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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이라크 방문 마무리...미얀마 시위대 2명 또 사망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이 8일 이라크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이 8일 이라크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2천 년 역사상 첫 이라크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박 4일간의 이라크 일정 내내 평화로운 공존과 희망을 역설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계속해서 미얀마에서 또다시 반군부 시위자 2명이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소식, 유럽에서 이른바 ‘백신 여권’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로마 가톨릭교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라크 방문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프란치스코 교황이 3박 4일간의 이라크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8일 출국했습니다. 이날 바그다드 국제공항에는 바르함 살리 대통령을 비롯해 이라크 정부 고위 관리들이 나와 교황을 성대히 환송했습니다.

진행자) 가톨릭 교황들 가운데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초로 이라크를 방문한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마 가톨릭 교황이 이라크 땅을 밟은 건
2천 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최근 이라크에서 유혈 폭력이 늘면서 교황의 신변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는데요. 하지만 교황은 전쟁으로 참혹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라크를 찾아, 이라크 국민과 이라크에 있는 가톨릭 신자들을 위로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3박 4일간의 방문 기간 교황이 어떤 행보를 했는지 주요 일정을 좀 짚어보죠?

기자) 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일, 이라크 총리와 종교계, 시민 ·사회 단체 지도자들의 환대 속에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교황은 이어 대통령궁으로 이동해 살리 대통령 등 이라크 정부 관리들과 면담했습니다.

진행자) 교황이 이라크 정부 고위 지도자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요?

기자) 네. 3박 4일간 이라크 방문 일정 기간 내내 교황의 주요 메시지는 평화 공존과 희망이었는데요. 이라크 정부 지도자들과의 주제 역시, 다양한 종교의 평화로운 공존과 테러 반대였습니다. 교황은 이라크가 전쟁과 테러, 극단주의자들이 유발한 갈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평화로운 공존을 촉구했습니다. 이라크 정부 지도자들은 이에 대해 교황이 이라크를 방문해준 것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라크의 종교계 지도자들도 만났다고요?

기자) 네. 교황은 이라크 방문 이틀째인 6일에는 이라크 남부 나자프를 방문해 시아파의 정신적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와 만났습니다. 나자프는 시아파 1대 지도자인 이맘 알리의 묘지가 있는 시아파의 성지입니다.

진행자) 가톨릭교의 최고 수장과 이슬람의 대표적 종파 지도자 간의 역사적인 만남이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종교 지도자의 만남은 몇 달 전부터 교황청과 이라크가 세부 사안까지 공들여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두 종교 지도자의 만남은 시스타니의 집에서 이뤄졌습니다. 특히 교황은 시스타니의 집까지 약 30m전에 차에서 내려 걸어서 이동했는데요. 현지 주민들은 교황을 환영하며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두 종교 지도자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두 지도자의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두 지도자는 약 50분간 회담했는데요. AP, 로이터 등 주요 매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라크 내 소수인 기독교인들의 포용을 촉구했고 시아파 지도자 시스타니도 기독교인들과 평화로운 공존을 약속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라크에는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죠?

기자) 이라크 당국의 처벌이 두려워 비밀리에 믿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한때는 150만 명에 달한 적도 있지만, 극단주의 테러 단체 등의 공격으로 지금은 30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는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등 세계 3대 종교의 역사적 장소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남부 우르 지역은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가 모두 조상으로 삼고 있는 ‘아브라함’의 고향인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곳도 방문했습니다. 교황은 여기서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물론, 이슬람 내 또 다른 소수종교인 야지디교 지도자들과 면담했는데요. 교황은 이 자리에서, 신의 이름으로 자행하는 폭력이야말로 가장 큰 신성모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교황이 이라크 방문 기간 미사도 집전했습니까?

기자) 네. 6일에는 바그다드에 있는 성요셉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이 미사에는 살리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장, 외무장관 등이 참석했고요. 또 일요일인 7일에는 이라크 북부 지역을 방문했는데요. 아르빌에서는 대규모 옥외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북부는 특히 전쟁의 참상이 심각한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라크 북부에는 이라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모술이 있는데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단체 IS가 이곳을 장악하기 위해 공격을 가하면서 수많은 인명피해와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출국 바로 전날 밤에는 알란 쿠르디 군의 아버지를 만나 위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진행자) 알란 쿠르디 군이라면, 몇 년 전 터키 해변에서 시신이 발견돼 전 세계를 충격에 빠지게 했던 소년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3살 시리아 소년이었죠. 쿠르디 군은 지난 2015년 아버지와 가족들과 함께 작은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려다 배가 전복하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는데요. 작은 소년의 시신이 파도에 밀려 터키 해변에서 발견되면서 전 세계가 충격과 비탄에 빠졌습니다. 쿠르디 군의 아버지는 현재 아르빌 지역에서 난민 구호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교황의 이라크 방문에 대해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교황의 이라크 방문은 전 세계 희망의 상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에 이어 미국의 두 번째 가톨릭 신자 대통령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발표한 성명에서 "교황의 방문은 이라크의 역사적이고 환영받는 첫 번째 방문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교황이 말했듯이 형제 우애는 형제 살해보다 더 오래가고 평화는 전쟁보다 강력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8일 미얀마 북부 도시 미치나에서 열린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부상자를 대피시키고 있다.
8일 미얀마 북부 도시 미치나에서 열린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부상자를 대피시키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보겠습니다. 미얀마에서 또 사망자가 발생했군요?

