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영국이 세계 최초로 ‘아스트라제네카’사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중국 법원이 홍콩을 탈출하려던 홍콩 청년 10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2020년 올 한 해 전 세계에서 살해당한 언론인이 적어도 5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기자) 네. 영국이 30일, 자국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교가 공동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승인한 나라는 영국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는 앞서 다른 백신 사용도 승인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영국은 지난 2일, 미국 화이자사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의 긴급 사용도 승인했습니다. 화이자사 백신을 승인한 것도 역시 세계 최초였습니다. 이로써 영국은 화이자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개의 접종이 가능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영국은 코로나 피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은 현재 유럽에서 프랑스에 이어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변이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출현해 지금 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는데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 30일 오전 현재, 영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239만 명에 달하고 있고요. 누적 사망자 수도 약 7만1천700명에 이릅니다. 참고로 이탈리아 코로나 사망자 수는 7만3천 명입니다.
진행자) 프랑스나 이탈리아도 백신 접종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은 지난 27일을 기해 접종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EU 산하 ‘유럽의약품청(EMA)’이 화이자사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한 데 따른 건데요. 각국 상황에 따라 시작점이 조금 다르긴 했지만, 현재 접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해 각국 정부가 다시 긴장 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변이를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해 이들 나라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중단하고 입국을 규제하는 등 방역 조처를 강화하는 나라들이 속속 늘고 있습니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신종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60~70% 빠르고, 그동안 비교적 안전층으로 여겼던 젊은이들의 감염 사례도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나라도 계속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에서도 최근 20대 남성이 영국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요. 이 남성은 특히 영국을 다녀온 적이 없다고 합니다. 또 한국, 일본, 스위스, 타이완 등지에서도 영국이나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돼 각국 정부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접종 중인 백신은 무용지물이 되는 건가요?
기자) 화이자와 모더나 등 주요 제약사들은 자사가 개발한 백신의 면역 반응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작동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만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확보한 기술로 몇 주 안에 변이 바이러스에 맞는 새로운 백신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30일 현재, 전 세계에서 8천200만 명 이상 감염됐고, 179만 명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국의 피해가 가장 큰데요. 1천950여만 명이 감염됐고, 33만9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권에서는 인도의 상황이 특히 심각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인구 2위의 국가죠. 현재 인도는 1천만 명 넘게 확진자가 나왔고 14만8천 명 이상 사망했습니다. 중남미 국가들 가운데서는 브라질이 가장 심각한데요. 브라질은 30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 약 757만 명, 누적 사망자 수는 19만3천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코로나 사태 초기, 모범 방역국으로 국제사회의 칭송을 받았는데요.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본격화하면서 연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천 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주로 교회나 어린이집 등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교도소에서도 사망자 1명이 발생하는 등 집단 감염 사태가 확산하고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법원이 홍콩 출신 청년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소재 옌톈 법원이 30일 홍콩 청년 10명에게 각각, 최소 7개월에서 최대 3년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청년이 무슨 일로 중국 법원에서 형을 선고받은 거죠?
기자) 네. 지난 8월 23일, 홍콩 청년 12명이 소형 쾌속정을 타고 타이완으로 가려다 중국 광둥성 해안 경비대에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구속 상태에서 지금까지 재판을 받아왔는데요. 중국 법원은 30일, 이들이 불법 월경을 조직하고 가담한 혐의에 대해 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불법 월경이라는 혐의가 정확히 뭔가요?
기자) 네. 이들이 당국의 허가 없이 중국 본토 해역에 들어왔다는 겁니다. 홍콩이 중국의 일부이긴 하지만, 여행자들은 본토 중국을 오갈 때 반드시 중국 당국의 출입국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청년들은 왜 홍콩을 빠져나가려고 한 건가요?
기자) 청년 대부분은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고 가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홍콩 언론들은 이들이 당국의 처벌이 두려워 타이완으로 가려고 했던 것 같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적어도 1명은 지난 7월 1일부터 발효된 ‘홍콩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습니다.
