들이 여전히 부주의한 운전 습관을 보이는 게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미네소타주 공공안전국의 마이클 핸슨 교통안전 국장은 AP 통신에 “현재 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보면 무섭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네소타주 상황을 좀 들여다볼까요?
기자) 미네소타주는 지난해 봄 내려진 봉쇄령으로 교통량이 60%까지 감소했는데요. 당연히 교통사고나 사망자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교통사고는 줄어든 반면 사망자는 급증했다고 핸슨 국장은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네소타주뿐 아니라 다른 주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교통량이 적어지면서 더 많은 차선을 이용하게 된 도로 상황을 일부 운전자가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과속이 교통사고 사망의 주된 원인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과속은 얼마나 늘어났다고 하나요?
기자) 코로나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 말에서 4월 초 미네소타주에서 과속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2배나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앞서 지난 2019년에 시속 160km 이상의 과속운전자들에게 발부한 과속 위반 딱지는 500건 정도였지만, 작년엔 1천 건이 넘었다고 핸슨 국장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개선할 방안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보고서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교통법규의 공정한 집행과 사회기반 시설 개선, 음주운전으로 유죄를 받은 사람의 운전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도로 형태에 맞게 속도제한을 더 낮추고 운전 중 손전화를 금지하는 법을 도입할 것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날(4일) 보고서가 예비보고서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최종 수치가 달라질 수도 있겠군요?
진행자) 미국안전협회 측은 이번 보고서가 최종본은 아니지만, 매년 예비보고서와 최종보고서의 수치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고속도로교통안전국도 매년 교통사고 사망자를 발표하는데요.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19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3년 연속 줄었지만, 2020년에는 과속이나 약물 또는 음주 운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