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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구증가 둔화…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투표 가시화 


론 자민 미 센서스국장 직무대행이 26일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2020 인구조사'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론 자민 미 센서스국장 직무대행이 26일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2020 인구조사'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10년간 미국의 인구증가율이 지난 1930년대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별 인구 변화로 연방 의회 의석 수도 변하는데요. 센서스국이 공개한 '2020 인구조사' 자료 살펴보겠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 투표 요건이 충족됐습니다. 이어서, 인터넷을 활용한 기부 증가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연방 센서스국이 인구조사 자료를 공개했군요?

기자) 네. 연방 센서스국(US Census Bureau)이 '2020 인구조사' 결과를 정리한 통계를 26일 공개했습니다. 원래는 작년 연말에 나왔어야 할 자료인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당시 행정부가 막판 변경 지시를 하는 등 문제들이 겹쳐 시한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후 약 넉 달 만에, 이날(26일) 론 자민 국장 직무대행이 직접 화상 기자회견을 열어 자료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미국 전체 인구가 3억3천150만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4월 1일 현재 수치인데요. 10년 전인 2010년 인구 조사 이후 7.4% 증가했습니다. 인구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게 눈에 띄는데요. 7.4%는 인구조사를 처음 실시한 지난 1790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증가율입니다. 이전 최저치는 1940년 인구조사에 반영된 1930년대 인구 증가율 7.3%였습니다.

진행자) 1930년대에 이어, 이번에 이렇게 인구 증가율이 낮아진 원인은 뭡니까?

기자) 1930년대는 미국 경제의 장기 침체기인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대공황을 극복한 1940년대부터 인구 증가율은 반등했는데요. 그 결과가 나타난 1950년 인구조사에서 14.5%, 1960년 18.5%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7.4%로 저조한 것은 경기 불황 같은 특정 사건이나 시대 상황 때문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에 따른 것으로 파악됩니다. 실제로 2010년대 미국 경기는 장기 호황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인구 증가를 둔화시킨 ‘장기적인 추세’라면 어떤 걸 말합니까?

기자) 크게 세 가지 정도가 꼽힙니다. 첫째, 미국의 주류집단이었던 백인 인구가 노령화하는 점, 둘째, 출산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점, 셋째 이민자 유입이 정체를 보인 점 등인데요. 인구 집계는 미국 시민들만 세는 게 아니라, 외국 국적을 가진 영주권자나 장기 체류자, 불법체류자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지난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시민권자를 확인하는 문항을 조사에 넣도록 하고, 불법체류자를 제외하도록 잇따라 지시했었는데요. 반발 소송이 잇따랐고, 법원 조치 등으로 지시 사항 이행이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인구 증가세가 둔화했다는 점 확인했고요, 그 밖에 이번 조사 자료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뭡니까?

기자) 정치 환경에 변화가 생깁니다. 연방 단위 선거가 인구 조사 결과를 근거로 진행되는데요. 상원의원은 주마다 동일하게 두명씩이지만, 하원의원 숫자는 각 주의 인구에 따라 배분됩니다. 주마다 배정하는 대통령 선거인단 수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대통령 선거는 아직 3년 7개월여 남아있지만, 연방 하원은 당장 내년 중간선거에서 전원을 새로 뽑기 때문에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별로 인구 변화를 따지는 게 중요하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남부와 서부지역 인구가 많이 늘었는데요. 유타주의 인구 증가율이 18.4%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 밖에 텍사스 15.9%, 콜로라도 14.8%, 플로리다 14.6%, 노스캐롤라이나 9.5%, 캘리포니아 6.1% 등을 기록했는데요. 주는 아니지만, 미국 수도이자 특별 행정구인 워싱턴 D.C.도 14.6%의 높은 인구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인구가 감소한 곳들도 있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인구증가율 -3.2%를 기록했고요. 남부의 미시시피주가 -0.2%, 중서부 일리노이주는 -0.1%로 나타났습니다. 역시 주는 아니지만,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는 -11.8%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따라 연방 하원의원 수가 늘어나는 주가 있고, 줄어드는 주가 생기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조사 결과를 연방 하원 선거구 획정 기준에 넣어보면, 텍사스에서 두 석이 추가됩니다. 이어서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등이 한 석을 더하게 되고요. 줄어드는 곳은 일리노이 한 석, 뉴욕 한 석, 웨스트버지니아 한 석 등입니다. 캘리포니아도 한 석 감소하는데요. 캘리포니아의 경우 인구증가율이 6.1%에 달했지만, 기본 인구수보다 증가율이 높은 다른 주들에게 뒤처졌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같은 의석수 변동이 확정되면, 정치 환경이 어떻게 달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에 유리하다고 주요 매체들이 짚고 있습니다. 텍사스를 비롯해 “의석이 늘어난 주는 2020년(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승리한” 곳들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적했는데요. 반면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의석수가 감소한 곳들은 민주당 강세 지역이 대다수입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은 사상 처음인데요. 이에 따라,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빼앗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현재 공화-민주 양당의 연방 하원 의석 구도는 어떻게 돼 있나요?