진행자) 법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량을 내렸습니까?
기자) 네. 불법 월경을 주도하고 조직한 혐의가 인정된 2명에게는 각각 2년 형과 3년 형을 내렸고요. 나머지 8명에게는 모두 징역 7개월 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들에게는 또 미화로 1천500달러에서 3천 달러의 벌금도 부과했습니다.
진행자) 함께 탈출을 시도한 사람이 모두 12명이었다고 했는데, 10명에게만 형이 선고된 건가요?
기자) 네. 중국 당국은 이날, 18세 미만 청년 2명을 홍콩 경찰에 인계했습니다. 중국 법원은 이들에 대해 비공개 심리를 했으며, 이들이 불법 월경 혐의를 인정했지만 기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홍콩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 2명은 도주 혐의로 홍콩에서 기소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형을 선고받은 10명은 중국 본토에서 수감 생활을 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본토에서 형기를 마치고 홍콩에 돌아가면 또 다른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들 청년이 체포된 이래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청년들을 즉각 석방하고 홍콩으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해왔습니다. EU는 또 성명에서, 재판이 공정하지 못했으며 피고들의 권리도 존중받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재판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왜 나오고 있는 건가요?
기자) 피고인 가족들은 개인적으로 변호사도 선임할 수 없었으며, 정치적 동기에 의한 혐의라고 주장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중국 법원의 선고는 홍콩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올 한 해 전 세계에서 살해된 언론인이 50명에 이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 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29일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올 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전 세계에서 살해된 언론인과 언론계 종사자가 5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해는 53명이 살해됐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조금 줄어들긴 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언론인들의 취재 활동에 제약이 많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분쟁 지역을 취재하던 언론인들이 주로 희생되는 건가요?
기자) 보통 언론인들이 취재 활동 중 살해된다고 하면 분쟁 지역 등 위험한 곳을 취재하다 목숨을 잃는 경우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분쟁 지역 취재 활동 중 살해되는 경우는 점점 하락하는 추세고요. 오히려 전쟁 상황이 아닌 이른바 ‘평화로운 지역’에서 살해되는 언론인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수치로 한 번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예멘이나 시리아처럼 지금 내전을 겪고 있는 나라, 또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같이 내전은 아니지만 유혈 폭력으로 위험한 나라에서 살해되는 언론인은 지난 2016년, 58%에서 올해는 32%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멕시코와 인도, 필리핀, 온두라스 등 전쟁 지역이 아닌 나라에서 살해된 언론인이 68%, 즉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서 또 어떤 눈에 띄는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올해는 표적 살해된 언론인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는 표적 살해된 언론인이 63%였는데요. 올해는 84%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언론인들이 계획적인 공격의 대상이 됐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피살된 언론인 가운데 10명은 부정부패나 공금 남용 등의 의혹을 취재, 기사로 낸 후 살해됐고요. 4명은 조직 범죄 문제를 다루다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올해는 전 세계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많았는데요.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 살해된 언론인도 7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어느 나라 언론인이 가장 많이 피살됐습니까?
기자) 멕시코입니다. 멕시코에서는 올 한 해 언론인 8명이 살해됐습니다. 멕시코는 지난 5년간 평균 8명에서 10명의 언론인이 살해됐습니다.
진행자) 멕시코에서는 언론인이 왜 그렇게 많이 살해되는 거죠?
기자) 멕시코의 악명높은 마약 범죄조직이나 정치인들의 부정부패 의혹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는데요. 수법도 매우 잔혹해 어떤 언론인은 토막 살해됐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나라 언론인들이 많이 희생됐나요?
기자) 이라크가 6명으로 두 번째입니다. 그 다음 아프가니스탄이 5명이고요. 인도와 파키스탄이 각각 4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진행자) 취재 활동을 하다가 구금되는 언론인도 많은가요?
기자) 네. 국경없는기자회는 지난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업무와 관련해 현재 구금되어 있는 언론인이 387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요. 국경없는기자회는 그러나 올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취재의 자유를 위협받거나 구금된 일이 더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