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수도 파리는 6일부터 모든 술집의 문을 닫도록 명령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과학자들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이슬람식 분리주의 움직임에 제동을 건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퍼지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계절이 가을로 접어든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럽에서 다시 확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했던 지역에서 다시 코로나바이러스가 대규모로 발병하면서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가 그렇습니까?
기자) 대표적인 나라가 영국입니다. 영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발생 건수는 지난 24시간 기준으로 3일 약 1만3천 건, 그리고 4일엔 약 2만2천 건이었습니다. 이는 모두 이전 기록을 경신한 수치인데요. 4일 기록은 최근 7일 평균의 배가 넘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영국 내 누적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상당히 많죠?
기자) 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를 보면 미국 동부 시각 5일 오전 5시 기준으로 영국 내 누적 확진자 수는 50만 명을 넘었고요. 사망자 수는 약 4만2천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계절이 가을을 지나 겨울로 다가서면 확진자가 더 나올 우려가 커질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바로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영국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성탄절까지 계속 상황이 어려울 텐데 성탄절 이후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대담하게 행동하되 상식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본토는 상황이 어떻습니까? 영국 이웃 나라인 프랑스도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발생 건수가 지난 24시간 기준으로 3일 약 1만6천900건, 그리고 4일엔 약 1만2천500건을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3일 기록은 이전 최고 기록을 경신한 수치입니다.
진행자) 프랑스가 상황이 조금 좋아졌다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제한을 점차 풀었는데, 이렇게 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건 아닐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프랑스 정부는 상황이 좋지 않은 수도 파리시에서 6일부터 모든 ‘바(술집)’의 영업을 2주 동안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파리에서 바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장소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을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술집만큼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식당은 영업이 허용되나요?
기자) 식당은 영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손님 연락처를 기록해야 하고 저녁 10시에는 문을 닫아야 합니다. 수도 파리 외에 마르세유시도 비슷한 조처를 했습니다.
진행자) 마르세유가 상당히 큰 도시죠?
기자) 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그런데 마르세유에서는 이미 지난 9월26일부터 2주간 모든 술집과 식당, 그리고 체육관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이곳에서는 또 극장과 영화관, 그리고 박물관도 다시 문을 닫았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과거처럼 프랑스가 전국적으로 봉쇄령을 내리지는 않았군요?
기자) 네. 프랑스 정부는 다시 전국 봉쇄령을 내리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파리나 마르세유같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곳에는 더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안에서 영국과 프랑스 외에 다른 나라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폴란드는 지난 3일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건수를 약 2천300건이라고 보고했는데, 3일 연속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또 이탈리아는 같은 날 지난 4월 24일 이래 가장 많은 약 2천800건을 보고했습니다. 체코 같은 경우에는 상황이 나빠지면서 중앙정부가 학교 문을 닫고 식당과 술집 영업을 제한했고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다시 봉쇄령이 내려졌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와 독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이탈리아는 특히 남부 지방 쪽 상황이 좋지 않아서 곧 새로운 바이러스 확산 예방 조처를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독일에서도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독일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로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지난 2일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발생 건수가 약 2천600건이라고 보고했는데, 이는 4월 18일 이래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런 추세라면 연말에 가면 하루 신규 발생 건수가 1만9천 건 이상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독일 내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로는 누적 확진자가 약 30만 명이고, 사망자는 약 9천500명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세계 인구 가운데 10분의 1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준비대응팀장은 5일 WHO 이사회 코로나19 회의에서 현재까지 세계 인구 중 대략 10%가 코로나에 걸렸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추정이 사실이라면 7억6천만 명 이상이 감염된 셈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매년 이맘때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시작되는데, 5일 제일 먼저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C형 간염 바이러스 관련 업적을 쌓은 미국과 영국 과학자들을 선정했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수상자는 미국의 하비 올터 교수와 찰스 라이스 교수, 그리고 영국의 마이클 호턴 교수 등 3명입니다.
