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공식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과 참가국들이 오는 15일 협정문에 최종 서명할 예정인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CEP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은 흔히 영어 앞글자를 따서 ‘RCEP’로 줄여 부르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Multilateral Free Trade Agreement) 입니다.
RCEP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9%, 전 세계 인구의 약 30%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 공동체입니다.
RCEP의 골자는 회원국 간에 통관과 무역, 관세, 투자, 전자상거래와 지식재산권, 원산지 기준 등 새로운 규정과 절차를 도입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하고 각국의 국익과 역내 발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RCEP 탄생 배경”
2000년대 들어 세계 각국은 양자 또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관세 철폐 등 무역 장벽을 낮추고 시장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활발히 전개했습니다.
아세안 회원국 사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경제 통합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일본은 역내 경제 통합을 선도하기 위해 아세안 회원국과 역내 주요 국가들을 아우르는 확대 자유무역협정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아세안은 2011년 11월 열린 제19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라는 구상을 도입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기로 합의합니다.
그리고 2012년 11월, 첫 RCEP 공식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협상 과정과 인도의 불참”
RCEP의 협상 과정은 첫 협상이 시작된 이래 2020년 11월 최종 서명에 도달하기까지 만 8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만큼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각국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어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고 갔지만, 아세안 회원국들은 내부 합의 과정을 통해 공동입장을 내는 식으로 협상에 임했습니다.
각국은 수십 차례의 실무협상을 비롯해 정상회의와 장관회의를 갖고 쟁점을 조율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열린 제3차 RCEP 정상회의에서 드디어 협상 타결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RCEP 가입을 목표로 협상에 참여해왔던 인도가 최종 단계에서 불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RCEP에 참여하면 자국의 경제에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이유였습니다. 인도는 현재 다양한 외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RCEP 협정에 따라 품목별로 관세를 낮추거나 무관세 적용을 할 경우, 상당수 인도산 제품이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값싼 중국산 제품이 인도 국내 시장에 쏟아져 들어오게 되면 대중국 무역 적자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참여를 고사했습니다.
하지만 양국의 갈등 관계도 불참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와 중국은 종종 무력 충돌까지 벌이며 오랜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인도는 또 최근 중국이 역내에서 도발적으로 군사력을 확장하는 것도 예의 주시하며 견제하고 있습니다.
현재 RCEP 회원국은 일단 15개국으로 출범하면서 인도의 참여를 계속 권유할 방침입니다. 인도까지 참여할 경우, RCEP는 세계 인구의 절반을 아우르는 자유무역협정으로 규모가 커지게 됩니다.
“TPP와 CPTPP”
국제사회에는 미국이 주도한 대규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도 있었습니다. 바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 약칭 ‘TPP’입니다. TPP는 당초 브루나이와 칠레, 뉴질랜드, 싱가포르 4개국으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전임 정부인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를 주목하면서 판이 커졌습니다.
이후 미국의 주도로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와 태평양 역내 국가들이 대거 관심을 보이면서 2008년부터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TPP 역시 각국의 이해관계와 국내 시장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협상 시작 8년 만인 2016년 2월에야 극적으로 출범했습니다.
미국과 아시아 역내 12개국이 참가한, 전 세계 GDP의 40%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거대한 경제권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자 무역보다는 개별 국가 간 무역 관계를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2017년 1월, 미국은 TPP에서 전격 탈퇴했습니다.
가장 영향력이 큰 미국의 탈퇴로 TPP는 1년도 채 못 돼 좌초 위기를 맞았는데요. 이후 일본의 주도로 TPP는 나머지 11개국 회원국으로 구성된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대체됐습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미국의 대선 결과가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무역 문제에 있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도 미국의 TPP 복귀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뉴스 속 인물: 크리스토퍼 밀러 미 국방장관 대행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크리스토퍼 밀러 미 국방부 장관 대행입니다.
11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을 전격 해임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토퍼 밀러 국가 대테러센터장을 국방장관 대행으로 임명했습니다.
미국의 국가 대테러센터장은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 자리로, 트럼프 대통령은 밀러 장관 대행이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며 앞으로 훌륭하게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밀러 장관 대행에 대해 이력은 약한 편이지만 대테러분야에서는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밀러 장관 대행은 지난 8월 대테러센터장으로 취임한 데 이어 불과 두 달여 만에 국방장관 대행으로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됐습니다.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은 1965년생으로 올해 55살입니다. 부인 캐서린 밀러 씨와의 사이에 1남 2녀가 있습니다.
밀러 장관 대행은 중서부 위스콘신주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10살 때 이웃 아이오와주로 이주해 이곳에서 줄곧 성장했습니다.
아버지는 아이오와주의 작은 도시에서 경찰서장직을 역임했고 어머니는 대학교에서 강의를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밀러 장관 대행은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학사학위를, 미국해군대학교(Naval War College)에서는 국가안보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는 조지워싱턴대학교 학군단(ROTC) 출신입니다.
1983년부터 육군 예비군에 소속돼 보병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으며, 워싱턴 D.C. 주 방위군에서 헌병으로도 근무했습니다.
1987년 대학 졸업과 함께 보병 장교로 임관했습니다.
이후 1993년 특수 부대로 이동해, 제5특수부대(공수부대) 안에서 수많은 작전과 특수 정찰 업무, 참모직을 수행했습니다.
미국의 9.11 테러 사건을 일으킨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체포 작전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밀러 장관 대행은 지난 9일 국방부 청사에 출근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내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까지 두 달여 남겨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밀러 장관 대행이 가장 위태로우면서 엄중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곧 출범을 앞두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크리스토퍼 밀러 미 국방장관 대행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