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의 항공모함 편대가 타이완 인근 앞바다에서 대규모 해상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남중국해에 이어 타이완 해협을 둘러싼 무력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인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이스라엘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차기 정부의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타이완 해협을 둘러싸고 또다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타이완 앞바다로 보내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국 해군은 5일 성명을 통해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포함해 6척의 편대가 타이완 해역에서 해상훈련을 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군이 타이완 해역에서 이런 훈련을 하는 이유가 뭐죠?
기자) 중국 해군은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력 향상을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상적인 훈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앞으로는 비슷한 훈련이 정기적으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혀 양안 간 긴장이 더 고조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양안 간이라고 하면 중국과 타이완을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타이완은 국가 대 국가의 관계가 아니라 특수한 관계기 때문에 둘 사이를 말할 때는 양국 관계라고 말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양안 관계(Cross-Strait Relations)’라고 부릅니다. 안은 호수나 강, 바다 기슭을 말하는 한자죠. 중국과 타이완은 좁은 타이완 해협을 사이에 두고, 서쪽 기슭, 즉 서안에는 중국 본토 대륙이, 동쪽 기슭, 동안에는 타이완섬이 마주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무력 시위를 자주하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5일에도 중국 전투기들이 타이완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5일,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J-16 전투기 4대와 J-10 전투기 4대, 그리고 초계기와 경보기 등 중국 군용기 10대가 타이완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고 밝혔는데요. 중국 군용기의 진입은 최근 열흘 새 세 번째입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이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타이완 국방부는 즉각 초계기를 출격시켜 중국 전투기들을 구역 밖으로 쫓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현재 타이완 주변 공중과 해상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면서, 적절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중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타이완 해역에 보내 훈련하고 있다는 발표는 타이완 방공식별구역 침범에 이어 나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지난 타이완 총선 때도 항공모함을 타이완 해역에 보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9년, 타이완 총통 선거와 입법위원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두 번째 항공모함인 산둥이 타이완 해협을 통과했는데요. 타이완은 중국이 무력 위협으로 타이완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고 강력히 비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재집권하는 데 성공했죠?
기자) 네. 지난해 1월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압승을 거두며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차이 총통 집권 이래 중국과 타이완 간의 마찰은 계속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유가 뭔가요?
기자) 차이 총통과 민진당은 타이완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차이 총통은 2기 취임식에서도 대립보다는 공생을 원한다면서도 중국이 일국양제의 방식으로 타이완 해협의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중국은 타이완의 어떠한 독립 움직임에도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타이완 해협을 둘러싼 양안 간 긴장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정기적으로 군함을 타이완 해협에 보내 중국의 무력위협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모든 곳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은 또 타이완에 대한 첨단 무기 판매를 늘리는 등, 타이완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도 타이완에 대한 견고한 지지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에서도 지금 긴장이 고조되고 있죠?
기자) 네.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지난 4일 남중국해에 진입했습니다. 루스벨트호가 남중국해에 진입한 것은 올해 들어 세 번째인데요. 특히 최근 남중국해 상에서는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중국 선박 200여 척이 대규모 정박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이른바 ‘쿼드’ 4개국과 프랑스는 인도 동부 벵골만 일대에서 합동 해상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총리 후보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또 지명됐군요?
기자) 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6일, 이스라엘의 차기 정부를 구성할 총리 후보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지명했습니다. 이로써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또 한 번 벗어날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진행자) 리블린 대통령이 어떤 기준으로 총리 후보를 뽑은 겁니까?
기자) 이스라엘 대통령은 총선 후, 연립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표를 총리 후보를 뽑습니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구조상, 한 정당이 단독정부를 구성하기는 어렵기 때문인데요. 리블린 대통령은 의원 추천 수를 기반으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건가요?
기자) 리블린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어떤 정당 대표도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는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인정했는데요.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약간 높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사기와 배임,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고요. 전날 법정에 출두했는데요. 리블린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이로 인해 네타냐후 총리가 적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13개 정당 대표들과 논의한 후, 네타냐후 총리에게 임무를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렇지만, 도덕적, 윤리적 차원에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13개 정당이라면 지난 총선을 통해 크네세트에 진출하게 된 정당들인 거죠? 주요 정당의 의석 확보 상황을 좀 볼까요?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리쿠드당이 30석, 초정통파 유대교 계열의 샤스당이 9석, 토라유대주의당이 7석을 얻었고요. 중도 정당인 예시 아티드당은 17석, 청백당이 8석, 이스라엘 베이테이누당이 7석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아랍계 정당인 람은 4석, 아랍계 정당 연합인 조인트리스트당은 6석을 얻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재집권하려면 이들 정당의 지지가 필수적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로서는 기존에 네타냐후 총리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보인 정당들은 여전히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들 정당 의석수를 다 합쳐도 50석을 조금 넘기기 때문에 과반에는 한참 부족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럼 반 네타냐후 진영의 형편은 어떻습니까?
기자) 반 네타냐후 진영은 지난 총선에서 17석을 얻은 야이르 라피드 전 재무장관이 이끄는 예시 아티드당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지난 3번의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맞붙었던 청백당 등 중도 좌파 정당들이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현재 45석 정도 확보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아직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정당들이 더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쿠드당에서 나온 야미나당과 아랍계 정당들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네타냐후 총리는 이들의 지지를 끌어들이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야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7석을 가지고 있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야미나당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와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는데요. 네타냐후 총리가 베네트 대표에게 총리를 번갈아 맡자고 제의했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네타냐후 총리는 이미 비슷한 전례가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번의 총선에서 청백당과 접전을 펼쳤는데요.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자 베니 간츠 대표와 총리직을 번갈아 맡는 조건으로 가까스로 연정을 출범시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연정은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결국 붕괴됐고 이스라엘은 2년 새 네 번째 총선을 치르게 된 겁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뜻을 다시 밝혔군요?
기자) 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5일 “심각한 우려를 갖고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나타나는 러시아의 군사적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통합에 대한 EU의 확고한 지지”를 강조했습니다. 보렐 대표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과 통화한 뒤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렐 대표가 러시아의 군사적 움직임을 언급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비롯해 북부, 동부 국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한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지역에 배치했던 포병을 포함해 러시아 중부와 서부에서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으로 병력을 이동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병력 이동에 관해 러시아는 어떻게 설명했나요?
기자) 네. 러시아는 병력 이동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을 계획한다는 주장은 일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5일 “러시아는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라며 미국과 다른 서구 국가들이 제기하는 “우려 신호를 무시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의도는 없다는 뜻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러시아는 과거에도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몇몇 전문가는 이번 경우엔 정기 훈련이나 병력 순환 배치로 보기에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인터넷에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으로 이동하는 러시아군 모습을 담은 영상들이 올라오는데요. 영상에서는 기차로 이동하는 탱크와 다연장로켓, 그리고 군인들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 이동 외에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상황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또 있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 러시아 반군 사이에 최근 충돌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 쪽으로 이동하니까 러시아가 곧 우크라이나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말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발생한 전투로 지금까지 희생자가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2014년 이래 지금까지 1만 3천 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위협하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일 중요한 법안에 서명했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앞으로 두 번 더 연임할 수 있게 허용하는 법안에 이날 서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 현재 임기가 2024년에 끝나는데요. 이 법안이 허용한 대로 두 번 더 연임에 성공하면 오는 2036년까지 대통령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