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회고록 발간을 앞두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맹비난했습니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 고려대상에서 자신을 빼달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미국에 동전 부족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맹비난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볼튼 전 보좌관에게 “미친 사람(wacko)”이라고 다시 한 번 비난했습니다. 18일 트위터에 적은 내용인데요. 백악관 재임 시절, 특히 대북한 정책에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덧붙였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에 “지옥 같은 상황(all hell)”이 불거졌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북 관계에 어떤 일이 있었길래, 그렇게 말한 건가요?
기자) “잘 지내오던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탄도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린” 적이 있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고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이 북한에 대해 “리비아 모델을 거론”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이런 “가장 바보 같은 발언”이 “북한과 우리(미국)의 관계 진전을 붙잡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북 관계가 교착 상태인 게, 볼튼 전 보좌관 책임이라는 겁니까?
기자) 결국 볼튼 전 보좌관 발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지난 2018년 CBS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나가, “북한 비핵화 모델로 리비아식 해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었는데요. 당시 북한 당국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리비아 모델’이 뭡니까?
기자) 일종의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 모델입니다. 지난 2000년대 초, 리비아의 무아마르 가다피 전 국가원수는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었는데요. ‘아랍의 봄’에 이어진 소요 사태와 내전 와중에 처형됐습니다. 북한은 국가원수의 사망으로 이어진 ‘리비아 모델’에 극도로 반감을 표시해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볼튼 보좌관이 해당 발언을 했을 때 “곧바로 그를 해임했었어야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볼튼 보좌관을 이렇게 비난한 이유가 있겠죠?
기자) 네. 다음 주 출간 예정인 볼튼 전 보좌관 회고록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책이 “거짓말과 만들어낸 이야기의 모음집”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나(트럼프 대통령)를 나쁘게 보이도록 하려는 의도”를 갖고 쓴 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이 책 내용과 관련해서, 볼튼 전 보좌관이 “나(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면서, “전혀 일어난 적이 없는 완전 소설(pure fiction)”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전 보좌관이 어떤 이야기를 하길래,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 소설”이라고 반박하는 겁니까?
기자) 정상 외교 뒷이야기를 잇따라 폭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에게, 올해 “대선에서 재선되도록 도와달라고 간청했다”고 볼튼 전 보좌관은 주장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농락당했다”고도 했습니다. 또한 외교 안보 주요 사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놀랍도록 아는 게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정상 외교에 함께 참여했던 당국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볼튼 전 보좌관에게 “반역자(traitor)”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18일 관련 성명을 냈는데요. “책(회고록)을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발췌본에 따르면, 수많은 거짓말과 ‘절반의 진실’, 그리고 명백한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우방들에 고한다”고 폼페오 장관은 강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있는 미국은 세계를 위한 좋은 힘”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반역자”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볼튼 전 보좌관을 비판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볼튼 전 보좌관의 폭로에 폼페오 장관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1차 정상회담 도중, 폼페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쟁이’라는 쪽지를 써서 자신에게 건넸다고 볼튼 전 보좌관은 주장했는데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관심이 없고, 회담 자체를 언론에 주목을 끄는 행사 정도로만 여겼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아니라고, 폼페오 장관이 반박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폭로 대상이 아닌, 다른 당국자들의 이야기는 어떤가요?
기자) 리처드 그레넬 전 국가정보국장(DNI) 직무 대행이 별도로 입장을 밝혔는데요. 볼튼 전 보좌관이 책을 팔기 위해 “추잡한 이야기들(salacious stories)”을 담아놨던 걸로 본다고 18일 폭스뉴스에 말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의 무분별한 폭로에 담긴 내용은 “우리가 알고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고, 그레넬 전 대행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볼튼 전 보좌관이 책 판매를 위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선 인세’와 원고료 등 명목으로 이미 200만 달러를 지급받은 것으로 보도됐는데요. 최근 화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책이 시중에 나오기만 하면, 단숨에 높은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주요 언론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는 볼튼 전 보좌관 회고록, 어떤 책이고 언제 나옵니까?
기자)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이라는 제목 아래, ‘백악관 회고록’이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인 오는 23일 출간 예정인데요. 앞서 법무부는 기밀정보 사항에 관한 점검 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출간 연기를 명령해달라는 소송을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 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 지명을 고사했다고요?
기자) 네. 민주당 중진 여성 정치인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 고려 대상에서 자신을 빼달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17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고 다음 날(18일) MSNBC 인터뷰에서 말했는데요. 지금 미국은 “역사적인 순간”을 맞고 있다면서, 자신은 거기에 걸맞은 인물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역사적인 순간”이라면, 어떤 걸 의미하는 겁니까?
기자) “유색인종 여성이 출사표를 쥐도록 해야 할 순간”이라고 클로버샤 의원은 말했습니다. “지금 당장 이 나라를 치유하려면 그것(유색인종 지명)이 바로 방법”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자신은 백인이기 때문에 물러서 있어야 할 시점이라면서, “놀랍도록 자격을 갖춘 여성들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유색 인종 여성”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돼야 한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최근 흑인이 경찰 체포 중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인종 차별 철폐’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앞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여성 중에서도 흑인이나 유색인종을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당내에서 높아졌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종 결정하는 겁니까?
기자) 대통령 후보가 당 내외 의견을 수렴해 결정합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대의원 과반을 확보해서,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는데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인터넷 사회연결망을 통해, ‘부통령 후보로 누가 적합하냐'고 지지자들에게 묻고 있는데요. 다양한 인물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누굽니까?
