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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 속 '양회' 개막…미얀마, 유혈 진압에도 시위 계속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의 하나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4일 개막했다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의 하나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4일 개막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4일 개막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어떤 중국의 주요 정책이 결정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이 소식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미얀마 시민들이 군부의 유혈진압에 굴복하지 않고 저항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 지난해 세계 인구 가운데 4분의 3이 자유가 쇠퇴하는 지역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개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이 두 행사를 합쳐서 흔히 ‘양회(Two Sessions)’라고 부르는데요. 철통같은 보안 속에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습니다.

진행자) 양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사죠?

기자) 네. 지난해 중국의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분야 등의 성과를 평가하고, 새해 중국이 나아갈 정책 방향과 경제 성장 목표치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치 행사입니다. 특히 올해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해인 데다가, 중국이 5년 단위로 내놓는 경제 · 사회 정책을 결정하는 해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정치행사군요?

기자) 맞습니다. 통상적으로 3월에 열리는데요. 하지만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이례적으로 5월에 열렸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치 자문기구인 ‘정협’이 하루 먼저 시작하고요. 다른 나라 국회 격에 해당하는 전인대가 다음날 시작됩니다. 올해도 정협이 4일 먼저 문을 열고, 5일 전인대 전체회의가 개막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여전히 중국도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올해 예년대로 3월 양회를 치름으로써 국제 사회에 코로나 방역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전국 각지에서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집결하는 정협 위원과 전인대 대표 약 5천 명에게 사전에 코로나 핵산 검사를 하는 등 초고강도 방역을 시행했습니다.

진행자) 정협 개막 행사는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기자) 네, 인민대회당에 약 2천 명의 정협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수뇌부가 등장했고요. 장칭리 정협 부주석의 개막 선언에 이어 왕양 정협 주석이 지난해 업무 성과를 보고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지난해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진행자) 네, 왕양 정협 주석은 지난해는 중국 역사상 평범하지 않은 한 해였다고 운을 뗐는데요. 하지만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단합해 전체 당과 인민들을 잘 이끌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과 빈곤 퇴치, 13차 5개년 계획의 원만한 마무리, ‘샤오캉’ 성과 등을 열거하면서, 인민이 만족하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찬란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고 자평했습니다.

진행자) ‘샤오캉’이라는 게 뭐죠?

기자) 모든 중국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린다는 의미로, 시진핑 주석이 집권 2기의 청사진으로 밀고 있는 정책입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건설하고, 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는 부강한 사회주의 현대 국가를 실현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진행자) 올해 양회에서 주목해야 할 것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AP, 로이터 등 주요 매체는 올해 양회의 관전 포인트로, 14차 5개년 계획, 홍콩 사태, 미국과의 관계 등을 꼽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부터 14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로 13차 5개년 경제계획이 마무리됐고요. 중국 지도부는 이번 양회에서 올해부터 시작되는 14차 5개년 경제계획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지도부는 이와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와 국방 예산 등도 수립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어느 정도로 제시할까요?

기자) 리커창 중국 총리가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일자리 창출 등 업무 보고를 할 예정인데요. 일각에서는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정 목표를 설정하면 속도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중국은 최근 몇 년간 구체적인 숫자 대신 구간을 제시했는데 올해도 구간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 문제도 올해 양회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양회에 앞서, 중국에서 홍콩의 선거제도 개편 말이 나왔는데요.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결정짓는 구의회 선거인단을 아예 없애거나 대폭 축소해 친 중국 정치인들만 통치할 수 있도록 홍콩의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죠?

기자) 통상적으로 양회는 2주 정도 열리는데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정을 축소해 정협은 10일까지, 전인대는 11일까지 일주일 남짓 진행됩니다.

4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진압 경찰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
4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진압 경찰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보겠습니다. 미얀마 사태가 점점 격화하고 있군요?

기자) 네.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한 달이 넘었는데요.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의 유혈 진압에 굴복하지 않고 4일에도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투기가 저공비행을 하며 시위대를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전날에는 쿠데타 발생 이래 최악의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3일,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과 만달레이 등 곳곳에서 군경이 발포한 총에 맞아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크리스틴 슈라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이날 하루에만 적어도 3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희생자들 가운데 어린 학생들도 있다고요?

