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얀마에서 나흘째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물대포와 고무탄 등을 동원해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요. 미얀마 소식 먼저 전해드리고요. 이어서, 미국 항공모함 2개 전단이 남중국해에서 합동 해상 훈련을 전개한 소식과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복귀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미얀마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미얀마 사태가 점점 더 격화하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도 네피도와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제2 도시 만달레이 등을 중심으로 미얀마 전국 곳곳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가 나흘째 이어졌는데요. 경찰이 발사한 고무탄에 다치는 사람이 생기는 등, 시위가 점점 격화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지금 미얀마 일부 지역에는 계엄령이 선포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전날(8일) 양곤과 만달레이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5인 이상 집회를 금지했습니다. 군은 또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통행 금지도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 통금 조처는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계엄령에도 불구하고 9일에도 곳곳에서 미얀마 민주화와 군부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경찰 진압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위가 계속되면서, 경찰이 물대포와 고무탄, 최루탄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습니다. 수도 네피도에서는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해 해산에 나섰지만 시위대가 물러설 기미가 없자, 실탄을 허공에 쏘며 경고 사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찰 경고 사격에 일부 시위자가 도망치며 대열이 무너졌는데요. 그러자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발사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다친 사람은 없습니까?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의사 말을 인용해 적어도 4명이 고무탄에 맞아 다치고 이 가운데 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시위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만달레이의 경우, 기자 1명을 포함해 적어도 27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하지만 계엄령 선포에 이어, 경찰 대응이 점점 강경해지면서 곳곳에서 체포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군부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쿠데타 중심 인물인 민 아웅 훌라잉 최고 사령관이 전날(8일) 저녁 대국민 연설에 나섰습니다. 지난 1일 쿠데타 발생 후 처음 대중 앞에 나선 건데요. 민 아웅 훌라잉 사령관은 시위는 언급하지 않고, 다만 미얀마의 진정하고 체계적인 민주주의를 가져올 새로운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치른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가 지난해 11월에 총선을 치렀는데요. 여기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두면서 문민정부 2기 시대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군부는 허위 유권자 명부 등을 근거로 이의를 제기하며 재선거를 요구했는데요. 선관위가 선거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리자 결국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 정부를 전복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미얀마는 오래 군부 통치를 받아온 나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1960년대부터 2015년 NLD가 승리해 처음 문민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반세기 넘게 군부 지배를 받았습니다. 한편 민 아웅 훌라잉 사령관은 이날(8일) 대국민 연설에서, 자신들은 이전 군부와는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새로운 선거를 치른 후 승자에게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총선 날짜 등 일정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1년간 국가 비상사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상황이 점점 악화하면서, 국제사회 우려도 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오는 12일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일과 4일 미얀마 사태를 논의했는데요.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구속력 있는 결의안 도출에는 실패하고 성명만 발표했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 반대가 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자) 네. 중국과 러시아 모두 미얀마 사태는 내정에 속한다는 입장인데요. 이 두 나라 반대로, 당초 영국이 제출했던 초안보다 수위를 많이 낮춘 성명을 내놨다는 관측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미얀마와 군사적으로 긴밀한 관계고요. 특히 중국은 미얀마의 가장 큰 교역국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미얀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미얀마 사태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 지도자들은 물론 의회 지도자들도 미얀마 사태를 비판하며 구금 인사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하고 있고요. 국제 사회가 미얀마 군부를 압박하는 데 중국과 러시아도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들이 비협조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제재를 시작한 나라도 있나요?
기자) 네. 뉴질랜드 정부가 9일 미얀마와 모든 고위급 군사, 정치 접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또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 입국도 금지했습니다. 일본도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지난 몇 년, 미얀마에 진출한 일본 기업이 크게 늘어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실시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과 니미츠 항공모함 전단이 9일 남중국해상에서 합동 훈련을 전개했습니다. 2개 항공모함 전단이 남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한 건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미 해군이 훈련 목적을 말했습니까?
기자) 네. 해군은 9일 성명을 내고, 두 전단 간 지휘와 통제 능력, 상호 운용 기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은 모든 나라가 국제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바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의 일환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90% 이상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과 영유권 다툼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국제수역이라고 보고 정기적으로 이 해역을 순찰하며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국제수역이라고 보는 근거는 뭔가요?
기자) 네. 지난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 판결에 따른 겁니다. 당시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기지화하는 데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해상 장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도 미 해군 구축함이 남중국해를 항해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5일, 구축함 존 매케인호가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 (중국명 시사군도) 근처를 통과했는데요. 지난달 20일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해군이 이 임무를 수행한 건 처음입니다. 존 매케인호는 하루 전에는 타이완해협을 통과했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연일 미국의 움직임을 비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무력을 과시하며 도발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주권을 수호하고, 주변국과 함께 역내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일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중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여러 정상과 통화하고 있는데 아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접촉이 없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등 여러 주요 정상들과 접촉하고 협력을 다져왔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통화를 하고, 양국 간 긴급 현안이었던 핵군축 협정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시 주석과는 아직 접촉이 없는데요. 지난 7일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서로 기회가 없었지만 전화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 총리와는 통화했군요?
기자) 네. 8일 바이든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통화하고 양국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인도, 일본, 호주, 미국 동맹체 ‘쿼드(QUAD)’를 기반으로 한 역내 안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기후 변화 등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는데요. 중국과 관계가 최악이었던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를 중국에 맞설 강력한 동맹으로 보고 인도와 긴밀한 관계를 추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복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8일 성명을 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성명에서 “미국이 참관국으로 유엔 인권이사회에 즉각 참여할 것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언제 탈퇴했습니까?,
기자) 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6월에 탈퇴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미국이 탈퇴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중국이나 베네수엘라같이 인권 상황이 나쁜 나라가 회원국이라는 이유입니다. 또 미국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너무 이스라엘 인권 문제에 집중한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인권 문제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합니까?
기자) 네.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인권 유린 행위를 말합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이 다시 인권이사회에 참여한다는 건 트럼프 행정부가 제기한 문제들이 해결됐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블링컨 장관은 성명에서 “유엔 인권이사회는 현안이나 정책, 회원 자격 등 항목에서 개혁이 필요한 문제가 있는 조직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탈퇴했어도 의미 있는 진전이 없었고 대신 미국의 지도력에 공백이 생기면서 다른 권위주의적 정책을 펴는 나라들이 이런 상황을 이용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미국이 이제는 밖이 아니라 다시 안에 들어가서 싸우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결함이 있지만, 위험에 처한 기본적 인권을 진흥하는 길을 제공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기본 인권으로 여성과 소녀, 성 소수자, 그리고 여타 소수 계층의 기본권과 표현, 집회-결사의 자유, 또 종교와 신념의 자유 등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인권이사회가 언제 만들어졌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06년에 출범했는데요. 현재 47개 나라가 가입해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미국 동맹국들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중국, 러시아, 쿠바, 소말리아, 에리트레아, 우즈베키스탄, 수단 같이 인권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나라들도 회원국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2006년에 유엔 인권이사회가 출범할 때부터 회원국이었나요?
기자) 아닙니다.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인권 상황이 좋지 않은 나라들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미국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들어가서 안에서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목적으로 회원국으로 가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