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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 관련 웹사이트 36곳 차단...홍콩 빈과일보 폐간


예멘 후티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사이트에 올라온 미국 법무부 경고 문구
예멘 후티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사이트에 올라온 미국 법무부 경고 문구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가 허위 정보 유포 이유로 이란 관련 웹사이트 수십 곳을 압류하고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이란 대선 이후 양국의 신경전 속에 나온 이번 조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가 공식 폐간합니다. 미국 국방부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란과 관련된 웹사이트 수십 곳을 압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법무부가 22일, 허위 정보 유포와 관련해 이란과 연계된 뉴스 웹사이트 30여 곳의 도메인을 압류했습니다. 도메인은 간단히 말해 인터넷 주소입니다.

진행자) 도메인을 압류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접속이 차단됩니다. 기존의 주소에 접속하면 해당 웹사이트의 도메인은 산업안보국(BIS), 연방수사국(FBI)의 법 집행에 따른 압류 영장으로 미국 정부에 압류됐다는 문구가 뜨면서 게시물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웹사이트들인가요?

기자) 네. 이란 국영 TV의 영어서비스인 ‘이란프레스TV’, 아랍어 채널인 ‘알아람’, 예멘 후티 반군 위성뉴스 채널인 ‘알마시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연계된 ‘팔레스타인 투데이’ 등 모두 36곳입니다.

진행자) 법무부는 이번 조처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법무부는 22일 내놓은 성명에서, “법원의 명령에 따라,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이슬라믹라디오텔레비전연합(IRTVU)이 사용하는 웹사이트 33곳과 카타이브헤즈볼라(KH)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3곳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미국의 제재를 어떻게 위반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IRTVU는 지난해 10월, 허위 사실 유포와 관련해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의 ‘특별지정제재대상(SDN)’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법무부는 IRTVU가 쓴 도메인 33개는 미국 기업 소유로, 미국 정부의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 도메인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도 허위 사실 유포와 관련해 이란 웹사이트 도메인 수십 곳이 압류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불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웹사이트 92곳의 도메인을 압류한 바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이들 사이트가 미국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고 순수 뉴스 매체를 가장해 국제적 차원에서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미국 정부의 이번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웹사이트가 차단된 매체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국영 프레스TV는 미국 정부는 다른 의견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조처는 미국의 편협한 시각을 보여준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예멘 후티 반군 측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도 성명을 내고, 사전 공지 없이 채널이 끊겼다며 미국 정부의 조처에 항의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에 맞서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도 계속 채널을 운영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알마시라의 경우, 즉각 도메인을 변경해 운영을 시작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프레스 TV도 트위터에 22일 새로운 도메인 이름을 알리는 등, 대부분 새로운 도메인으로 우회 운영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다시 경색되는 분위기군요?

기자) 네. 이번 조처는 최근 이란 대선에서 강경 보수 성향인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가 압승을 거둔 지 며칠 만에 나온 건데요.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이란 지도부에 대한 경고성 조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라이시 당선인이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대한 강경 발언을 했죠?

기자) 네. 라이시 당선인이 지난 21일, 당선 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라이시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먼저 이란 핵 합의를 위반했다며 미국은 신뢰하기 힘든 대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지 않겠다는 발언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시 당선인은 현재 진행 중인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지지하지만, 핵 합의가 복원되도 바이든 대통령과 만날 생각은 없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백악관은 즉시 바이든 대통령 역시 라이시 당선인을 만날 계획이 없으며, 이란의 최고 결정권자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라고 지적했습니다.

23일 홍콩 빈과일보 사옥 앞에 취재진이 모여있다.
23일 홍콩 빈과일보 사옥 앞에 취재진이 모여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가 폐간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홍콩 빈과일보가 24일자 발행을 마지막으로 폐간됩니다. 빈과일보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은 23일 성명을 내고, 현재 홍콩의 상황에 따라 인쇄 매체인 신문과 온라인 뉴스 둘 다 발간을 중단하고 폐간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홍콩 경찰이 빈과일보에 대한 대규모 압수 · 수색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 담당 부서인 국가안전처는 지난 17일 약 500명의 경찰을 동원해 빈과일보에 대한 압수· 수색을 단행했습니다. 그리고 편집국장과 선임기자, 넥스트디지털 간부 등 5명을 체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체포 이유가 뭐였죠?

