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와 함께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탄핵 심판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새로운 변호인단을 구성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인 페이스북이 정치와 거리를 두는 조처를 발표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연방 상원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새 변호인단을 구성했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탄핵 심판에서 자신을 변호할 새로운 변호인단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변론을 준비하던 5명의 변호인이 모두 사임하자, 하루 만에 새로운 변호사 2명을 영입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임한 사람들, 누구입니까?
기자) 데이비드 쇼언 변호사와 브루스 캐스터 변호사입니다. 이 두 사람의 주도하에 변호인단은 총 5명으로 구성되는데요. 쇼언 변호사와 캐스터 변호사 모두 31일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두 변호사가 어떤 사람들인지 좀 알아볼까요?
기자) 우선, 캐스터 변호사는 펜실베이니아주 검사 출신입니다. 지난 2000년~2008년 몽고메리 카운티 지방 검사로 일할 당시 미국의 유명 희극인 빌 코스비 씨를 성폭행 혐의로 기소하는 것을 거부해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요. 당시 캐스터 검사는 물리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지만, 코스비 씨는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캐스터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변호를 맞게 된 것과 관련해, “헌법의 힘이 역사상 유례없는 시험대에 올랐다”며, “하지만 이번에도 그리고 늘 헌법은 당파성을 이겨내고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쇼언 변호사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쇼언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로저 스톤 씨를 변호한 바 있습니다. 스톤 씨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선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인물인데요. 스톤 씨는 지난해 7월, 특별 감형을 받았습니다. 쇼언 변호사는 또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징역형을 살던 금융계 거물, 제프리 엡스틴 씨가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며칠 전 만났던 인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탄핵 심판을 임박해서 이렇게 새로운 변호인단을 꾸리게 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원래 변론을 맡기로 한 변호인단 5명이 ‘변호 전략’ 이견으로 지난 주말 모두 사임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의 유명 변호사인 부치 바워즈 변호사와 데버라 바르비에 변호사가 변호를 맡기로 했는데요. 소식통에 따르면 변호인단은 퇴임한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대한 법률적인 타당성에 초점을 두길 원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변호인단이 선거 부정을 주장하기를 원했고요. 결국에 ‘상호 동의’에 따라 변호인단이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탄핵 소추 심판이 이제 약 1주일밖에 안 남았죠?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를 규정한 하원의 탄핵 소추 결의안이 지난달 25일 상원에 제출됐고요. 이제 상원이 배심원이 되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시작되는데요. 오는 8일 사전브리핑을 진행하고, 재판은 9일부터 시작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가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겁니까?
기자) 지난달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방 의사당을 난입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로 인해 대선 승리 결과를 인증하던 상. 하원 합동 회의가 중단되고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하원은 이 사태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동했다고 보고, 지난달 13일 탄핵 소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 심판을 두 번 받은 대통령이 된 거죠?
진행자) 네. 지난 2019년 12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와 관련해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로 첫 번째 탄핵 심판이 이뤄졌는데요. 당시 탄핵안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기각됐고요. 이번에 두 번째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겁니다. 하지만 제임스 밀러 트럼프 전 대통령 고문은 이번 심판에 대해 “이미 퇴임한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민주당의 시도는 전적으로 위헌이고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매우 나쁘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여곡절 끝에 새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두 번째 탄핵 심판을 받는데, 결과는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탄핵안이 인용되려면 상원 재적 의원 3분의 2 그러니까 전체 100명 가운데 67명이 탄핵안에 찬성해야 하는데 그럼 공화당에서 17표 이상 찬성표가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탄핵 적법성을 묻는 절차투표에서 공화당의 이탈표는 5표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 주부터 미국에서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일부터 모든 종류의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비행기와 선박, 기차, 지하철, 버스, 택시, 공유 차량 등에 탑승하는 사람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공항과 버스 정류장, 부두, 기차와 지하철역 등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진행자) 원래 마스크 착용은 권고사항 아니었습니까 ?
기자) 네. CDC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처를 추진했지만, 정부로부터 거부됐고요. 대신, ‘강력하게 권고’하는 사항이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스크 의무화 입법도 반대했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마스크 착용이 강제성을 띠게 된 겁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가 나오게 된 배경이 있겠죠 ?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각 정부 부처에 교통수단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처에 즉각 착수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는데요. 이에 따라 CDC가 새로운 방침을 내놓은 겁니다. CDC는 “대중교통 시설에서의 마스크 의무화는 미국인들을 보호하고 팬데믹 기간에도 다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20일에는 모든 연방 건물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마스크 의무 착용이 언제까지 계속되는 겁니까 ?
