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으로 장소를 옮겨 또다시 갈등을 드러냈습니다. 대선 부정 의혹으로 촉발된 벨라루스 정국이 혼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가운데 일부가 곧 철수하기로 한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번 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관련 회의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이곳에서도 노출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9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무장관 회의를 시작으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까지 이번 주 아세안 관련 회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한국, 일본 등 주변국도 개별 또는 확대회의에 참석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중국이 아세안 회원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여러 국제행사가 화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요. 이번 아세안 회의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네, 역시 참가자들이 직접 만나지 않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올해 의장국인 베트남이 주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참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미국 동부 시각으로 9일, 미국 + 아세안 회원국 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미국과 아세안의 전략적 관계 발전 방안, 역내 주요 현안과 안보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이들 회원국에,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올라있는 중국 기업들과 거래를 재고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남중국해 군사기지 건설에 연루된 24개 중국 기업과 경영진 등 개인에 제재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세안 회원국의 일부는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세안은 모두 10개 회원국인데요. 이 가운데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4개국, 그리고 타이완이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 이 해역이 국제법상 공해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항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고요. 또 중국이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화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 또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아세안 회원국의 행동도 촉구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단순히 목소리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행동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국무부 대변인은 폼페오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평화적인 해법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아세안의 관계도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국들을 따돌리는 방식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아세안에 대한 미국의 우정을 확신해도 좋다며, 계속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 회원국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의장국인 베트남의 팜빈민 외무장관은 폼페오 장관의 발언을 환영하면서, 미국과 아세안의 관계는 서로 도움이 되는 것이며, 미국이 역내 평화와 안정,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폼페오 장관이 아세안 회원국에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 기업과 거래 재고를 요청했는데요. 회원국 가운데 이들 기업과 거래하는 나라가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아세안 회원국이 얼마나 되는지는 분명치 않은데요. 하지만 지난주 미국 정부의 발표가 나왔을 때,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정부는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 기업과의 협력 사업을 허용할 거라면서 미국의 조처를 따르지 않을 거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 회의장에서 중국은 지금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아세안 회원국, 한국, 일본 등 주변국들과 개별, 또는 확대 회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미국이 정치적 필요에 따라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과시하는 등 역내 문제에 간섭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또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며, 아세안이 다른 나라의 정치 제도나 내정을 공격하는 무대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도 아세안 회원국과 회의를 가졌죠?
기자) 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도 아세안 + 한국, 아세안 + 3, 즉 아세안과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회의를 잇달아 가지며 역내 협력과 코로나 대응 연대 등을 강조했는데요. 각국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조속히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국 외교부가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벨라루스 정국 혼란이 장기화하고 있군요?
기자) 네. 지난달 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으로 불거진 벨라루스의 정국 혼란이 5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벨라루스의 주요 야권 인사들이 납치, 구금되고 강제 출국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벨라루스 정국은 더욱 혼란 속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서두르라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 주요 야권 인사들이 줄줄이 체포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벨라루스 야권이 최근 벨라루스의 평화적 정권 이양을 위해 7인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를 만들었는데요. 벨라루스 정부가 9일, 이 가운데 2명을 또 체포했습니다. 이로써 조정위원회 간부 7명 가운데 6명이 현재 구금 또는 강제 출국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주 초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대선 불복종 운동을 벌여온 벨라루스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콜레스니코바 씨가 지난 7일 오전 갑자기 민스크 시내에서 복면을 쓴 남성에게 납치됐습니다. 콜레스니코바 씨와 함께 다른 2명의 반정부 지도자도 실종됐는데요. 이들 2명은 다음 날, 우크라이나로 강제 출국당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콜레스니코바 씨는 어떻게 됐나요?
기자) 콜레스니코바 씨도 이들과 함께 차량으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근처로 강제 이동됐는데요. 하지만 콜레스니코바 씨는 강제 출국을 피하기 위해 여권을 잘게 찢어버렸다고 합니다. 콜레스니코바 씨는 국경 근처 시설에 구금돼 있다가 현재는 민스크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난번 대선에 출마했던 야권 후보도 지금 외국에 머물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후보도 대선 며칠 후 이웃 나라인 리투아니아로 피신했는데요. 티하놉스카야 후보는 아이들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유럽연합(EU)은 벨라루스 정부의 고위 관리들에 대한 제재 명단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말, EU 외무장관들은 부정선거와 시위대 탄압에 연루된 벨라루스 정부 고위 관리 20명을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로이터통신은 지난 7일, 소식통을 인용해 벨라루스 내무장관을 포함해 30명 정도가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제재 시기는 언제쯤 될까요?
기자) 앞서 제재 명단의 법적인 마무리를 위해 적어도 몇 주가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9월 중순 가능할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9일 트위터에, 벨라루스 정부의 정치적 탄압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제재 단행을 서두르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지난 8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정부는 벨라루스 당국이 마리아 콜레스니코바 씨를 강제 출국시키려고 한 일 등 일련의 사건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미국은 자신들의 권리를 평화롭게 주장하고 있는 벨라루스 국민을 지지하며, 다른 나라들과 함께 벨라루스의 인권유린과 탄압에 연루된 책임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가운데 일부가 곧 철수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이라크를 방문 중인 케네스 F. 매켄지 미 중부군 사령관이 9일 밝힌 내용인데요. 이라크 주둔 미군 2천200명이 이달 안에 철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라크에 있는 미군이 모두 철수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현재 주둔 중인 5천200명에서 2천200명이 철수하니까 여전히 3천 명이 남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라크에서 미군이 하는 일이 뭔가요?
기자) 네. 이슬람 무장조직 IS 퇴치 등 대테러 작전을 지원하고, 이라크 군경을 훈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주둔 미군 규모를 트럼프 행정부가 줄이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이라크군이 IS의 계속되는 위협에 대처하고 독자적으로 작전할 수 있는 능력이 좋아졌다는 겁니다. 매켄지 사령관은 이렇게 이라크군의 증강된 능력을 인정하고, 이라크 정부, 그리고 다른 동맹국들과 상의한 결과, 이라크 주둔 미군을 감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에 이미 이런 계획을 밝힌 바 있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지난 8월 20일 백악관에서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라크에 남아 있는 미군 수천 명이 이른 시일 안에 철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과 이라크 관계가 올해 들어서 삐걱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올해 1월에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무인기로 살해했는데요. 그러면서 양국 간에 갈등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을 두고 이라크 정부와 의회가 강하게 반발했었죠?
기자) 네. 그래서 이라크 의회가 미군 철수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이라크 안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요. 두 나라가 협상에 들어가서 지난 6월에 미군 병력을 감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라크 요구가 있기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주둔 미군을 줄이기를 원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는 물론 아프가니스탄 등지에 있는 미군 감축을 줄곧 요구해왔는데요. 이라크 주둔 미군 감축은 이라크 정부 요청에 따라 더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라크 외에 아프가니스탄에도 미군이 남아있죠?
기자) 아프가니스탄에 아직도 미군 8천600명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매켄지 사령관은 오는 11월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 수를 4천500명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9일 밝혔습니다. 미국은 올해 초 탈레반과 합의한 평화협정에 따라 내년 4월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