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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4조 인프라·복지 지출' 적극 홍보…애플 반독점 소송 개시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재닛 옐런 재무장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고있다. (자료사진)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재닛 옐런 재무장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고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정부의 4조 달러 지출 계획이 성사되면, 국가 경제에 큰 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강조했습니다. 관련 정책 홍보에 주요 당국자들이 적극 나섰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거대 기술기업 ‘애플(Apple)’에 대한 반독점 소송이 진행됩니다. 이어서, 월간 가계 소득이 기록적으로 높아진 통계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정부의 대규모 지출 계획에 관해 재무장관이 발언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지출 계획들은 “커다란 수익(big returns)”을 위해 투자하자는 것이라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2일 강조했습니다. NBC 주간 시사프로그램 ‘밋더프레스(Meet the Press)’에 화상으로 출연해서 한 말인데요. 돈이 많이 풀려서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inflation)’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과감한 지출이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의 지출 계획, 어떤 내용인지 먼저 짚어보고 가죠.

기자) 전체 규모 6억 달러가 넘는 사업들입니다. 총 세 가지인데요. 첫 번째, 1조9천억 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인 ‘미국 구제 계획(American Rescue Plan)’ 입니다. 지난 3월 의회에서 최종 승인돼 바이든 대통령 서명으로 시행 중인데요. 고소득층을 제외한 주민 1인당 최고 1천400달러씩 현금 지급 등이 골자입니다. 두 번째는 2조3천억 달러 규모 사회 기간시설(infrastructureㆍ인프라) 투자 사업인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이고요. 마지막 세 번째는 1조8천억 달러 규모 복지 투자 사업인 ‘미국 가족 계획(American Families Plan)’입니다.

진행자) 부양책은 이미 시행 중이고, 인프라와 복지 투자를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프라와 복지 투자, 두 사업을 합하면 4조 달러 넘는 지출을 추가로 추진하고 있는 건데요. 세수 확대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미국의 1% 부유층이 (합당한 세금을 내서) 제 몫을 해야 할 때”라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취임 100일 행사에서 연설했고요. 아울러, 기업들에 매기는 법인세율을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크게 내렸는데, 다시 올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계 일각과 정치권에서 반대 의견이 꾸준히 나오는 중입니다.

진행자) 일각에서 반대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돈이 너무 많이 시중에 풀리면 인플레이션이 부작용으로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그러면 국가 경제 전체에 부담을 준다는 이야기이고요. 다른 하나는 경기 회복 국면에서 세금을 올리면,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옐런 재무장관은 그런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는 현재 아주 좋은 재정적 위치(good fiscal position)에 있다”고 이날(2일) 강조했는데요. “금리가 역사적으로 낮고, (당분간) 미래에도 그대로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역사적인 투자에 지출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 “큰 수익이 뒤따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뭐라고 설명했나요?

기자)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옐런 장관은 밝혔습니다. 4조 달러 넘는 큰돈을 한꺼번에 쓰려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지출 계획이 “향후 8년에서 10년까지 고루 분포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혹시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더라도, 적절히 관리할 “수단을 갖고 있다”고 옐런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옐런 장관 이외 주요 당국자들도 지출 계획 홍보에 나섰다고 하셨죠?

기자) 네. 세실리아 라우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같은 날(2일) ‘폭스뉴스 선데이(Fox News Sunday)’에 출연했는데요. 대규모 지출에 대한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당분간 기껏해야, 일시적 인플레이션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전망도 같습니다. “한 차례 (상품들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것”이라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말했습니다.

진행자) 종합하면, 당분간 인플레이션이 있더라도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당국의 시각은 이런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인플레이션은 걱정할 게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는데요. 라우스 NEC 위원장은 이런 일시적 인플레이션이 “커다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때 기대되는 것”이라고 이날(2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세금 인상 반대 의견에는 뭐라고 대응했나요?

