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가 끝났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사가 미국 임상시험에서 76% 효능을 보였다고 수정 발표했습니다. 세계 20개국 이상에서 많은 사람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나토 외무장관 회의가 끝났군요?
기자) 네. 유럽과 북미주 안보 공동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회의가 24일 끝났습니다. 23일부터 열린 이번 나토 외무장관 회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 참석한 것이라 더 이목이 쏠렸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나토 회원국 장관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 보죠.
기자) 네. 우선 대서양 동맹 재건을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나토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기간 불협화음을 내면서 관계가 껄끄러워졌는데요. 이를 다시 복원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나토와 미국 사이에는 흔들리지 않는 맹세가 있다면서 나토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나토 간의 가장 큰 쟁점이 방위비 분담 문제였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며 나토를 압박했고요. 결국 회원국들은 오는 2024년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올리기로 거듭 약속하긴 했지만, 양측의 관계는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진행자) 나토 회원국이 모두 몇 개국이죠?
기자) 지난해 북마케도니아가 가입하면서 현재 30개국입니다. 이 가운데 방위비 2%를 충족한 나라는 현재 10개국이 안 됩니다. 독일의 경우 2031년까지 2%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럼 방위비 증액 부분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방침은 뭔가요?
기자) 블링컨 장관은 나토 외무장관들에게, 미국은 여전히 나토 동맹국들이 그 약속을 지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동맹국들이 공정하게 부담을 나눠 가져야, 어떤 결정을 할 때 공평한 발언을 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대를 하게 될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나토 외무장관에서 또 어떤 의제가 중요하게 다뤄졌습니까?
기자) 부상하는 중국의 위협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군사적 야욕이 해를 거듭할수록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중국의 강압적인 행동이 나토의 집단안보 체제와 번영을 위협한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동맹국들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말해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유럽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과 유럽연합(EU)은 투자협정을 체결하는 등 경제 교류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기후변화 같은 전 지구적인 대응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중국과 협력이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졌다고요?
기자) 네. 북대서양조약기구 출범 자체가 구소련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고요. 나토는 러시아의 군사력 확장에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새로운 무기와 전략으로 동맹국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나토의 집단안보가 보장하고 있는 국제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런 새로운 위협들이 이를 막으려는 나토 동맹의 능력을 능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집단안보는 나토 설립의 근간이 되는 항목이죠?
기자) 맞습니다. 나토는 냉전 시대, 구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출범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특히 나토 헌장 5조를 거론하며 집단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나토 헌장 5조는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을 전체 회원국의 침공으로 간주해 집단 대응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나토 외무장관 회의를 끝으로 그럼 블링컨 장관의 유럽 방문 일정은 모두 마무리됐나요?
기자) 외무장관 회의에 이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담했고요. 이어서 터키, 독일 외무장관과도 개별 회담을 했습니다. 터키 외무장관과는 터기의 러시아 S-400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문제, 독일 외무장관과는 러시아와 노르트스트림-2 천연가스관 건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우려와 반대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사가 백신 결과를 수정,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아스트라제네카사가 24일, 미국에서 진행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3상 임상시험 결과 76%의 효능을 보였다고 수정, 발표했습니다.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아스트라제네카사의 앞서 발표 내용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전에 나온 예방률은 몇 %였습니까?
기자) 79%였습니다. 하지만 미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사가 근거로 한 정보가 너무 오래됐다며 백신 효능에 의구심을 제기했고요. 이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사는 지난 2월 17일까지 수집된 자료를 근거로 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신 자료에 기반한 자료를 곧 내놓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틀 만에 공개한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초 발표한 효능보다 떨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면 65살 이상 노인들에 대한 예방 효과는 85%에 달했다며, 지난번 발표치 80%보다 5%P 높였습니다. 또 자사 백신이 중증 질환과 사망을 예방하는 데 100% 효과가 있다는 기존의 발표는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아스트라제네카사 백신은 안전성 논란도 겪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후 혈전이 생기는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면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속속 백신 접종을 임시 중단했는데요. 유럽의약품청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다시 백신 접종을 재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국가는 여전히 아스트라제네카사 백신의 안전성 우려로 접종을 꺼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인도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수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인도는 아시아에서 한국과 함께 아스트라제네카사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데요. 인도는 전통적인 백신 강국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전 세계에서 쓰이는 각종 백신 약 60%가 인도에서 생산됐습니다. 그런데 인도 정부가 당분간 자국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BBC 등 주요 매체들이 인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수출을 중단한다는 거죠?
