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주요 7개국 (G-7) 외무장관들이 미얀마 쿠데타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쿠데타로 공식 규정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또 러시아 법원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씨에게 실형을 선고한 소식,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지난 분기에 소폭 하락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미얀마 정국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국제사회가 연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쿠데타 규탄에 나서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3일에는 주요 7개국 (G-7) 외무장관들이 공동성명을 내고 미얀마 사태를 규탄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미얀마의 주요 정치지도자들을 구금하고 언론을 겨냥한 조처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는 지난 1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권력을 장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실시된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1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년간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민 아웅 훌라잉 최고 사령관에게 권력이 이양됐다고 선언했는데요. 7개국 장관들은 성명에서, 민의를 통해 나타난 총선 결과는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미얀마 군부는 즉각 구금인사들을 석방하고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도 미얀마 사태를 다루기 위해 긴급 소집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회원국이 2일 긴급회의를 열고 미얀마 사태를 논의했습니다. 미얀마 사태가 긴급하게 돌아가는 만큼 안보리가 어느 정도 수준의 조처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하지만 결의안이나 의장성명 등 아무런 발표도 내놓지 못하고 종료됐습니다.
진행자) 왜 합의가 불발됐습니까?
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안보리 성명들은 5개 상임이사국 전원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요. 중국과 러시아 모두 상임이사국이죠.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미얀마 사태는 미얀마 내정이라는 주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러 언론은 또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 대표들은 미얀마 사태를 ‘쿠데타’로 지칭하는 데도 불편함을 나타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는 미얀마 사태를 ‘쿠데타’로 공식 규정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가 2일 미얀마 사태는 쿠데타라고 공식 규정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현지 상황과 사실을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미얀마 사태가 쿠데타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쿠데타로 규정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미국 법에 따라 쿠데타가 벌어진 해당국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제한되고요. 책임자들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2012년 이후 미얀마의 민주주의 전환을 위해 약 15억 달러를 제공해왔는데요.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미얀마 원조를 재검토하지만, 로힝야족 등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얀마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 도시에서는 쿠데타에 항의하는 소규모 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는 2일 밤, 시민들이 냄비 같은 주방용품을 들고 소리를 내고 경적을 울리며 시위를 벌였는데요. 반면 쿠데타를 지지하는 대규모 친군부 시위도 있었습니다. AP 통신은 이 친군부 시위에 3천 명 넘게 참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의료진들도 파업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얀마에서는 지금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불복종단체’가 긴급 결성됐는데요. 이 단체에 따르면 수도 네피도와 양곤 등 전국 30개 지역 70여 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이 쿠데타에 항의해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군부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고통받는 국민이 아니라, 자신들의 사욕을 위해 불법 행동을 저질렀다며, 불법 정권의 어떠한 명령에도 복종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얀마의 코로나 현황은 어떻게 되죠?
진행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집계에 따르면, 약 14만 명이 감염됐고, 3천100명 이상 목숨을 잃었는데요. 파업에 들어간 의료진들은 이 기간, 자택이나 개인 병원 등에서 환자들을 돌볼 예정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군부 측의 새로운 움직임은 없습니까?
기자) 이번 쿠데타의 중심인물인 민 아웅 훌라잉 최고사령관이 2일 처음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훌라잉 사령관은 이날 군사정부 첫 회의에서,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에 부정 선거 조사를 줄곧 요구했지만, 당국은 이를 묵살했다며 이번 조처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러시아로 가보겠습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씨의 실형이 확정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스크바 법원이 2일, 알렉세이 나발니 씨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로써 나발니 씨는 앞으로 2년 6개월 이상 복역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이날 재판은 어떻게 열리게 된 거죠?
기자) 네. 러시아 교정 당국의 기소에 따른 겁니다. 알렉세이 나발니 씨는 지난 2014년 사기 혐의로 5년의 감찰 기간과 3년 6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요. 하지만 나발니 씨가 이 기간 행방을 신고하지 않는 등 여러 차례 의무를 위반했다고 고소했고요. 이날 법정은 나발니 씨에 대한 집행유예를 취소할지에 대한 재판이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가 앞서 받은 집행유예 기간보다 복역 기간이 줄었네요?
기자) 네. 법원은 나발니 씨가 해당 사건으로 이미 지난 2014년, 1년 정도 가택 연금 아래 있었기 때문에 잔여기간, 즉 2년 8개월간 복역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도 재판정에 나왔습니까?