기자) 네. 8일에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제2의 도시 만달레이 등에서 반 쿠데타 시위가 이어졌는데요. 북부 미치나 지역에서는 2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목격자들의 증언도 쏟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목격자들은 군인과 경찰들이 섬광 수류탄을 투척하고,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또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했으며 시위자 2명이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시민은 로이터 통신에 어떻게 무장하지 않은 국민에게 총을 쏠 수 있느냐며, 반드시 평화적인 시위로 자신들의 권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래, 지금까지 사망한 사람은 모두 얼마나 될까요?

기자) 유엔에 따르면 지난 3일 하루에 38명이 시위 중 군경의 강경 진압에 목숨을 잃었고요. 지난달 28일에도 경찰의 총격으로 18명이 사망했는데요. 이번에 2명이 사망한 것까지 확인되면 최소한 5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체포된 사람들도 많다고 하죠?

기자) 네. 미얀마 독립 민간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은 8일 현재 지금까지 체포, 구금된 사람은 약 1천80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8일 성명을 내고, 전날 시위에서 41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파업도 점점 확산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얀마 주요 노조들이 파업에 속속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업에 동참한 노조는 적어도 9개입니다. 건설, 농업, 제조업 등 노조 지도부는 8일 성명을 내고,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윈 민 대통령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주요 업계의 파업 선언에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상인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백화점과 상점과 공장, 은행 등이 모두 문을 닫고 파업에 동참했고요. 밀크티 등 몇몇 차를 파는 작은 상점들만 문을 열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여성들도 적극적으로 저항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특히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시위 지도자들은 미얀마 여성들에게 적극적으로 군부에 항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여성을 ‘혁명가’들이라고 지칭하면서 “그들은 우리를 공포로 다스리려고 하지만, 우리는 공포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에서 새로운 움직임은 없습니까?

기자) 지난 5일, 유엔 안보리가 긴급 화상 회의를 소집하고 미얀마 사태를 논의했는데요. 하지만 별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당초 안보리는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준비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무산됐는데요. 미국은 특히 미얀마의 이웃 나라인 중국이 적극적으로 군부 압박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판에 대해 중국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7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관련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사태를 언급했는데요. 중국은 내정 불간섭의 원칙을 준수하며, 건설적으로 관여할 준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또 모든 당사자가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국은 어느 편도 들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9일 프랑스 니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센터에 도착한 주민들이 입구에서 백신 접종 대상자 확인 이메일을 보이고 있다.
9일 프랑스 니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센터에 도착한 주민들이 입구에서 백신 접종 대상자 확인 이메일을 보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에서 지금 이른바 ‘백신 여권(Vaccine Passport)’ 논의가 한창이라고요?

기자) 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이른바 ‘백신 여권’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는 일종의 접종 증명서를 발급하자는 건데요.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졌죠?

기자) 네. 지난달 25일, EU 27개 회원국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진행됐는데요. 정상들은 오는 여름까지 ‘백신 여권’을 발급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지난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달 안으로 관련 법안이 상정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앞으로 다른 나라에 입국할 때는 이런 ‘백신 여권’ 이 있어야 한다는 건가요?

기자) 네. 다른 나라에 입국할 때는 물론이고요. 경기장이나 공연장 에 들어갈 때도 통용할 수 있는 디지털 증명서를 만들자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아직 관련 법안도 만들어지지 않았고, 여전히 찬반 논의가 엇갈리고 있어 실제 도입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7일, 중국도 백신 여권 발급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의견이 갈리는 건가요?

기자) 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처럼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들은 백신 여권 발급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는데요. 반면 프랑스나 벨기에 같은 나라는 반대 입장입니다. 독일도 처음에는 반대했는데요.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달 EU 정상회의에서 디지털 백신 증명서가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프랑스나 벨기에는 왜 반대하는 건가요?

기자) 차별적이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아직 대부분의 나라에서 백신 접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이런 증명서 유무로 입국 여부를 결정하는 건 불공평하다는 건데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또, 오는 6월이나 7월까지도 자국 청년들은 백신을 맞지 못하는 상황일 거라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영국은 EU에서 탈퇴하지 않았습니까? 영국은 이 백신 여권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영국 정부는 아직 백신 여권 도입을 결정하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영국은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는 코로나 피해가 가장 컸던 만큼 백신 접종도 서둘렀는데요. 여름철 성수기 전에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는 노동 연령층 대상 백신 접종을 가장 많이 한 나라가 될 거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해외여행도 다른 나라보다는 자유롭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만일 영국이 백신 여권 제도를 도입한다면 당분간 유럽 주요국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백신 여권을 발급하는 나라가 된다는 의미기도 한데요.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받은 여행업계나 항공업계는 지금 영국인 유치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최근 영국인들의 해외 항공편 예약이 급증했다고요?

기자) 네. 현재 영국은 오는 6월 전면 해제를 목표로 단계별 봉쇄 완화 조처를 취하고 있는데요. 영국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인 ‘이지젯(easyJet)’ 등 항공사의 해외 항공권 예약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키프로스 같은 나라는 오는 5월1일부터 백신을 맞은 영국 여행객들은 따로 검사나 격리를 하지 않을 거라며, 적극적인 유치 노력을 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외국인 여행객 유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 남부의 대표적 휴양지인 니스의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시 시장 같은 사람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항공업계와 여행업계는 시간이 갈수록 프랑스가 스페인이나 그리스처럼 적극적인 조처를 하는 나라들에 뒤처지게 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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