기자) 카말라 해리스 연방 상원의원과 발 데밍스 연방 하원의원, 그리고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전 조지아주 하원의원 등이 유력하게 떠올랐습니다. 해리스 의원은 지난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경쟁하다, 예비후보직을 사퇴한 뒤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는데요. 이후 바이든 전 부통령을 위해 진행한 온라인 후원 모금을 통해, 200만 달러 이상 모으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데밍스 의원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플로리다주 올랜도 경찰국장을 지냈습니다. 올랜도는 ‘디즈니 월드’ 같은 명소들이 자리 잡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라, 치안 행정이 도시 규모에 비해 큰 곳인데요. 재임 중 업적을 많이 쌓은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흑인 사망 항의 시위 정국에 쟁점으로 떠오른 ‘경찰 개혁’에 대응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소추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에이브럼스 전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미국 주요 정당 최초로, 흑인 여성 주지사 후보였습니다. 지난 2018년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을 대표해 나갔는데요. 낙선했지만, 앞서 조지아 주의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지지 기반을 다졌습니다. 이 밖에, 역시 흑인 여성인 키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도 민주당 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됩니다.
진행자) 흑인이 아닌 여성 중에서는 어떤 사람이 거론됩니까?
기자)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도 물망에 올랐습니다. 덕워스 의원은 태국계 미국인인데요. 참전 군인 출신입니다. 반드시 흑인이 아니더라도 유색인종을 부통령 후보로 세운다면, 그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진행자) 유색인종을 부통령 후보로 세우기로, 민주당이 공식 방침을 세운 겁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공식적으로 정한 방침은,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다는 한 가지인데요. 유색인종 제한을 없애고 백인까지 범위를 넓히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후보감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워런 의원과 휘트머 지사는 어떤 인물들입니까?
기자) 워런 의원은 강한 진보 의제를 내세우는 정치인입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인상을 주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과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층을 흡수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휘트머 지사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 국정 연설 직후, 민주당 대표로 반박 연설한 인물인데요. 코로나 국면 이후, 봉쇄를 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강경하게 맞서면서 전국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은 어떤가요?
기자) 공화당에선 앞서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데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다시 부통령 후보로서, 대선에 함께 뛰는 ’러닝메이트(running mate)’가 됩니다.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는 마이크 펜스 당시 인디애나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는데요. 펜스 당시 지사는 공화당 주요 지지 기반인 보수 기독교계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대대적인 감세로 주목받던 인물이었습니다.
진행자) 결국 대통령 후보와 함께 나서, 득표에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이 부통령 후보가 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6년 대선에서 펜스 부통령 후보를 지명한 것은 보수층의 지지를 굳혀 준 동시에, 당시 ‘음담패설’ 추문 등이 돌던 트럼프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공격을 막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았는데요. 또한 사업가 출신으로 현실 정치 경험이 전무했던 트럼프 대통령 후보의 약점을, 펜스 부통령 후보가 오랜 정치 경륜으로 보완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미국 경제가 한동안 봉쇄됐었는데요. 이로 인해 동전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경제 활동이 멈추면서 동전 유통도 멈춘 건데요.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은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디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겁니까 ?
기자) 최근 열린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전반기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파월 연준 의장이 의회 증언을 하는 날이었는데요. 존 로즈 테네시주 하원의원이 동전 문제를 언급한 겁니다.
진행자) 어떤 점을 문제 삼은 건가요 ?
기자) 로즈 의원은 테네시주 은행들이 평년보다 작은 양의 동전을 공급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조폐국이 동전을 적게 생산하고 배분도 줄어든 것을 알고 있는지, 또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동전 유통을 활성화할 계획이 있는지 등에 대해 파월 의장에게 물었습니다.
진행자) 파월 의장은 이에 어떻게 대답했습니까 ?
기자) 현 상황은 미국 경제가 일부 봉쇄된 데 따른 영향으로 동전 유통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결제를 위해 동전을 사용하는 곳들이 운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하지만 현재 조폐국, 연방준비은행과 협력하고 있다며, 경제가 일부 정상화에 들어감에 따라 동전 유통도 다시 원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로 왜 동전 유통에 차질이 생기는 겁니까 ?
기자) 자택 대기령 등으로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현금이 오가는 결제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인터넷 온라인 쇼핑에 의지하면서 신용카드나 ‘페이팔’ 같은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게 됐는데요. 사실 현금은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식당이나 편의 점 등 현금이 많이 오가는 사업체들은 현금 수익의 상당 부분을 지역 은행에 예금하는데요. 여기에 조폐국에서 새로 발행하는 돈을 더해 지역 은행들은 현금을 확보합니다. 그리고 은행을 통해 현금이 다시 지역 사회로 분배되면서 동전 유통이 이뤄지는 거죠.
진행자) 하지만 많은 주가 이런 경제 활동을 제한하는 조처를 하면서 은행들이 현금 확보에 어려워진 거군요 ?
기자) 맞습니다. 거기다 미국 조폐국 역시 직원들의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한 조처에 들어가면서 동전 생산마저 줄어든 겁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청문회에서, 동전 부족 사태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곧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경제 전반적으로는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파월 의장은 앞서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밝혔는데요. 코로나가 완전히 억제됐다고 확신할 때까지, 완전한 경제 회복은 힘들 것이고, 특히 중소기업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하원 청문회에서도 실업자들과 중소기업을 위해 계속 지원해야 한다며 의회가 너무 빨리 경기부양책을 철회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