기자) 홍콩 국가보안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홍콩 경찰은 빈과일보에 실린 글 적어도 30건 이상이 국가보안법 위반 사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위반했다는 거죠?

기자) 네.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전복, 내란 선동, 테러, 외세 개입 등에 대해 중범죄로 다스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데요. 홍콩 당국은 빈과일보가 외국에 홍콩과 중국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는 기사를 실어 외세 개입을 조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홍콩 시민사회에서는 빈과일보가 폐간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당시 홍콩 당국은 230만 달러에 달하는 빈과일보의 자산을 압류했는데요. 빈과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 씨의 자산도 이미 압류된 상황이라 자금을 풀어주지 않으면 운영이 힘들어 폐간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습니다. 이에 홍콩 시민들은 폐간을 막기 위해 빈과일보 구독 운동을 펼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진행자) 결국 창립 20여 년 만에 문을 닫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빈과일보는 1995년 의류 사업으로 거부가 된 지미 라이 씨가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선정적인 보도 위주의 타블로이드 매체로 출발했는데요. 하지만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부터 홍콩의 정치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 홍콩 내 대표적인 반중, 반홍콩 매체로 떠올랐습니다.

진행자) 지미 라이 씨도 지금 복역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미 라이 씨는 지난 2019년 범죄인 인도 법안, 이른바 송환법 반대 시위에 가담하는 등 불법 집회 참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복역 중입니다. 지미 라이 씨는 현재 74살인데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종신형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금까지 몇 명이나 체포됐는지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AP 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100명 이상 체포됐는데요. 23일 국가보안법 위반과 관련해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진행자) 처음으로 재판정에 선 사람,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네. 올해 24살의 ‘통잉킷’이라는 남성입니다. 통 씨는 지난해 7월 1일 체포됐는데요. 2019년 모터사이클을 타고 시위에 참여해 경찰관 여러 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홍콩 경찰은 통 씨에게 테러와 분리 독립 추구 등 국가보안법을 적용했습니다.

진행자) 재판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홍콩 법원은 지난달 통 씨에게 일반적인 재판과는 달리 배심원 없이 재판을 진행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3명의 판사가 배심원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데요. 홍콩 시민단체와 법조계는 통 씨가 정당한 사법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철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군요?

기자) 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기자들에게 철군 시한에 변함이 없지만,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철군 시한이 오는 9월이죠?

기자) 네. 오는 9월 11일까지 미군 철수를 마친다는 것이 애초 계획입니다.

진행자) 속도를 조절한다는 건 속도를 늦춘다는 건가요? 아니면 가속한다는 건가요?

기자) 네.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진행자) 철군 속도를 늦춘다면 이건 현재 아프가니스탄 내 사정을 반영하는 조처라고 할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을 포함해 동맹군이 철군하기 시작하자 아프간 이슬람 무장조직인 탈레반이 공세를 강화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커비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 안에서 폭력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탈레반이 계속 공격을 감행하면서 아프간 정세가 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철군 속도나 규모에 조정이 필요하면 이에 따르기를 원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최근에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손에 넘어가는 지역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데버러 라이온스 유엔 아프간 특사는 지난 5월 이후 아프가니스탄 내 370개 지구 가운데 50군데 이상이 탈레반 측에 넘어갔다면서 “이는 많은 다른 나라에 불안정성이 커졌음을 뜻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탈레반이 아프간 북부 요충지를 점령했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네. 탈레반이 북부 쿤두즈주 내 타지키스탄 접경 지역의 요충지를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에서는 최근 전투가 심해졌다고 하는데요. 라이온스 특사는 탈레반이 최근 주도를 둘러싼 지구들을 점령하고 앞으로 외국군이 모두 철수하면 주도 점령을 시도하리라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작업이 지금 얼마나 진행됐습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케네스 매켄지 사령관은 지난 7일 기자들에게 철군 작업이 “절반 정도 끝났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군과 국제연합군의 철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과 동맹군이 완전하게 물러가면 탈레반이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을 막을 완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진행자) 미군이 철수하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지원을 모두 중단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철군 뒤에도 미국은 군사적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계속 아프간 정부를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AP통신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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