기자) 세금 인상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문제도 “옳은 질문이 아니”라고 옐런 장관은 이날(2일) 말했습니다. “중산층의 추가 세금 부담 없이, 고소득층과 대기업이 제 몫을 내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늘어나는 세수만큼 “성장을 위한 투자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는데요. 현재 “우리(미국) 경제 회복에 가장 큰 위협은 대기업이나 1% 부유층에게 세금을 더 걷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근로계층과 가정들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지출 계획이 언제쯤 성사될까요?

기자) 아직 성사 여부와 시점이 불확실합니다. 근거 법규를 마련해야 하지만, 공화당이 의회에서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요. 정부와 민주당이 공화당과 물밑 협상을 벌여 타협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2일 자 워싱턴포스트 1면에 나왔습니다. 2조3천억 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을 원안대로 고집하지 않고, 몇 개로 쪼개서 시급한 부분만이라도 우선 처리하자는 내용인데요. 공화당 소속 셸리 무어 카피토 상원의원이 내놓은 5천680억 달러 규모 역제안을 바이든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됐습니다.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의 애플 매장에 걸린 로고.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의 애플 매장에 걸린 로고.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거대 기술기업 ‘애플’에 대한 반독점 소송이 진행되는군요?

기자) 네. 컴퓨터와 휴대전화, 그리고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유통하는 ‘애플’에 대한 반독점 소송이 3일부터 진행됩니다. 애플은 기술산업에서 선두 업체 가운데 하나일 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 8월, 최초로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선 미국의 대표적 대기업인데요.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애플의 수익 구조와 업계 거래 관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소송이 벌어진 배경, 먼저 짚어보죠.

기자) 게임 제조사인 ‘에픽게임즈(Epic Games)’가 원고 측입니다. 이 회사는 ‘포트나이트(Fortnite)’라는 인기 게임을 만들고 있는데요. ‘애플’ 기기 사용자들을 위해, 애플의 온라인 장터인 ‘앱스토어(App Store)’에 이 게임을 올려놨습니다. 하지만, 앱스토어에서 소프트웨어를 팔면 30% 수수료를 애플 쪽에 줘야 하는 게 문제였는데요. 이걸 피하기 위해 직거래로 게임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자들에게 안내했습니다. 여기에 애플이 제재를 가하자, 에픽이 소송을 낸 겁니다.

진행자) 애플이 가한 제재는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 게임을 제거했습니다. 정책 위반 사유를 들었는데요. 또한, 개발자 계정에 에픽 측의 접근을 차단하고, 손해배상까지 청구했습니다. 여기에 맞서 ‘에픽’이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건데요. ‘애플’이 앱스토어를 유일한 유통 창구로 강요해 사실상 경쟁을 막고 있고, 지배적 지위를 활용해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독점으로 봐야 한다고 소장에 적었습니다.

진행자) 그런 소송 근거에 대해, 애플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에픽’ 쪽에서 계약 위반을 한 게 핵심 사안이라고 ‘애플’ 측은 반박해왔습니다. ‘앱스토어’에 입점한 상태에서, 직거래 방식을 홍보한 것은 계약 조건에 맞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는데요. 또한, 앱스토어로 유통 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은 보안과 서비스 안정을 위한 조치여서, 소비자들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애플 측은 강조했습니다. 부당 이득을 위한 독점 행위가 아니라는 주장인데요. 앞으로 법원이 어느 쪽의 주장을 인정하느냐에 따라, 소송의 승패가 갈리는 겁니다.

진행자) 법원의 판단이 어느 쪽으로 갈지, 예상이 됩니까?

기자) 예상이 어렵습니다. “판사가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 초기 힌트는 거의 없다”고 경제 전문매체 CNBC가 전했는데요. “에픽을 특별한 피해자로 보지는 않고 있다”고 보도됐습니다. 이번 소송의 공판은 배심원 없이 진행되는데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의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판사가 여러 증거와 증인 진술 등을 검토한 뒤 판결합니다. 특히 양 측의 고위 경영진이 직접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고위 경영진, 어떤 사람들이 공판에 참석합니까?

