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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RCEP 비준…미국, 베네수엘라인 임시 거주 허용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참가국 정상들이 지난해 11월 15일 화상으로 진행된 제4차 RCEP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참가국 정상들이 지난해 11월 15일 화상으로 진행된 제4차 RCEP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 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비준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미국 정부가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인들에게 임시 거주 자격을 부여하기로 한 소식,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평화 협상을 가속화할 것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비준 절차를 마쳤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8일,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 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비준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중화권 매체들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이날(8일), 이를 공식 발표했다고 일제히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선 RCEP가 뭔지 잠깐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RCEP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자유무역 협정인데요. 회원국 간에 통관, 무역, 관세, 투자 등의 장벽을 낮추고 전자 상거래, 원산지 기준 등 새로운 규정과 절차를 도입해 시장을 확대하고 각국의 이익을 도모하자는 게 RCEP의 주요 골자입니다.

진행자) 15개 회원국이 참여하는데,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매우 큽니다. 이들 국가의 인구는 전 세계의 3분의 1 수준인 약 23억 명이고요. 총 국내총생산(GDP)은 약 25조 달러로, 전 세계 GDP의 약 30%를 차지합니다. 유럽 공동체인 유럽연합(EU)의 GDP도 능가하는 건데요. 참고로 EU의 지난해 GDP는 약 20조 달러였습니다.

진행자) RCEP 논의가 상당히 오랫동안 진행됐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2011년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처음 RCEP 개념이 도입됐는데요. 9년 만인 지난해 11월, 15개국이 협정문에 정식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협정문에 서명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각국의 비준 절차가 필요합니다. RCEP 규정에 따르면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서 적어도 6개국, 그리고 아세안 회원국이 아닌 나라 가운데서는 3개 나라가 비준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까지 비준한 나라는 몇 개국이나 됩니까?

기자) 중국이 처음입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리고 있는데요.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전인대에서 8일 공식 비준 절차를 끝낸 후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의 비준 상황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각국 상황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비준 진행 과정도 저마다 다른데요. 대부분 아세안 회원국의 비준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는 관측입니다. 하지만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호주나 일부 국가는 비준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호주의 최대 교역국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놓고 관계가 악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소고기, 보리, 포도주, 면화, 석탄, 목재 등 호주의 대표적인 수출 주력 품목에 대해 일부 수입 금지나 고율의 관세를 매기는 것으로 보복 조처를 하고 있고요. 이에 맞서 호주는 지금 미국, 일본, 인도로 구성된 동맹협의체 ‘쿼드’를 중심으로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아세안 비회원국인 한국이나 일본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중국 경제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일본은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도 최근 몇 년간 중국과의 관계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순탄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연내 국회 비준을 목표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쯤이나 RCEP가 정식 발효될까요?

기자) 9개국이 서명하면 60일 후 정식 발효되는데요. 9개국의 서명을 다 받으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나 정식 발효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RCEP 출범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RCEP 구상은 아세안 회원국들이 제안한 건데요. 하지만 중국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RCEP 출범을 주도해 왔습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기자회견에서, 협정 발효가 빠를수록 국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며 다른 서명국들도 속히 비준을 마무리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주도해 온 또 다른 거대 자유무역 협정도 있었죠?

기자) 네.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지난 2016년 2월 출범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입니다. 미국과 아시아 역내 12개국이 참가한, 전 세계 GDP의 40%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 규모였는데요.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미국이 탈퇴하면서 현재는 일본과 호주가 주도하는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로 대체됐습니다. 일본은 바이든 행정부의 TPP 복귀를 바라고 있는데요. 하지만 조만간 바이든 행정부가 TPP에 복귀할 것 같지는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미국에 살고 있는 베네수엘라인들에게 임시 체류를 허용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불안정, 경제난 등을 피해 미국에 온 베네수엘라인들에게 미국 정부가 임시로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또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가한 제재도 다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이유로 미국에 와 있는 베네수엘라인이 얼마나 될까요?

기자) 뉴욕타임스나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32만 명 정도 되는데요. 이들은 미국 국토안보부 주관하에 ‘임시보호지위(TPS)’를 신청할 수 있고요. 자격 조건이 되면 18개월간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고, 일도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런 조처를 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이 8일 성명을 내놨는데요. 이번 조처는 광범위한 기아와 영양실조, 무장단체 증가 인프라 붕괴 등 베네수엘라의 비정상적이고 일시적 상황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또 이런 상황은 베네수엘라인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것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도 한 나라 두 대통령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은 지난 2018년 대통령 선거가 부정선거였다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극심한 경제난과 정치,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최근 몇 년 수많은 베네수엘라인들이 고국을 등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유럽 등 약 50개국은 베네수엘라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보고, 국제 감시단의 참관 아래 새로운 선거를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임 미 행정부는 후안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지도자로 인정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유엔 안보리에서 몇 차례 논의도 했는데요.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결의안 도출이나 제재에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개별적으로 베네수엘라를 제재하는 나라는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이 베네수엘라에 경제, 입국 금지, 무기 금수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8일,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 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미국이 서둘러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풀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인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AP 통신에, “지난 4년간의 일방적인 제재는 베네수엘라에서 선거라는 성과를 얻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이제 깨달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게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을 가속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이 최근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는 이 편지에서 아프간 평화 정착에 관한 미국의 현재 입장을 설명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아직 아프간 정책에 대한 검토가 끝나지 않았지만,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공유했던 이해를 진전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평화 협상을 가속화하고 이해 당사자들이 약속한 것을 지키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라는 예비 결론에 이르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여전히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벌이는 평화 협상을 해결책으로 여긴다는 뜻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를 위해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가니 대통령에게 요구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합의와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휴전을 위해 협상 당사국과 관련국들, 그리고 유엔이 참여하는 고위급 외교활동을 바로 시작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협상 당사국이라면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을 말하는데, 관련국이라면 어디를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 중국, 파키스탄, 이란, 인도, 그리고 미국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측에 “관련국 외교장관들과 대표들을 모아 아프간 평화를 지원할 단일 방안을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직접 협상에 대해서는 서한에 어떤 말이 있었나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아프간 특사에게 합의와 휴전에 대한 논의를 가속할 방안을 아프간 정부뿐만 아니라 탈레반 지도부와도 공유하도록 요청했다”라며 “이 방안은 통합정부 구성이나 휴전 등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를 인도할 근본적 원칙이나 일정을 마련하는 것을 가속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터키의 역할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터키의 역할이 뭡니까?

기자) 네. 서한은 “수주 안에 평화안을 마무리하기 위한 당사자 간 고위급 회담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터키 정부에 요청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블링컨 장관은 서한에서 아프간 내 폭력을 줄여야 할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탈레반의 공격이 잦아들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아프간 내 폭력 사태로 인한 민간인 희생을 용납할 수 없고, 이는 평화 정착을 방해할 것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폭력 감소를 위한 90일 계획의 수정안을 준비했다면서 이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라고 가니 대통령에게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해 2월, 미국이 탈레반과 합의한 사항을 보면요. 아프간 주둔 미군을 5월 1일까지 전면 철수하겠다는 항목이 있는데요. 블링컨 장관이 이 조항도 언급했는지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아직 어떤 방안도 배제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미군 전면 철수를 포함해 다른 방안도 고려 중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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