기자) 전체 435석 가운데 민주당 218석, 공화당 212석입니다. 나머지 다섯 석은 공석인데요. 지난 24일 루이지애나 제2선거구 보궐 결선에서 승리한 민주당 트로이 카터 당선인이 취임하면, 민주당 의석은 219석이 됩니다. 일곱 석 차로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건데요. 공화당이 내년에 극복하지 못할 의석 차는 아니라고 대다수 전문가가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런 내용 그대로 내년에 선거를 치르는 겁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연내에 센서스국이 좀 더 세밀하게 정리한 자료를 확정 발표할 예정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선거구 정비 작업이 진행됩니다. 또한 주목할 부분은 워싱턴 D.C.를 주로 승격하자는 움직임인데요. 승격이 성사되면, 연방 상원 두 석, 하원 한 석이 배정됩니다. 워싱턴 D.C.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곳인데요. 최근 민주당 주도로 주 승격 법안(H.R. 51)이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이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서 상원 처리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3일 새로 개통된 고속도로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3일 새로 개통된 고속도로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 투표가 가시화됐다고요?

기자) 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민 소환 투표를 치를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소환 투표 요구 청원에 160만 명 넘는 주민이 서명했다고 주 총무부가 26일 발표했는데요. 기준보다 10만 명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주민 소환 투표가 뭔지, 우선 짚어보죠.

기자) 미국을 비롯한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은 대의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주요 공직자들을 선거로 뽑는데요. 뽑은 뒤에, 공직자들의 직무 수행 성과나 방향이 옳지 않다거나,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민들이 판단할 경우 직무를 정지시키고,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주민 소환(recall) 제도입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정치적 공방 도구로 남용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일정 숫자 이상 서명을 받아야 투표가 가능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에서 실제로 주지사가 소환된 선례가 있나요?

기자) 한차례 있습니다. 지난 2003년 민주당 소속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 소환 투표가 가결됐는데요. 공화당 소속이자, 유명 영화배우 출신 아놀드 슈워제네거 지사가 후임자로 당선됐습니다. 캘리포니아는 등록 유권자 가운데 공화당원이 약 4분에 1에 불과할 정도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인데요. 공화당이 주 정부 운영을 맡게 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슈워제네거 지사는 2006년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주민들이 뉴섬 캘리포니아 지사를 소환하려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코로나 방역 정책에 관한 반발 여론이 중심에 있습니다. 강력한 봉쇄 정책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고급식당에서 열린 로비스트 생일잔치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이 고조됐는데요.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불법체류자 포용 정책 등에 관한 보수 진영의 저항이 컸습니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서 60% 득표율로 당선된 뉴섬 지사의 지지율은 최근 크게 떨어진 상황입니다.

진행자) 소환 청원에 대해 뉴섬 지사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줄곧 반박해왔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원하는 공화당 주도의 움직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소환 투표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기자) 앞으로 주민 청원 서명 철회 기간 등을 거칩니다. 이르면 8월, 늦어도 12월에는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CNN 방송과 AP통신 등이 전망하고 있는데요. 투표용지에 들어갈 문항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뉴섬(주지사)이 소환돼야 하는가’이고요. 두 번째는 ‘그렇다면 누가 후임자가 돼야 하는가’입니다. 첫 번째 질문에 찬성 표가 과반이면, 두 번째 질문을 개표하게 됩니다.