기자) 1일 밤 11시 59분부터 시행에 들어가면, 차후에 공지가 있을 때까지 효력이 유지됩니다. 또 CDC의 새로운 지침에 따라 이제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으면 연방법 위반이 되는데요. CDC는 형사 처벌도 가능하지만, 민사 처벌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CDC의 새로운 명령은 교통안전청(TSA)을 비롯해 연방과 주, 지역 당국이 집행합니다.
진행자) CDC 지침의 내용을 좀 자세히 살펴볼까요 ?
기자) 음식을 먹거나 약을 먹기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는 것은 허용되지만 그 외에는 대중교통 안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마스크는 기성품이나 집에서 만든 것이나 상관없지만 코와 입을 꼭 가려야 합니다. 마스크 착용이 예외 되는 경우는 2살 이하의 영아나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에만 해당하고요. 개인 승용차나 상업용 트럭을 혼자 운전하는 경우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진행자) 항공 여행과 관련해서는 추가적인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요 ?
기자) 네. CDC는 항공기와 다른 교통수단에서 의료 전문가의 소견서나 코로나바이러스 음성 확인서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는데요. CDC는 앞서 국내 항공 여행객들에게 코로나 음성 반응 확인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을 기해 출국 전에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지 않으면 미국행 항공기에 탑승할 수 없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는데, 미국의 코로나 현황은 어떻습니까 ?
기자) 미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1일 오전 현재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천600만 명이 넘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인 13명 중 한 명은 코로나에 감염됐거나 감염된 적이 있는 거고요. 사망자는 44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민간 단체 ‘코로나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지난 1월 코로나 입원 환자는 평균 12만여 명으로 역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1월 중반 이후 2주 연속 입원 환자는 줄고 있고요. 신규 확진자도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미국 여러 주에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페이스북(Facebook)’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미국의 소셜미디어 업체인데요. 페이스북이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페이스북이 정치 그룹 추천 기능을 영구 정지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화 회담에서 시민∙정치 그룹이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추천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페이스북이 해당 조처를 이미 시행 중에 있지 않나요?
기자) 네. 지난해 10월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사용자들에 한해서 정치 그룹 추천 기능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정책을 영구화한다는 거고요. 또 전 세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이 이런 조처를 하게 된 이유가 있겠죠?
기자) 네. 연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에 페이스북이 일조했다는 비판 때문입니다. 지난달 26일 민주당 소속의 에드 마키 상원의원은 저커버그 CEO에게, 페이스북이 정치 그룹 추천 중단 기능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데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는데요. 마키 의원은 페이스북 그룹들이 ‘증오의 온상’이라고 지적하며 의회 난입 사건을 계획하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페이스북 그룹이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우선,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자기 생각과 사진, 영상 등을 올려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인데요. 페이스북 그룹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페이스북 가입자들이 모여 만든 일종의 가상 모임입니다. 이런 그룹은 페이스북 가입자라면 누구나 개설, 또는 가입할 수 있고요. 그룹을 ‘공개설정’으로 해놓으면 검색도 가능합니다.
진행자) 그룹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텐데 왜 유독 정치 그룹이 문제가 된 겁니까?
기자) 페이스북의 일부 정치 그룹이 허위 정보를 퍼트리거나 극단주의 활동을 조직한다는 지적이 인터넷 감시 단체 등에서 나온 겁니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은 해당 조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계속 세밀하게 조정할 것이라며 분열적 대화를 막기 위해 뉴스피드, 즉 뉴스 제공 기능에서도 정치적인 콘텐츠의 양을 줄이는 조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논란 속에서도 페이스북은 여전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고요?
기자) 네. 페이스북의 정치 그룹 추천 중단 조처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왔는데요. 페이스북은 작년 4분기, 그러니까 지난해 10월~12월 매출이 280억7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급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이었는데요. 전 세계 이용자 수도 10% 이상 늘어나 월간 사용자가 28억 명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실적과 사용자가 이렇게 늘어난 배경은 어떻게 분석됐습니까?
기자) 페이스북 측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실적이 오래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회사 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광고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미국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사가 새로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의 운영체제가 광고 영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애플은 아이폰의 새 운영체제인 iOS14에 개인정보 보호 조항을 강화해, 앱이 사용자의 검색 활동 등을 추적하는 걸 제한할 예정인데요. 그럴 경우 사용자의 기록을 바탕으로 광고를 하는 페이스북으로서는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진행자)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와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가 갈등을 빚게 된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애플 측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인데요.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이 애플에 대해 독점 금지 소송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