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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지도부 전면 등장...홍콩 대학생 4명 보안법 위반 체포


탈레반의 제2인자이자 실세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17일 칸다하르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탈레반의 제2인자이자 실세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17일 칸다하르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카불 점령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카불 공항에서는 각국의 자국민 대피 작업이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홍콩 대학생 총연합회 간부 4명이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청정국으로 불리던 뉴질랜드가 다시 봉쇄에 들어간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아프가니스탄 사태부터 보겠습니다. 탈레반 지도부가 기자회견을 했다고요?

기자) 네. 아프간 무장 조직 ‘탈레반’이 지난 15일 카불을 함락시킨 지 사흘 만인 18일,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전쟁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누가 기자회견에 나섰습니까?

기자) 탈레반은 현재 대외 창구가 자비흘라 무자히드 대변인과 수하일 샤힌 대변인 등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날 첫 공식 기자회견에는 탈레반의 고위 간부이자 수석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가 나섰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측의 공식 입장을 대내외에 처음으로 밝히는 자리인데, 무슨 말을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탈레반은 평화를 원하고 내부나 외부의 어떠한 적도 원하지 않는다면서 20년 전의 탈레반과 지금의 탈레반 간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구도 당신들을 해치지 않을 것이며, 그 누구도 당신 집의 문을 두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과거 탈레반과 어떻게 달라졌다는 겁니까?

기자) 네. 탈레반은 과거 집권 기간, 끔찍한 인권 탄압, 특히 여성들의 사회활동과 교육을 금지하고,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을 극단적으로 적용해 이를 어기면 손발을 자르거나 사형 등의 공개처형을 자행해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았었는데요.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앞으로는 여성들이 사회에서 활발하게 일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율법의 틀이라는 전제를 달아 여전히 통제 여지를 남겼습니다.

[뉴스 클릭] 탈레반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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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탈레반 대변인이 또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사면령이 선포된 만큼 이전 정부나 외국 군대와 함께 일했던 아프간 주민들에게도 복수하지 않을 거라고 거듭 강조했고요. 또 아프간 내 민간 언론 활동도 국가의 가치에 따라 독립적으로 이뤄지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탈레반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은 카불에 입성하면서 대원들에게 함부로 총격을 가하지 말라고 명령했다면서, 시민들에게 보복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과거와는 달리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재집권을 앞두고 국제 사회로부터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탈레반 지도부에서 어떤 새로운 움직임은 있습니까?

기자) 네. 탈레반 수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17일 칸다하르 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탈레반 서열 2위로 실질적인 지도자로 알려진 바라다르가 카타르에서 귀국하자, 탈레반의 통치 체제가 조만간 발표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부 언론은 바라다르가 새 정부의 대통령직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라다르는 국제 사회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죠?

기자) 맞습니다. 바라다르는 지난해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에서 탈레반을 대표해 협상을 진행해왔습니다. 바라다르는 실용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AP 통신은 바라다르의 귀국은 또한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각국의 대피 작업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기자) 카불 공항의 혼란이 잦아들고 탈레반이 안전한 철수를 약속하면서, 각국의 대피 작전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17일, 하루 5천 명에서 9천 명을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은 하루 1천 명 대 대피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18일, 아프간 주재 독일인들과 구호 요원 등 약 130명을 태운 첫 독일 루프트한자 여객기가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습니다. 프랑스는 현재까지 자국민 25명과 아프간인 180여 명을 대피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의 재등장에 국제 사회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탈레반이 통치체제를 발표한 이후, 국제 사회가 탈레반 정권의 합법성을 인정할지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아프간 정부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궁극적으로 탈레반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국제 사회는 탈레반이 인권준수 기준에 부합하게 행동할지 지켜보고 검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긴급 외교장관회의를 열고 탈레반이 인권을 존중해야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보낸 영국은 성급하게 탈레반 정권을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도 궁금하군요?

기자) 중국은 아프간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며 건설적인 소통을 하겠다며 원론적이지만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바라다르는 중국 톈진에서 회동하고 양측의 입장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는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는 일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와 관련해, 구소련 시절 탈레반과 싸운 역사가 있는 러시아가 탈레반과의 관계 설정을 고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콩 대학생 연합기구 소속 학생들이 홍콩 대학교에서 열린 구속 활동가 관련 영상물 상영회를 지켜보고 있다.
홍콩 대학생 연합기구 소속 학생들이 홍콩 대학교에서 열린 구속 활동가 관련 영상물 상영회를 지켜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홍콩으로 가봅니다. 홍콩에서 또 일단의 학생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군요?