기자)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매트 피셔 ‘앱스토어’ 담당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에픽’에서는 팀 스위니 CEO, 스티브 엘리슨 ‘에픽게임즈 스토어’ 총괄지배인 등이 참석하는데요. 약 3주 안에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소송의 결론은 어떤 내용이 나올 수 있습니까?

기자) ‘에픽’이 승소하면 ‘애플’은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야 합니다. 또한 법원이 애플에 소프트웨어 배포와 지급 대체 방법을 허용하라며 운영체제 개방을 함께 명령할 경우, 애플은 수익에 타격을 입을 전망인데요. 애플이 이기더라도 이번 소송의 영향이 오래 남을 것이라고 주요 매체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 각 주 정부와 연방 정부 차원에서 독점금지법 강화 논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인데요. 에픽 측이 이번 소송 과정에서 제시하는 증거와 증언이 거대 기술기업들에 불리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일 미국 마이애미의 '메이시스 백스테이지' 매장. (자료사진)
지난 1일 미국 마이애미의 '메이시스 백스테이지' 매장.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인의 소득이 아주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지난 3월 미국의 개인 소득이 전달 대비 21.1% 증가했다고 미 상무부가 지난주 밝혔습니다. 지난 1959년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건데요. 앞서 지난 2월에는 소득이 7% 감소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큰 폭으로 반등한 요인이 뭔가요?

기자) 네.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경기부양법안이 이행에 들어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1조 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 추가 경기부양안에 서명했는데요. 이에 따라 고소득층을 제외한 주민들에게 1인당 최고 1천400달러씩의 현금이 지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부의 현금 지원은 개인 소득뿐 아니라, 소비나 저축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현금이 늘어난 만큼 소비도 늘었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상무부는 3월 소비지출도 4.2%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2월의 1% 감소에서 역시나 반등세를 보이며 작년 여름 이후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인들은 특히 자동차나 가구 같은 고가 제품을 구입하는 데 돈을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럼, 저축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기자) 소득 증가분에 비해 지출은 적다 보니 저축률도 많이 증가했습니다. 3월 개인 저축률은 27.6%로 역대 두 번째 증가 폭을 기록했는데요. 미국인의 개인 저축액은 3월 기준으로 약 6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팬데믹 기간 미국인의 저축액이 늘었다는 소식은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정부 지원금까지 받게 되면서 저축이 더 늘어난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높은 저축률은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앞으로 몇 달간 코로나 방역 조처가 완화되면서 팬데믹 기간에 저축해놓은 돈을 이제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할 거라는 말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특히 부유층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의 타격을 덜 받은 반면, 저축액은 크게 불면서 앞으로 대규모 소비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소비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 않습니까?

기자) 네. 소비지출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합니다. 따라서 소비 증가는 미국 경제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건데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주택이나 가전제품의 소비는 증가했지만, 대면 서비스 부문, 그러니까 식당이나 여가, 항공 여행 관련 소비는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면서 서비스 업종 소비도 되살아나고 있는데요. 3월 서비스업 부문의 소비는 전달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소비가 늘어나면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있다고요?

기자) 네. 바로 ‘인플레이션(inflation)’, 즉 물가 상승입니다. 소비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수 있는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실제로 현재 기업들이 소비자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요. 이는 임금 인상과 제품의 가격 인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진행자) 수치상으로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고요.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도 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전달인 2월보다 0.4%P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이 물가 상승률은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으로 삼는 지표 아닙니까?

기자) 네.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수준이 되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산업 각 분야에서 물가 상승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현행 ‘제로(zero)’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한차례 가격 인상은 일시적인 요인이 반영된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나 자산매입 축소 등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때는 아직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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