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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상, 기후변화 대응 협력 다짐…러시아, 우크라이나 접경 병력 철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주최하는 기후정상회의가 이틀간 열렸습니다. 각국 정상은 여러 다른 쟁점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협력을 다짐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철군을 명령했습니다. 각국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이 정치적, 종교적 문제 등에 대한 항의 표시를 하는 행위를 계속 금지한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기후정상회의’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전 세계 40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기후정상회의가 22일과 23일 이틀간 화상으로 열렸습니다. 각국 정상은 여러 가지 다른 국제적 쟁점에도 불구하고 기후 위기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모처럼 단합된 목소리를 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요 매체들은 특히 최근 미국과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 역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에 응해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또 외교와 동맹 복원을 기치로 삼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전 세계 주요 정상들을 한자리에 모아 단합된 목소리를 유도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회의 방식은 어떤 식으로 진행됐습니까?

기자) 네. 첫날인 22일은 각국 정상들이 한 사람씩 나와 자국의 기후정책과 목표 등을 밝히고 나면 다음 사람이 화면에 등장해 이어가는 식으로 진행됐고요. 둘째 날인 23일에는 ‘기후대응의 경제적 기회’라는 주제로 재계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이 나와 기후 변화 대응과 경제적 이익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한 첫 번째 대규모 국제행사기도 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첫날 각국 정상들에게, 기후에 대응하는 것은 도의적, 경제적으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둘째 날에는 기후 복원과 인프라에 투자하면 모두를 위한 기회가 창출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대부분의 정상은 오는 2050년까지는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드는 이른바 ‘탄소 중립(net-zero)’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5년 국제사회가 도출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주요 내용인데요. 여러 나라가 이를 위해 중간목표 시기를 앞당기거나 온실가스 감축량을 높였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그 가운데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회의를 주최한 미국은 가장 앞장서서 온실가스 감축량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지난 2005년 대비 50~52% 줄이기로 했는데요. 이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체결했던 오바마 행정부가 제시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겁니다. 종전의 목표는 2025년까지 26~28%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데요. 중국은 어떤 목표를 제시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의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기존의 목표를 재확인한 것입니다. 하지만 시 주석은 또 한편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함께 세계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며 협력 의사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인도와 러시아도 주요 탄소 배출국이죠?

기자) 맞습니다. 인도는 3위, 러시아는 4위인데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새로운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고요. 대신 오는 2030년까지는 재생에너지 공급을 450GW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만 말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세계 협력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요국의 발표 내용도 좀 볼까요?

기자) 네. 일본은 오는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26% 감축하겠다는 종전의 목표를 46% 감축으로 올렸습니다. 또 유럽연합(EU)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40% 감축에서 55% 감축으로 상향 조정했고요. 캐나다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40~45%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영국은 어떤 목표치를 제시했습니까?

기자) 네. 영국은 2035년까지 탄소배출을 1990년 대비 78% 감축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은 오는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을 앞두고 있는데요. 보리스 존슨 총리는 다른 나라들도 이런 비슷한 계획을 내놓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어떤 목표를 제시했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한국이 지난해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24.4% 감축하기로 약속한 것을 상기시켰는데요. 올 하반기까지는 이를 상향 조정해 유엔에 제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연설에서, 2030년까지는 불법 벌채를 없애고, 2050년까지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23일 크림반도에서 러시아군 장갑차들이 상륙함에 오르고 있다.
23일 크림반도에서 러시아군 장갑차들이 상륙함에 오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러시아로 가보겠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한 병력을 철수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방부가 22일, 서부군관구와 남부군관구에서 실시한 군사훈련을 종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훈련에 참여했던 병력의 본대 귀환을 명령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는데요. 러시아는 군사훈련을 하는 거라고 주장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부터 러시아와의 접경 지역인 우크라나이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계 반군 간에 무력 충돌이 격화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이 지역과 남부 크림반도로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키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물론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국제사회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철군 조처에 대해 러시아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 크림반도를 방문해 군사훈련을 참관한 후 철군 발표를 했는데요.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군이 국경 지역의 모든 정세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능력을 보여줬고, 비상 점검 목표가 충분히 달성됐다며 훈련을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병력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훈련에는 1만 명 이상의 병력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서방 전문가들은 10만 명 이상 집결하고 50대 이상의 전투기와 해군 함정 수십 척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부터 병력이 철수하는 겁니까?

기자) 쇼이구 장관은 모든 훈련 참가부대는 23일부터 시작해 5월1일까지는 본대에 귀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서 약 160km 떨어진 곳에 배치된 중화기들은 또 다른 대규모 훈련을 위해 그대로 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발표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일단 러시아의 철군 발표를 환영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2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주둔 병력을 줄이고 돈바스 지역의 긴장 상황을 완화하는 모든 조처를 환영한다”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나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22일 TV 연설에서 이에 관해 언급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돈바스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먼저 돈바스 지역 지도부와 대화하고, 그다음 자신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말하는 돈바스 지역 지도부는 친 러시아계로 러시아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세력인데요.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자들을 반군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러시아의 철군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을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아직은 발표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말을 들었으니, 행동하는 것을 기다리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200m에서 금메달, 동메달을 딴 미국의 토미 스미스, 존 카를로스 선수가 시상대에서 인종 차별에 대항한 투쟁을 상징하는 의미로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들어 올렸다.
지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200m에서 금메달, 동메달을 딴 미국의 토미 스미스, 존 카를로스 선수가 시상대에서 인종 차별에 대항한 투쟁을 상징하는 의미로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들어 올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이 특정 문제에 대한 항의 표시를 하는 것이 계속 금지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근 확인한 내용입니다. IOC는 그간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이 경기장이나 시상대, 그리고 공식 행사에서 정치적, 경제적, 인종적 선전을 하는 것을 금지해 왔는데요. 오는 7월에 열리는 일본 도쿄올림픽에서도 이 규정이 유효하다고 다시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규정을 어기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IOC는 규정 위반 선수에 대한 징계 내용을 이번에 자세하게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IOC 법률위원회가 올림픽이 열릴 7월 이전에 징계 내용을 확정해야 합니다.

진행자) IOC가 이런 행위를 금지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IOC는 22일 발표한 성명에서 올림픽 경기의 “중립성”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규정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특정 현안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취하도록 강요받을 수 있는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올림픽에서 정치적 입장을 나타냈다고 해서 선수가 징계를 받았던 경우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토미 스미스, 그리고 존 카를로스 선수가 지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200m 시상대에서 각각 금메달, 동메달을 목에 걸고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들어 올렸다가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당시 두 사람은 미국 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주먹을 들어 올렸죠?

기자) 맞습니다. 또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박종우 선수가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달렸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새 미국 프로 운동경기에서 선수들이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국가가 나올 때 무릎을 꿇거나 주먹을 들어 올려, 흑인을 겨냥한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선수들이 있었는데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이런 행위가 금지되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IOC 규정을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IOC가 선수들을 상대로 조사해보니까 응답자 대부분이 경기장이나 시상대에서 시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답했습니다. 선수들은 또 특정 현안에 대한 의견은 기자회견장에서 밝히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특정 현안에 대한 항의 표시로 주먹을 들거나 무릎을 꿇는 선수들을 볼 수 없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세계선수협회 노조’와 독일의 한 선수 단체는 정치적 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로 도쿄올림픽에서 징계받는 선수들을 법률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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