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임시 사찰을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이 핵 합의를 이행할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미얀마 쿠데타 발생 이후 처음으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후에도 아프간 군인들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이란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임시 사찰을 다시 연장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 사찰을 한 달 더 연장하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4일 기자들에게, 6월 24일까지 이란 핵 장비와 검증, 핵 활동에 대한 사찰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하루 만에 계획을 바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초 이란 정부는 23일, IAEA와 맺었던 3개월짜리 임시 핵 사찰이 22일부로 종료됐다고 선언하면서, IAEA는 더 이상 이란 핵 시설에 있는 카메라가 촬영한 자료를 수집할 수 없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양측 간에 밤새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당초 이란은 왜 IAEA 사찰을 받지 않겠다고 했던 겁니까?
기자) 이란은 지난 2월, 이란 핵 합의 당사국들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으면 이란 핵 합의 사항 가운데 하나인 IAEA사찰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이에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이란을 방문해, 최대 3개월간 필요한 검증과 감시 활동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사이 별다른 성과가 없자 종료를 선언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 핵 합의에 대한 견해를 내놨군요?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3일 미국 ‘ABC’ 방송과 회견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란이 핵 합의를 이행할지 불확실하다면서 아직 이란의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는 이란과 국제사회가 체결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그리고 이란이 지난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른바 이란 핵 합의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18년에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이 핵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전격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는데요. 바이든 정부는 이란 핵 합의를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핵 합의를 복원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내놓은 조건이 있죠?
기자) 네. 이란은 미국이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단계별로 핵 합의 이행 사항을 축소해왔는데요. 미국 정부는 대이란 제재를 풀기에 앞서, 이란이 핵 합의에서 약속한 사항들을 다시 지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회견에서 “내 생각에 이란은 핵 합의에 복귀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고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란이 “그럴 의지가 있는지, 또는 그럴 준비가 돼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금 핵 합의 당사국들과 이란이 핵 합의 복귀를 위해 협상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중재로 이달 초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 합의 복귀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반대로 간접 협상 식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며칠 안에 5번째 회담이 열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동안 협상에서 별 성과가 없었던 건가요?
기자) 블링컨 장관은 같은 날(23일), 미국 CNN방송과도 회견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빈 협상에서 “두 나라 간에 실제 진전이 있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란이 핵 합의 이행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제재 해제를 협상 지렛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4일 트위터에,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법적, 도덕적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란은 미국이 먼저 제제를 해제해야 핵 합의 사항을 다시 이행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리프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도 안 됐다. 당신도 안 될 것이다”라고 적었는데요. 블링컨 장관의 회견 뒤에 나온 자리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선 제재 해제, 후 합의 복귀라는 이란 입장에 별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보겠습니다.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후 처음으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24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수치 고문은 이날 미얀마 수도 네피도 시의회 청사에 설치된 특별 법정에 출두했습니다.
진행자) 수치 국가 고문은 그동안 군부에 체포돼 구금돼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직후,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윈민 대통령 등 미얀마 민간 정부 주요 지도자들에게 여러 혐의를 적용하고 이들을 구금해왔습니다.
진행자) 수치 고문은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네. 불법 무선송수신기를 소지하고 사용해 수출입법을 위반한 혐의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에 총선을 치러 국가자연재해법을 위반한 혐의, 그리고 뇌물수수, 공무상비밀엄수법 위반 등 여러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공무상비밀엄수법 위반 혐의만 해도, 유죄로 인정되면 최장 14년을 복역해야 하는데요. 다른 혐의까지 다 인정되면 사실상 종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수치 고문의 나이는 75세입니다.
진행자) 앞서 재판 과정은 다 화상으로 진행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군 당국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심리 절차를 화상으로 진행했고요. 변호인 접견도 금지했습니다. 수치 고문이 재판 전 심리 절차를 위해 법정에 직접 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날 심리는 불법 무선송수신기와 자연재해법 위반 혐의 등 2건을 다뤘고요.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또 다른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수치 고문의 건강 상태는 어떤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심리에 앞서, 수치 고문을 접견한 민민소 변호사는 수치 고문이 건강하고 확신에 찬 모습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치 고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얀마 국민의 안녕과 복지이며,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미얀마 국민과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수치 고문이 이끄는 정당이죠?
기자) 맞습니다. NLD는 지난해 11월 치른 총선에서 압승하고 5년 임기의 민간정부 2기 출범을 준비했는데요. 하지만, 미얀마 군부가 부정선거였다면서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위기를 맞았습니다. 현재 상당수 NLD 의원들도 구금돼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NLD 가 해산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가 NLD 해산과 부정선거 관련자 처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떼인 소 선관위원장은 지난 21일, “NLD는 부정선거를 저질렀으며, 관련자들은 반역자로 처벌받아야한다”면서 NLD 강제 해산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지 거의 넉달째인데요. 지금 미얀마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쿠데타 초기,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제2의 도시 만달레이 등을 중심으로 벌어지던 대규모 항의 시위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또 경적과 촛불켜기, 파업 등 시민불복종 운동도 군부의 폭력적 탄압에 예전만큼 활발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카렌 족 등 소수민족을 중심으로 무장투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여기에 미얀마 군부는 장갑차, 전투기, 무장헬기 등을 투입해 대대적으로 공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계획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나토는 지금 미국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주둔 병력을 철수하고 있는데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후에도 아프간 군인들에 대한 훈련은 계속할 것이라고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지난주 기자들에게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데 어떻게 아프간 군인들을 훈련시킨다는 거죠?
기자) 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아프간 밖에서 훈련을 하게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아프간 ‘특수작전부대’에 초점을 맞춘 훈련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훈련하는 곳은 어디입니까?
기자) 그건 즉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다만, 이제 나토 역할이 달라졌다면서 여기에는 아프간 보안군의 능력 향상을 위한 조언과 교육, 훈련과 함께 재정 지원도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재정 지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 지원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카불 공항 운영을 위한 자금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세부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음 단계를 논의하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진행자) 나토 철군 일정은 어떻게 되죠?
기자) 미국과 함께 5월 1일부터 본격적인 철군 작업에 들어가 앞으로 몇 달 안에 철군 작업을 완료할 방침입니다. 미국은 오는 9월 11일까지 병력 철수를 완료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을 못 박았는데요. 9월 11일은 아프간 전쟁을 촉발한 9.11테러 20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진행자) 미군과 나토의 철군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미군이 약 2천500명, 나토는 약 7천 명 정도입니다. 미군과 나토군은 질서 있고 안전하게 철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군과 나토군이 철수하면, 아프간이 무장세력 ‘탈레반’에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가 다시 늘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미군과 나토군 철군 발표 이후 아프간 곳곳에서 테러 공격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20일에도 아프간 중부와 남부에서 도로변 폭탄 공격으로 일가족 9명을 포함해 1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서부 지역에서는 무장분자들이 지나가던 버스를 세우고 승객 3명을 내리게 해 총살하는 등 무법 행위가 자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누가 이런 공격을 자행하는 겁니까?
기자)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은 물론, 차량 폭탄 공격 등을 자행해 민간인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철수하는 병력 안전 문제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현재 미국은 군인들 안전을 위해 F-18 전투기와 항공모함 등을 파견해 엄호하고 있습니다. 나토도 탈레반이 철수하는 외국군을 공격한다면 중대한 실수가 될 거라며, 탈레반의 도발을 엄중히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