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 중동 정세를 논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시리아 주둔 미군 기지 공격을 받자 재반격에 나섰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이탈리아에서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습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만든 코로나 백신의 효능이 몇 년이나 지속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회담이 있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백악관에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정상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이란 등 최근의 중동 정세를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동 지형에 새로운 판도가 그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두 앙숙 국가의 정권이 교체되면서 중동 정세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달 중순, 나프탈리 베네트 신임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가 출범했고요. 이란도 지난주 실시한 대선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가 당선됐는데요. 두 사람 모두 강경보수주의자들로, 양국의 강 대 강 대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리블린 대통령에게 “내 눈앞에서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 자위권에 대한 미국의 견고한 지지도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리블린 대통령은 이제 곧 퇴임을 앞두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7년 임기를 마치고 다음 달 초, 퇴임합니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이달 초, 투표를 통해 아이작 헤르조그 전 노동당 대표를 선출한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 대통령은 실권이 거의 없는 상징적인 국가원수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이제 곧 퇴임하는 리블린 대통령에게 한 말은 나프탈리 베네트 내각을 향한 메시지로 읽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의 회담에서 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라크와 시리아 접경 친이란 민병대에 대한 작전 명령을 내린 자신의 결정을 옹호했습니다. 앞서 미군은 27일 저녁,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친이란 민병대 시설 3곳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공습 표적으로 삼은 목표물들은 이라크에 있는 미국인들에 대한 공격에 책임이 있는 친이란 민병대들이 사용하는 시설물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정당한 대응이었다는 설명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자신은 미국 헌법 2조에 명시된 권한에 따라 공습을 지시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미국 헌법은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쟁 선포권을 갖고 있는 의회와 종종 법 해석을 둘러싸고 충돌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리블린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리블린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자위권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선언한 것은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백악관에 위대한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신임 총리와도 만날까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베네트 총리와 조만간 백악관에서 만나길 고대한다고 말했는데요. 이스라엘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VOA의 질문에 대해서는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럴 생각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는 유대관계가 매우 돈독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데요. 바이든 행정부와 베네트 이스라엘 정부는 어떨까요?
기자) 새로 출범한 두 정부 모두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현 이스라엘 내각이 너무 다양한 정당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일치된 목소리를 내기 힘들고 당파적 접근이 힘들어 네타냐후 정부 때보다 더 온건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는데요.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 국가 해법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에 대한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양국의 입장이 다릅니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 합의는 이란 핵무기를 억제하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이란 핵 합의가 중동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며 현재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은 미국의 이란 핵 합의 추진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무엇보다 양국의 좋은 관계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라크와 시리아 접경지대에서는 미군과 친이란 민병대 간에 이틀째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고요?
기자) 네. 27일 저녁 미군의 친이란 민병대 공습에 이어 28일 밤, 시리아 주둔 미군 기지가 여러 발의 로켓 공격을 받았는데요. 이에 미군은 자위권을 행사해, 대포대 사격으로 대응했다고 국제연합군 대변인인 웨인 마로토 대령이 밝혔습니다. 로켓 공격에 따른 인명 피해는 없고요. 다른 피해는 현재 파악 중이라고 마로토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주요 20개국(G20) 외교 장관 회의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29일과 30일 이틀 일정으로 이탈리아 마테라에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들이 국제 현안을 논의합니다. 이번 회의의 주 의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후변화, 식량 안보 등입니다.
진행자) G20 외교장관들이 직접 대면 회의를 하는 게 얼마 만이죠?
기자) 2년 만입니다. G20 외교장관들은 지난 2019년 11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회담을 끝으로 대면 회의를 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G20 외교장관 회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최했는데, 신종 코로나 사태로 화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참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주 유럽 순방길에 올라 독일, 프랑스 등을 거쳐 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29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코로나 팬데믹 종식을 위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협력이라면 예를 들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우선 코로나 백신 공유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더 많은 백신이 더 많은 곳에 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다각적인 협력이야말로 이 전 세계적인 보건 위기를 멈출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도 대규모 백신 공유를 약속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5억 회분의 백신을 전 세계 90여 중·저소득 국가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기후 문제도 비중 있게 다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각국 외교장관들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인데요. 블링컨 장관은 각국 장관들에게 파리기후변화협정의 구체적인 이행에 대한 다짐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국무부 관리들은 전했습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국제적 합의로, 지구의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이내로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진행자) 또 눈여겨 볼만한 의제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이달 초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도출한 ‘글로벌 최저법인세 15%’ 합의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인데요. 블링컨 장관은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와 지속적이고 포용적인 경제 회복 정책의 중요성을 부각할 전망입니다. 각국 장관들은 또, 인권과 남녀평등, 젊은이들에 대한 기회 제공, 인도적 지원을 비롯해 아프리카 경제 개발 문제도 심도 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진행자)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각국 장관들이 개별 회담을 통해 자국의 주요 현안을 다루기도 하는데요. 지금 미국과 중국 관계가 껄끄러운 편인데, 일정 중에 미국과 중국 외교장관 간에 별도 회담도 있습니까?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화상으로 참석하기 때문에 대면 회담은 없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28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20 외교장관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은 정의용 한국 외교장관 대신 최종문 제2차관이 참석합니다.
진행자) G20 외교장관 회의를 끝으로 블링컨 장관의 유럽 순방 일정은 모두 마무리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30일 G20 외교장관 회의를 마친 후 귀국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지난 22일 유럽 순방길에 나선 블링컨 장관은 그동안 독일에서 열린 리비아 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나 양국 관계와 국제 현안을 논의했고요. 28일에는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한 후,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사가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효능에 관해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면역학자인 알리 엘레베디 박사가 주도한 연구진이 최근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내용인데요. 연구 결과,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효능이 몇 년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연구 결과가 사실이라면 코로나 방역에 좋은 소식이라고 할 수 있죠?
기자) 물론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이른바 ‘mRNA' 백신을 맞은 사람들 대부분이 장기간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보호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화이자와 모더나가 만든 코로나 백신이 바로 ‘mRNA' 백신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구진은 해당 백신 접종을 마친 41명을 선정해서 이 가운데 14명의 림프샘 내 표본을 채취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표본 안에서 면역 효과 지속에 중요한 ‘배중심(germinal center)’을 살펴봤는데요. mRNA 백신이 활성화한 배중심은 여러 달이 지나도 여전히 지속하고 대부분의 경우 많이 줄어들지도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효과가 오래 간다면 이른바 ‘부스터 샷’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구진은 mRNA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코로나바이러스와 변이 바이러스가 다른 형태로 진화하지 않는 한 ‘부스터 샷’, 즉 추가 접종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서 회복한 사람이 mRNA 백신을 맞으면 평생 면역력이 생길 수도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사람에 따라 평생 면역력이 생길 수도 있다고요?
기자) 네. 연구진은 백신의 예방효과를 비껴가는 변이 바이러스가 없다면 이론상 평생 지속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고령자나 면역이 약한 사람, 그리고 면역을 억제하는 약을 먹는 사람들은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회사가 만든 코로나 백신으로 존슨앤드존슨이 만든 백신도 있죠?
기자) 네.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이 만든 백신인데요. 얀센 백신은 이번에 연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mRNA 계열 백신보다는 얀센 백신의 면역 반응이 덜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영국이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에 관한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면 면역 효과가 더 강해지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백신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사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으로 개발했는데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처럼 두 번 맞아야 하는데, 한 차례 더 ‘부스터 샷’을 받을 경우, 면역 반응이 훨씬 커진다는 겁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