기자)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에는 희생자들의 이름과 나이, 고향, 사망 장소나 당시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14살 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버기너 유엔 특사는 경찰이 기관단총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봤다며, 미얀마에서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지난번보다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온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8일 미얀마 전역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18명이 숨졌는데요. 이로써 쿠데타 이후 목숨을 잃은 시민이 50명이 넘습니다. 미얀마 군인과 경찰은 4일에도 양곤과 모웅유아 등지에서 실탄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했습니다.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는 전투기 5대가 시위대 머리 위로 저공비행을 하며 위협을 가하기도 했는데요. 한 시위 참가자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언제든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러나 군부 통치 아래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 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죠?

기자) 네.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 등 국제 사회가 일제히 우려와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 미얀마 군부의 “끔찍한 탄압”을 비판하고 미국 정부가 적절한 조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AP 통신 현지 기자 등 미얀마 군부가 시위 현장에서 체포한 6명의 언론인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가 속해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도 미얀마 군부 대표를 불러 회의를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세안 10개국 외무장관은 지난 2일, 화상회의를 통해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석방과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미얀마 군부를 제재하는 등의 구체적 조치는 없어 원론적 모임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는 5일 미얀마 사태에 관한 특별회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의 이런 비판과 우려에 미얀마 군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버기너 유엔 특사가 3일, 소에윈 미얀마군 부사령관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버기너 특사는 미얀마 군부가 국제 사회의 강력한 제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우리는 제재에 익숙하고 살아남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전했습니다. 또 고립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경고에는 “몇 안 되는 친구들과 동행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월 시리아 이들리브주 카프르아루쿠의 난민들.
지난 1월 시리아 이들리브주 카프르아루쿠의 난민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많은 지역에서 자유 수준이 악화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2021 세계자유보고서’를 3일 공개했는데요. 보고서는 지난해 세계 인구 가운데 약 4분의 3이 전년도와 비교해 자유가 줄어든 지역에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세계 자유 수준이 15년 연속으로 후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자유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 겁니까?

기자) 네. 25개 항목에서 한 지역 민주주의가 얼마나 건강한지 측정하는데요. 이들 항목을 합산해 평가 지역을 ‘자유’, ‘부분적 자유’, 그리고 ‘부자유’,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치명적인 전염병 대유행과 경제적, 신체적 불안정, 그리고 폭력 충돌 등이 전 세계 자유화 수준을 후퇴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프리덤하우스가 몇 개 지역을 평가했나요?

기자) 네. 195개 국가와 15개 권역을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평가를 해보니까 73개 지역에서 자유화 수준이 후퇴했고요. 반면에 자유화 수준이 개선된 곳은 28개 지역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조사 대상 가운데 자유롭지 않은 곳이 몇 개나 됐습니까?

기자) 네. 54개 지역이 ‘부자유’로 평가됐습니다. 세계 인구 가운데 약 38% 정도가 자유롭지 않은 지역에서 사는 셈인데요. 이는 지난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반면 자유로운 지역은 82개로 인구로는 세계 인구 가운데 20%가 안 되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또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지역은 59곳이었습니다.

진행자) 자유화 수준을 순위로 매기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먼저 자유화 점수가 높은 지역들을 보면 북유럽에 있는 나라들인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이 100점으로 점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뉴질랜드가 99점, 그리고 네덜란드, 우루과이, 캐나다가 각각 98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은 몇 점이나 받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은 한국과 같은 83점으로 자유로운 지역으로 분류됐습니다. 한국은 점수 변화가 없는데요. 미국은 3점 떨어졌습니다. 정치적 부패와 정부 투명성 부족, 가혹한 이민 정책 등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중국은 9점으로 자유롭지 않은 지역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자유롭지 않은 지역 가운데 어느 곳이 점수가 가장 낮았나요?

기자) 네. 시리아와 중국령 티베트가 1점으로 최하위였습니다. 또 남수단, 에리트레아, 그리고 투르크메니스탄이 각각 2점이었고요. 북한은 3점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서 눈길을 끄는 지역이라면 어디를 들 수 있습니까?

기자) 네. 민주주의 국가 중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를 들 수 있습니다. 인도는 2019에 자유로운 지역이었는데 지난해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지역으로 강등됐습니다. 보고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체재 아래서 계속해서 민주주의 수준이 후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밖에 중앙아시아에 있는 나라인 키르기스스탄이 2019년 부분적 자유에서 지난해 자유롭지 않은 지역으로 강등된 것도 눈에 띕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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