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임무를 오는 8월 31일로 종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이티 경찰이 아이티계 미국인 2명을 포함해 대통령 암살 용의자 1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2천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와 관련해 연설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8일 오후, 백악관 이스트룸(East Room)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임무를 8월 31일로 종료한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20주년이 되는 9월 11일 이전까지는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구체적인 종료 날짜를 제시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인 아프간 전쟁을 끝내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거듭 옹호했는데요. 최근 안팎에서 아프간 철군이 임박하면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진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현상 유지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더는 아프간을 근거지로 한 알카에다가 미국을 공격했던 “20년 전의 정책에 계속 매여 있을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더 우선적인 현안들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더 우선적인 현안이라는 게 뭘까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등 새로운 전략적 경쟁자들이나 적국과의 대응, 기후 변화의 잠재적 위협 등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를 대비해 이제부터 미국은 이런 최우선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 작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주, 미군 당국은 철군 작업이 90% 이상 완료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군은 지난주, 아프간 전쟁의 핵심 군사 거점으로 이용해온 바그람 공군기지에서도 철수를 완료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군은 아프간에서 목표를 달성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의 목표가 어떤 걸까요?
기자) 네.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 제거와 알카에다의 능력을 없애는 것이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두 개의 목표를 완수했다면서, “우리는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아프간에 간 것이 아니며 아프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건 아프간 국민의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일각에서는 미군 철수가 완료되면 곧 아프간 민간 정부가 무너질 것이다.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최근 일부 미국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보당국이 미군 철수 이후 6개월 안에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에 함락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그들은 그런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군의 능력을 신뢰한다면서,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지원 약속을 거듭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철군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야당인 공화당은 반대하고, 민주당은 대체로 동조하는 분위기입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파트너를 버리고 적 앞에서 철수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리더십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불가피한 결정 내지는 이해한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컬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무런 구체적인 행동 계획도 없이, 더 공허한 약속만 하고 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매컬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심지어 자신의 정보당국자들의 평가조차 부인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프간 현지 정세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롱워저널(Long War Journal)’ 최신 자료에 따르면,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전체 약 400개 행정구역가운데 197곳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7일, 북부 바디기스주도 공격해 주도인 칼라이나우시까지 진입했는데요. 하지만 정부군의 반격으로 물러나고 현재는 정부군이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탈레반 반군 약 70명이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 용의자들이 속속 체포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이티 경찰 당국이 8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 17명을 검거했습니다. 아이티 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암살자들은 총 28명으로 이뤄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암살에 가담한 사람이 꽤 많은데요. 신원도 밝혀졌습니까?
기자)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콜롬비아인 26명과 미국 국적을 가진 아이티인 2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28명 가운데 17명만 체포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샤를 경찰청장은 콜롬비아인 15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2명 등 17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머지 용의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3명은 사살됐고, 8명은 현재 추적 중이라고 합니다. 앞서 아이티 당국은 4명의 용의자가 사살됐다고 발표했는데요. 숫자가 달라진 것에 대해 샤를 청장이나 관계자 모두 별다른 설명이 없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용의자 검거가 비교적 신속히 이뤄진 것 같군요?
기자) 네. 용의자 11명이 한꺼번에 아이티 주재 타이완 대사관에서 잡혔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체포가 이뤄졌습니다. 이들은 사건 후 타이완 대사관에 숨어들었는데요. 타이완 대사관은 9일 성명을 내고, 타이완 경찰이 전날 오후 4시, 체포 작전을 펼쳐 용의자 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들이 다 아이티 국적자들이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샤를 청장은 이들을 ‘용병’이라고 지칭하고,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대통령을 살해했다”라고 비난했는데요. 자칫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샤를 경찰청장은 현재 나머지 용의자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며 “그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즉 사살되거나 체포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에 미국 국적자 2명이 연루됐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8일, 관련 보도에 대한 질문에 체포된 용의자 가운데 미국 시민권자 2명이 포함됐다는 사실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프라이드 대변인은 또 전날(7일) 용의자들이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 행세를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DEA와는 상관이 없으며 암살범들이 DEA 요원이라는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콜롬비아 정부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콜롬비아 정부는 8일 늦게, 자국인 적어도 6명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확인했습니다. 콜롬비아 정부는 그 가운데 2명은 사살됐으며, 콜롬비아 전역 군인들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암살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기자) 바나나 수출과 자동차 부품 업체를 경영하던 50대 사업가 출신 정치인이었습니다. 지난 2017년 2월 집권했는데요. 각종 부정부패 의혹 속에 야권과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특히 2019년 의회 선거가 연기된 후, 의회 없이 대통령령으로 국정을 운영하면서 정적을 많이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건 당시, 대통령 부인도 함께 피습됐다고 들었는데요. 현재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마르티네 모이즈 여사는 사건 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모이즈 여사는 현재 위험 단계에서 벗어나 안정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카를 앙리 데스텡 아이티 판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침실에 있던 모이즈 대통령은 암살범들에게 적어도 12발의 총격을 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여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2천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한 탓에 OECD 국가에서 2천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OECD가 최근 밝혔습니다.
진행자) OECD는 한국도 가입해 있는 국제 기구죠?
기자) 네. 현재 38개 회원국이 있는데요. 시장경제와 다원적 민주주의, 인권존중을 기본가치로 회원국들의 경제성장과 인류 복지증진을 도모하는 정부 간 정책 연구 협력기구입니다.
진행자) 2020년에 38개 OECD 회원국에서 일자리 2천만 개 이상이 사라졌다는 건데요. 전 세계적으로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OECD 집계에 따르면 1억1천4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졌습니다.
진행자) 현재 OECD 국가 내 실업률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올해 5월 기준으로 6.6%였습니다. 전달인 4월 실업률은 6.7%였습니다.
진행자) 실업률이 코로나바이러스 상황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 2월보다 실업률이 아직 1.3%P 높습니다.
진행자) OECD 국가 내 실업자 수는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2021년 5월 기준으로 4천350만 명입니다. 이는 지난해 2월보다 810만 명이 더 많은 숫자입니다.
진행자) 많은 OECD 국가가 실업 등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경제적 충격에 대응해서 대규모 부양책을 도입했는데요. 그래도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막지는 못한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이런 대규모 부양책 덕에 일자리 약 2천100만 개를 살릴 수 있었다고 OECD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OECD 국가들 고용 상황이 언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OECD는 2023년 3분기나 돼야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있어서, 아시아 등 비교적 코로나 사태에 잘 대응한 국가가 더 빨리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기록을 경신했다는 소식도 있네요?
기자) 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사망자가 4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많은 약 60만 6천 명이 코로나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최근 백신 보급으로 일일 사망자가 많이 줄어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1월에 전 세계 하루 사망자 수는 1만8천 명이었는데요. 백신이 공급되면서 현재 이 수치는 하루 7천 800명 선으로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