기자) 네. 나발니 씨도 교도관들에 둘러싸여 법정에 들어섰고요. 판결이 있기 전 최후 변론을 통해 러시아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나발니 씨는 자신의 체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두려워하고 증오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독살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분노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는 독극물 중독으로 목숨을 잃을 뻔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나발니 씨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요. 이후 독일 시민단체의 주선으로 독일로 긴급 후송돼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20일 가까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위태로운 상황을 겪기도 했습니다. 나발니 씨와 측근들은 나발니 씨가 독극물에 노출됐으며 그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런 주장을 부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의 자작극이라는 반응도 보였는데요. 하지만 독일의 연구소는 물론 프랑스와 스웨덴 연구소도 나발니 씨가 구소련이 개발한 신경화학 물질, 노비촉에 중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제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켜 왔습니다.
진행자) 노비촉은 국제사회가 금지하고 있는 화학물질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노비촉은 1997년 발효된 ‘화학무기금지조약(CWC)’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화학물질입니다. 이 노비촉에 노출되면 신경세포 간의 소통에 이상이 생겨, 호흡 정지, 심장마비, 장기손상 등을 초래합니다.
진행자) 몇 년 전, 영국에서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사건 때도 노비촉이 거론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8년 초, 영국의 한 공원에서 러시아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 씨와 딸이 노비촉 중독 증세로 쓰러졌다 간신히 회복됐는데요.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했지만, 그때도 러시아는 완강히 부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에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 법원의 선고에 우려를 표하면서 조건 없는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러시아에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집회의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며, 불법적으로 구금한 수백 명의 러시아인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 고위 관리가 나발니 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한다는 이야기도 있군요?
기자)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4일부터 6일까지 모스크바를 방문합니다. 앞서 보렐 대표는 나발니 씨 석방을 촉구하며, 모스크바 방문 중 관련 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일, 기자들에게, 나발니 씨 문제와 양측의 관계는 별개라면서 논의 가능성을 차단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서는 2주째 주말마다 나발니 씨 석방을 촉구한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이날 나발니씨에 대한 형량이 선고될 때도 시위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수천 명이 이날 (2일) 저녁 시위를 벌였는데요. 경찰이 시위대 해산에 나섰습니다. 러시아 민간 정치구금 감시단체인 ‘OVD-Info’는 3일 새벽 1시 기준, 약 650명이 체포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통계가 나왔군요?
기자) 네.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이 2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초기 집계 결과, 지난해 4분기 유로존 경제가 0.7% 역성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이건 전분기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한 수치죠?
기자) 맞습니다. 반면에 1년 전 같은 기간, 그러니까 2019년 4분기와 비교하면 5.1%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유로존이라면 몇 개 나라가 되나요?
기자) 네. 모두 19개 나라인데요. 모두 유럽연합(EU) 회원국입니다. 참고로 현재 EU 회원국은 27개국입니다.
진행자) 국가별로는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독일이 지난 분기에 비해 0.1%, 그리고 스페인은 0.4% 성장했는데요. 반면 프랑스는 1.3%, 이탈리아는 2%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유로존 외에 EU 전체 경제성장률은 지난 분기에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EU 전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0.5%였습니다.
진행자) 4분기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전망치와 얼마나 차이가 났나요?
기자) 네. 앞서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예상치는 3분기와 비교하면 -1.0%, 그리고 전해와 비교하면 5.4% 역성장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예상보다는 나은 겁니다.
진행자) 전분기인 지난해 3분기에는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크게 반등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기간 유로존 경제는 12.4%, 그리고 EU 경제는 11.5%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3분기에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반등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사태가 조금 수그러들자 많은 유로존 나라가 방역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이 덕에 경제 활동이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이 크게 반등한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4분기에는 상황이 달라졌죠?
기자) 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다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럽 지역에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습니다. 그러자 많은 나라가 다시 방역을 강화했는데요. 그러면서 재차 경제 성장세가 꺾였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나왔으니까 2020년 전체 경제성장률을 알 수 있죠?
기자) 네. 지난해 유로존은 6.8% 역성장했고요. EU는 -6.4%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올해는 유로존 경제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유로존 경제가 4.2% 성장할 것으로 수정해서 전망했는데요. 이는 지난 10월에 낸 전망치보다 1%P 감소한 수치입니다. 참고로 IMF는 1월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5%, 미국은 5.1%로 각각 상향 조정했고요. 중국은 0.1%P 내린 8.1%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