진행자)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두 나라 과학자 3명이 공동으로 받는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명 공동수상입니다. 올해 수상자 가운데 올터 교수는 현재 미 국립보건원(NIH) 소속이고요. 라이스 씨는 미국 뉴욕 록펠러대학, 그리고 호턴 교수는 캐나다 앨버타대학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세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업적을 인정받은 겁니까?
기자) 네. 간경화나 간암을 일으키는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해서 이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연 업적을 인정받았습니다.
진행자) 간염 바이러스가 C형 외에 A형과 B형도 있죠?
기자) 네. 그런데 A형과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이미 지난 1960년 중반에 발견돼서 백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A형과 B형 외에 실체가 알려지지 않은 간염 바이러스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올터 교수는 1970년대 A형, B형 외에 알 수 없는 또 다른 간염 바이러스가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다가 호턴 교수가 1989년 이 바이러스의 유전서열을 추출하는 데 성공해서 이걸 C형 간염 바이러스라고 명명했고요. 라이스 교수가 1997년에 이 바이러스가 간염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진행자) C형 간염 바이러스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세 과학자의 업적으로 백신이 나와서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는데요. 그래도 매년 7천만 명가량이 C형 간염에 걸리고 이 가운데 약 40만 명이 사망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수상자들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노벨위원회 토머스 펄만 사무총장은 세 사람 가운데 두 사람에게 직접 수상 소식을 전했다는데요. 연락이 닿은 두 사람은 매우 놀라면서 아주 기뻐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상금도 주어지죠?
기자) 네. 미국 돈으로 약 100만 달러 상금이 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올해 노벨상 시상식은 영향이 없나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시상식은 온라인으로 대체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이슬람식 분리주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프랑스는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는 최대 무슬림 인구를 가진 나라입니다. 무슬림은 이슬람교를 믿는 신자들인데요. 최근 몇 년 새 프랑스 안에서 이슬람식 분리주의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자 프랑스 정부가 이슬람식 분리주의와 싸우겠다고 선포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프랑스에 무슬림 인구가 어느 정도나 되죠?
기자) 프랑스 전체 인구의 7~8%, 약 500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슬람식 분리주의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기자) 예를 들어 남녀 간에 악수도 할 수 없고 남녀 수영장 이용 시간도 달리해 따로 사용하게 하는 것 등입니다. 최근 프랑스 이슬람 사회에서는 또 ‘마드라사(madrassa)’라는 이슬람 종교 학교도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데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 자신들의 종교법이 프랑스공화국의 헌법보다 더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상이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는 강력한 정교분리주의를 채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1905년 ‘라이시테(laicité)’ 원칙을 채택한 이래 이를 따르고 있습니다. 라이시테는 엄밀한 의미에서 정교분리라기보다는 종교와 일상생활의 분리인데요. 이에 따라 프랑스는 모든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지만, 일상생활이나 공적 활동에 종교가 개입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슬람 사회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프랑스 내 이슬람 인구가 늘고 무슬림 사회가 커지면서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을 표출하고 싶다는 요구가 커졌고요. 또 많은 무슬림들이 차별로 인해 빈곤과 사회적 소외를 겪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왔습니다.
진행자) 프랑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도 종종 있었죠?
기자) 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또는 무슬림들이 성스러운 전쟁이라고 부르는 이른바 지하드 추종자들의 공격으로 지난 5년간 2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지난 2015년 11월, 수도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 공격으로 130명이 숨진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진행자) 언론사를 상대로 한 공격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5년 1월, 알제리계 형제가 ‘샤를리 에브도’라는 주간지 사무실에 침입해 편집장 등 12명을 살해했는데요. 이들은 샤를리 에브도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을 게재한 데 분노해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에도 샤를리 에브도 옛 사무실 근처에서 무함마드 풍자에 항의하는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프랑스 정부가 이슬람식 분리주의를 막기 위한 관련법도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은 엄격한 이슬람 종교 관행은 프랑스의 제도와 법에서 이탈하는 ‘분리주의’라고 지적했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마련 중인 법안은 무슬림 어린이들이 집이나 비인가 종교학교에서, 이른바 세뇌당하지 않도록 엄격히 금지하는 내용 등이 들어 있습니다. 관련 법안은 내년 초, 프랑스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