기자) 인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백신 물량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당국자는 임시 제한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조처로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사업은 물론 저개발국가의 백신 공급도 차질을 빚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저개발 국가 간에 특별히 무슨 관계가 있나요?
기자) 네. 아스트라제네카사 백신은 화이자사나 모더나사 등 다른 제약사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보관 방법도 덜 까다롭습니다. 이에 따라 저개발 국가들은 주로 아스트라제네카사 백신을 선택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한 지 1년이 넘어가면서 전 세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올림픽 대회가 연기되는 전무후무한 일도 겪었는데요. 일본에서는 성화 봉송이 시작됐네요?
기자) 네. 25일, 일본 후쿠시마현에 있는 축구장에서 도쿄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성화봉송이 시작됐습니다. 도쿄 올림픽은 오는 7월 23일 개막하는데요. 성화봉송을 시작으로 올림픽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최근 도쿄도를 중심으로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 관중 없이 대회를 치를 예정입니다.
진행자) 현재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으로, 25일 현재,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약 1억2천500만 명, 누적 사망자는 274만6천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약 3천만 명이 감염됐고, 54만5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브라질은 감염자 1천220만여 명, 사망자 약 30만 명으로 미국의 뒤를 잇고 있는데요. 현재 브라질에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20개국 이상에서 많은 사람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유엔이 밝혔군요?
기자) 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나온 내용인데요. 현재 20개 지역에서 약 1억 7천 400만 명이 심각한 굶주림 탓에 긴급한 도움이 없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굶주림에 고통받는 지역이 어느 나라입니까?
기자) 네. 대부분 아프리카에 있습니다. 남수단, 소말리아, 중부 사헬,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그리고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입니다. 또 아시아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중동에서는 시리아와 예멘이 들어갔고요. 중미의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남미 베네수엘라 등도 포함됐습니다.
기자) 대부분 내전을 겪거나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곳들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굶주림이 발생한 원인으로 먼저 분쟁이나 여러 형태의 무장 폭력을 들었습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가져온 경제적 충격, 자연재해나 병충해, 그 밖에 구호 활동 제한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식량 때문에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네. 유엔은 5단계로 나눠진 ‘통합식량안보단계(IPC)’라는 걸 씁니다. 이 가운데 3단계 이상이면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아 긴급 대응이 필요한 단계인데요. 보고서는 이 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이 1억 7천 400만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3단계 이상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어느 나라에 가장 많나요?
기자) 네. 콩고민주공화국이 1천 960만 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 아프가니스탄이 1천 690만 명, 예멘 1천 610만 명, 그리고 나이지리아 1천 300만 명 순이었습니다.
진행자) 4단계 이상에서는 어느 나라가 상위권입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이 550만 명, 그리고 예멘이 약 500만 명이고요. 콩고민주공화국이 약 488만 명입니다. 그 밖에 5단계에 속하는 사람들이 있는 나라도 있는데요. 남수단 11만 명, 그리고 예멘 5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가장 심각한 5단계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을 말하나요?
기자) 네. 5단계는 ‘재앙-기근’ 단계로 부릅니다. 구체적으로 식량이나 다른 필수품이 극심하게 부족해서 기아나 죽음, 그리고 극심한 가난과 영양실조 상태가 분명한 상황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만연하는 죽음이나 생활의 완전 붕괴를 막기 위해 긴급하게 행동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진행자) FAO와 WFP는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권고했습니까?
기자) 네. 싸움을 멈추고 취약한 집단에 구호를 제공하며 구호에 필요한 기금을 더 확충해야 한다고 두 기관은 권고했습니다. 두 기관은 식량 구호를 위해 올해 55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