진행자) 만일 소환이 된다면, 후임자로 거론되는 사람들은 누군가요?

기자) 공화당 소속으로 케빈 폴코너 전 샌디에이고 시장 등이 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또한 성전환자이자 유명 방송인인 케이틀린 제너 씨도 주지사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만일 소환 투표가 부결 또는 무산되면, 뉴섬 지사는 2022년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할 전망입니다.

미국의 한 '크라우드펀딩' 모금 웹사이트. (자료사진)
미국의 한 '크라우드펀딩' 모금 웹사이트.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에서 기부 문화가 가장 잘 발달한 나라라고 하면 단연 미국을 꼽을 수 있는데요. 시대 변화에 따라 미국인의 기부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인 약 3명 가운데 1명은 매년 인터넷을 이용한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을 통해 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크라우드펀딩으로 기부활동에 동참한 미국인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세계 최초로 기부 문화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인디애나대학교 ‘릴리자선대학(Lilly Family School of Philanthropy)’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런 변화가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이 뭔가요 ?

기자) ‘군중’을 뜻하는 ‘crowd’와 ‘자금 마련’을 뜻하는 ‘funding’이 결합한 용어인데요. ‘크라우드펀딩’은 이름 그대로 군중으로부터 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입니다. 보통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다 보니 ‘소셜펀딩(social funding)’이라고도 불리는데요. 대표적으로 ‘고펀드미(gofundme)’라는 웹사이트를 들 수 있습니다.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사이트를 열면, 이에 동감하는 이들이 금전적인 도움을 주고, 사이트는 운영을 위해 일정한 비율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인데요. 이런 사이트는 소액기부도 가능하고요. 또 전 세계 어디서나 손쉽게 기부에 동참할 수도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제 누구나 쉽게 금전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또 도움을 줄 수도 있는 거군요 ?

기자) 맞습니다. 릴리자선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9월, 1천530여 명을 대상으로 크라우드펀딩 기부 방식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의 요청에 응해 기부했다는 응답자가 절반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자선 단체의 정식 후원 활동에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기부를 한 응답자는 약 47%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크라우드펀딩이 더 늘어난 건 어떤 배경입니까?

기자) 팬데믹 기간 직장을 잃거나, 소득이 줄어든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자선단체는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도 의료비나, 장례비용, 집세 등의 지원을 호소하는 후원사이트가 급증했는데요. 여기에 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전에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일상적으로 기부를 해왔던 후원자들 가운데 47% 이상은 지난 1년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의 크라우드펀딩 후원 요청에 기부금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크라우드펀딩이 늘어나면 그만큼 전통적인 방식의 기부가 줄어드는 건 아닙니까 ?

기자) 릴리자선대학의 우나 오실리 교수는 크라우드펀딩이 기존의 기부 방식, 그러니까 자선단체에 수표를 보내던 방식의 기부를 대신하는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오히려 크라우드펀딩으로 기부 문화가 더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이번 조사에서도 후원자 10명 가운데 9명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앞으로 3년간은 현재보다 같은 금액 혹은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을까요?

기자) 연구진은 크라우드펀딩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기부를 하는 사람들과 비교해, 인종적으로 조금 더 다양성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연령도 조금 더 젊고요. 미혼이고, 종교적인 성향이 적은 사람들이 크라우드펀딩에 더 많이 동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크라우드펀딩이 활발히 진행되는 사안은 뭘까요?

기자)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20%는 ‘사회정의’와 관련된 사안에 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5월, 경찰의 목 누르기 제압 이후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의 유족들이 만든 ‘고펀드미’ 사이트인데요. 기부자가 약 50만 명에 달하면서 고펀드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지난해 인종차별 철폐 시위가 미 전역에 확산하면서 여러 인권 단체에 기부금이 쏟아졌습니다.

진행자) 크라우드펀딩의 단점은 뭐가 있을까요 ?

기자)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기부가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후원자들은 기부 방식에 대한 안전성이나 신뢰성에 의문을 품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 크라우드펀딩이 이제 보편화한 만큼, 개인은 물론 자선단체도 새로운 도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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