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벨라루스에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2주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건강 이상설 속에 연속 재임 최장기록을 세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1억 명이 극빈 상황에 놓일 것이라는 세계은행 총재 경고,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벨라루스에서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시위가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의 시위가 2주일 넘게 이어지며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23일에는 수많은 사람이 수도 민스크 중심가에 몰려나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시위대 규모는 어느 정도였다고 하나요?
기자) 벨라루스 국영 매체는 약 2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야권 성향의 벨라루스 언론은 약 10만 명 정도로 추산했습니다. AP 통신은 대략 15만 명 정도가 모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시위 현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시위대는 민스크 시내 중심가 독립광장 근처에서 시위를 벌인 후 인근 오벨리스크 광장으로 이동해 시위를 계속했는데요.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대는 벨라루스 국기를 펼쳐 들고, 대통령의 퇴진과 자유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한때 대통령 관저 근처까지 접근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은 없었나요?
기자) 네. 이날 수십 대의 경찰 차량과 중무장한 병력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는데요. 시위대와 경찰 간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습니다. 대통령 관저 근처까지 몰려갔던 시위대도 평화적으로 해산했는데요. 앞서 벨라루스 국방부는 시위대를 향해 질서와 평화를 어지럽힌다면 경찰이 아닌 군과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진행자) 당시 루카셴코 대통령은 관저에 있었습니까?
기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외부 순찰을 나갔다가 나중에 관저로 돌아왔는데요.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헬기 이동 중 관저 상황을 보고 받고 “시위대가 쥐새끼들처럼 흩어졌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관저에 도착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방탄복을 착용하고, 자동소총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진행자) 지금 시위가 2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 사이 수천 명이 체포됐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9일 대선 이후 지금까지 7천 명 이상 체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곤봉과 고무탄 등을 이용해 강경 진압하면서 수백 명이 다쳤고요. 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지금 시위대는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벨라루스 선거 당국은 지난 9일, 이번 대선에서 여섯 번째 임기에 도전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지지로 압승을 거뒀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시위대는 부정선거로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며 연일 파업과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시위대의 요구에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시위대의 퇴진 요구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시위의 배후에 자신의 정권을 몰아내려는 서구 세력이 있다며 서방이 벨라루스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야당 후보는 이웃 나라로 피신한 상태라고요?
기자) 네.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후보는 대선 이후 벨라루스 정국이 불안정해지자 신변 보호를 위해 이웃 나라인 리투아니아로 피신해 있는데요. 선거가 정당하게 치러졌다면 자신이 60~70% 득표로 승리했을 거라고 주장하며 벨라루스 국민에게 투쟁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 주변국가에서도 벨라루스 지지 시위가 벌어지고 있네요?
기자) 네.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해 3국은 30여 년 전 벨라루스와 함께 구소련에서 독립을 쟁취한 나라들이기도 한데요. 이들 국가에서도 23일, 벨라루스 국민을 지지하기 위한 연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현 벨라루스 사태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벨라루스 국민의 자유에 대한 열망을 지지하고, 벨라루스 정부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성명을 내고, 미국은 외부 개입 없이 스스로 지도자와 나아갈 방향을 선택하려는 벨라루스 국민의 열망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평화적인 시위대와 언론인 폭력, 구금자 학대 등을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 고위 관리가 벨라루스 주변국 순방에 나서는군요?
기자) 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24일부터 27일까지 리투아니아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오스트리아를 순방한다고 국무부가 23일 밝혔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방문국 당국자들과 벨라루스 사태를 포함해 지역, 국제 현안을 협의할 예정인데요. 티하놉스카야 측은 비건 부장관이 리투아니아에서 티하놉스카야 후보와 만날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새로운 기록을 세웠군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로, 연속 재임 일수 2천799일을 달성하면서 일본 역대 최장 연속 재임 일수를 기록했습니다. 종전 기록은 1964년부터 1972년까지 재임한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로 2천798일이었습니다.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외종조부기도 합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는 이미 다른 기록도 갖고 있죠?
기자) 네. 아베 총리는 지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1차 총리직을 지냈고요. 2012년 2차 집권에 성공하면서 지금까지 재임 중인데요. 지난해 11월, 1차 집권 기간 약 1년을 포함해 총 재임 일수 기준, 역대 최장수 총리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계속 나돌고 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베 총리는 최장 연속 재임 일수 신기록을 세운 날에도 병원을 찾았습니다. 지난 17일 도쿄 게이오대학 병원을 찾은 지 일주일 만에 또다시 병원을 찾으면서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더 확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번에는 건강 검진차 방문했다고 했는데요. 이번에는 무슨 일로 또 간 건가요?
기자)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지난주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추가 검사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말은 없었습니까?
기자) 자신이 건강하다고 확신한다며 앞으로는 건강 관리에 더 신경 쓰면서 열심히 일할 계획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나중에 설명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거죠?
기자)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은 지난 6월 말 아베 총리가 공식 기자회견과 국회 출석을 자주 하지 않으면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아베 총리가 지난달 피를 토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또 최근 아베 총리의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혈색이 창백하다는 등 아베 총리의 건강을 의심하는 보도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조기 사퇴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 당시인 2007년에도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때문에 불과 1년 만에 총리직에서 사퇴한 전력이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아베 총리가 건강 때문에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조기 사퇴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입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근거 없는 보도라며 일축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매일 총리를 접견하고 있다면서 총리의 건강 상태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베 총리는 건강 문제 외에도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부실에 따른 비판 여론이 강해지면서 아베 총리 정권에 대한 지지율도 추락하고 있습니다. 교도통신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6%에 그쳤는데요. 이는 2012년 복귀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1억 명이 극빈 상황에 놓일 것이란 발언이 나왔군요?
기자) 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가 최근 ‘AFP’ 통신과의 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7천만 명에서 1억 명에 달하는 사람이 극한적인 가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세계은행 측이 일전에도 비슷하게 경고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몇 달 전에 세계은행은 이번 사태로 6천만 명이 극빈 상태에 놓일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하지만, 맬페스 총재가 새로운 전망치를 내놓았는데요. 현재 상황이 좋아지지 않거나 더 나빠지면, 이 숫자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극빈층을 늘리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이와 관련해서 맬패스 총재는 대유행 기간 일자리와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공급망이 파괴됨으로써 상황이 나빠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맬패스 총재는 경제 위기가 길어지면 이런 요인들이 사람들을 극한 가난으로 내몰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세계은행은 주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장기간 돈을 빌려주는 일을 하는데요. 그런 기관의 수장인 맬패스 총재는 그럼 어떤 해결책을 제시했습니까?
기자) 네. 가난한 나라들의 빚 상환을 미뤄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부채를 줄여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맬패스 총재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방안은 이미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요 20개국(G20) 등 선진국들은 가난한 나라들이 빚은 갚는 것을 올해 말까지 미뤄주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부채 상환을 내년까지 연기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난한 나라들이 빚을 갚는 걸 미뤄주면, 그 돈을 자신들을 위해 쓸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맬패스 총재는 부채 재조정 규모는 나라마다 다를 것이지만, 이 방안이 부채에 취약한 나라들에 필요하다는 인식이 점점 분명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세계은행 차원에서 지원은 없었습니까?
기자) 네. 세계은행은 2021년 6월까지 100여 개 나라에 비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자금 1천6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하루에 $1.90도 안 되는 돈으로 사는 극빈층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