기자) 네. 홍콩 경찰이 18일, 홍콩대학교 총학생회 간부 4명을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홍콩 당국은 지난해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이래 홍콩 민주 진영에 대한 고삐를 계속 조이며 압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이 국가보안법을 어떻게 위반했다는 겁니까?

기자) 홍콩 경찰 당국이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국가보안법 4개 조항 가운데 하나인 ‘테러 옹호’입니다. 이달 초 학생들은, 지난달 1일 시위 현장에서 홍콩 경찰을 흉기로 공격하고 자살한 50대 남성을 추모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는데요. 이것이 테러 옹호에 해당한다며 체포한 겁니다.

진행자) 결의문을 채택한 것이 왜 문제가 되죠?

기자) 홍콩 경찰은 이 남성의 행위가 이른바 ‘외로운 늑대’가 자행한 테러 행위라는 주장입니다. 홍콩 경찰은 홍콩대 총학생회가 경찰관을 공격한 범죄 행위를 옹호하고 가해자를 순교자,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추모하는 결의문을 냈다며, 이는 테러를 옹호하고 국가를 분열시키는 행위로,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학생회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학생회는 결의문이 논란이 되자 부적절했다면서 공개 사과를 하고, 지도부도 사퇴했는데요. 하지만 홍콩 경찰 당국은 학생회 사무실을 급습하고, 결의문에 서명한 약 30명의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홍콩에서는 경찰관을 공격한 남성이 테러범이라는 주장과 홍콩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이라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진행자) 최근 홍콩의 대표적인 시민단체도 해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의 대표적인 시민 연합단체 ‘민간인권전선’이 지난 15일 해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민간인권전선은 코로나 사태 등을 이유로 집회를 막는 등 홍콩 정부의 탄압이 점점 심해지면서 유례없이 힘든 도전을 맞았으며 지원이 끊기면서 더 이상 조직을 운영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2019년 대규모 반중국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며 민주 진영을 이끌었던 시민단체마저 해산하면서 홍콩의 범민주진영은 구심점을 잃게 됐습니다.

진행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런 최근의 시국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달, 람 장관은 학생회 사건과 관련해 부모, 교사, 주변 사람들에게 10대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법을 위반할 경우 당국에 신고할 것을 촉구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는데요. 17일 기자회견에서는 언론과 출판, 시위, 집회의 자유는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세계 어디에도 개인의 절대적인 자유는 없으며 반드시 법을 지키며 누려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금지선을 넘는 조직이 지금 할 수 있는 선택은 해산뿐이며, 그렇다고 해서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법적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18일 봉쇄령이 발효된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 시내.
18일 봉쇄령이 발효된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 시내.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뉴질랜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다시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최근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1명 나왔는데요. 그러자 뉴질랜드 정부가 다시 봉쇄 조처(록다운)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오랜만에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확진자가 마지막으로 나온 때가 지난 2월이었으니까, 반년 만에 확진자가 나온 겁니다.

진행자) 봉쇄 조처가 얼마나 오래 적용되는 겁니까?

기자) 네. 확진자가 나온 오클랜드와 확진자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코로만델 지역에서는 18일부터 일주일이고요. 나머지 지역은 최소한 3일입니다.

진행자) 봉쇄 조처가 적용되면 정상 생활이 거의 중단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학교와 사무실이 문을 닫고요. 사업체는 필수적인 서비스만 제공합니다. 그리고 집을 나설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는데요. 뉴질랜드 정부가 이번에 적용하는 조처는 가장 단계가 높은 4단계 조처입니다.

진행자) 확진자가 겨우 1명 나왔는데, 나라 전역을 봉쇄하는 게 조금 이례적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 당국은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 탓에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가운데 델타 변이가 이미 우세종이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전염력이 강해서 델타 변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델타 변이가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델타 변이의 위험성을 고려한 말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빨리 이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이다”라며 “전에도 이런 전략이 효과가 있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가 사실 코로나 청정국으로 평가되죠?

기자) 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에 국경을 봉쇄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처를 도입해서 효과를 봤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는 지금까지 약 2천500명이 코로나에 감염됐고, 이 가운데 26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뉴질랜드가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의 비율이 33%, 그리고 2차 접종까지 한 사람 비율은 약 20% 정도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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