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동맹의 힘과 유대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란 대선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강경 보수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제31회 나토 정상회의가 14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폐막했습니다. 지난주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길에 오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치고 벨기에로 이동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년간 미국과 다른 나토 회원국 간에 균열음이 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를 ‘구시대의 산물’로 봤습니다. 또 미국에 비해 다른 나라들이 방위비를 너무 낮게 책정하고 있다며 이른바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해 껄끄러운 관계가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봉합할지 이목이 집중됐는데, 어떻게 성과가 있었습니까?
진행자) 네. 우선 드러나는 성과로 나토 30개 회원국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인데요. 나토 정상들은 이 공동성명에서, 동맹 유대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러시아와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한 목소리로 비판하며 연대를 부각했습니다.
진행자) 공동성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정상들은 국제 안보 환경이 점점 복잡해지는 시기를 맞아 단합과 연대, 단결을 재확인하고, 대서양 양안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천명했습니다. 성명에는 또 러시아와 중국을 동맹이 함께 대처해야 할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s)’으로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구조적 도전이라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기자) 이들 나라의 야심과 무책임한 행동들이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와 동맹 안보와 관련된 영역에 도전을 야기한다는 것입니다. 정상들은 지금 나토 동맹은 단호하고 전제적인 국가들로부터 다면적인 위협과 구조적인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나토 정상들이 러시아와 함께 중국을 도전 위협으로 지목하고 있는 거군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나토가 중국에 대해 이렇게 강력한 어조를 사용한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나토 태생 자체가 지금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에 맞서 서방 민주주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창설된 것인 만큼 지금까지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중국에 대한 미국과 나토의 입장에는 온도 차가 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을 지정학적 경쟁자로 간주하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토 일부 회원국은 중국을 경제, 전략적 협력 대상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이번 공동성명에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적 승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토의 근간이 되는 집단 안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 조약 5조는 신성한 의무라면서, “미국은 모든 유럽과 함께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나토는 집단 안보에 관한 약속을 조약 5조에 담고 있는데요. 이는 회원국 어느 한 나라가 적의 공격을 받으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함께 대항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또 주목할 만한 성과, 어떤 것이 있습니까?
기자) 네. 정상들은 러시아와 중국 등의 도전에 맞서 ‘나토 2030’이라는 새로운 전략 개념을 수립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는 사이버위협과 테러리즘, 기후변화 등 초국가적 위협 등에 대한 전략적 접근도 포함되는데요. 정상들은 내년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새 전략 개념을 승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의에 대한 나토 지도부의 반응을 들어볼까요?
기자) 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와 북미, 유럽에 강력히 헌신하는 미국 대통령이 있다는 것이 기쁘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환영했습니다.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그러나 중국 문제에 있어 중국의 군사적 증강을 지적하면서도 중국은 인프라 투자 협력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회원국들의 평가는 어땠습니까?
기자) 미국과의 협력이 다시 자연스러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는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공을 돌렸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도전으로 지목됐는데,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나토가 과장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사절단 대변인은 15일 성명을 내고, 중국의 국방정책은 시종일관 방어적 차원에서 시행되며, 중국의 국방비 예산은 나토 군비와 비교할 때 터무니없이 적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방문에 맞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항공기 보조금 문제를 타결했다는 소식도 들어왔군요?
기자) 네. 15일, 바이든 대통령과 EU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EU가 17년간 끌어온 항공기 보조금을 둘러싼 오랜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과 EU는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사에 대한 보조금 문제를 놓고 2004년부터 공방을 벌여왔는데요.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5일, 양측 갈등의 핵심이었던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중단하는 내용의 5년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EU도 관계 개선에 큰 돌파구가 마련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과 회의를 시작하며 “미국이 돌아왔다”고 천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를 인용해 세계는 변했다면서, 미국과 EU의 협력은 이런 변화에 대처하는 최선의 답이라고 강조하며 대서양 양안 관계의 새 출발을 알렸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미국과 EU가 새로운 협력 정신으로 상호 현안을 풀어가게 됐다고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이란에서 곧 대통령 선거가 있다고요?
기자) 네. 오는 18일 이란에서 대통령 선거가 실시됩니다. 이번 선거에는 7명의 최종 후보가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후보들의 면면을 좀 볼까요?
기자) 네. 현직 대법원장이자 국가지도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인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 압돌나세르 헴마티 전 중앙은행 총재, 사이드 잘릴리 전 이란 핵협상 수석 대표 등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이제 선거일이 며칠 안 남았는데, 선두 후보들의 윤곽은 대충 나왔습니까?
기자) 네. 현재 가장 많은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후보는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입니다. 이란 국영 프레스 TV가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60% 가까이 라이시 후보를 뽑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이란 수도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는 다른 후보들의 벽보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라이시 후보가 전에도 대선에 나선 적이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중도 성향의 하산 로하니 후보와 붙어 패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강경보수 성향의 라이시 후보가 부상하고 있는 것은 이란 정치권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라이시 후보는 또 이란 정치권의 핵심 인물로, 이란의 인권 탄압을 주도해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최종 7인의 후보 중에도 강경보수 성향이 다수 포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대선 날짜를 공고한 후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가 500여 명에 달했는데요. 헌법수호의원회는 지난달, 이 가운데 최종 7명을 선정,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강경보수 인사들이 포진하고, 중도 개혁 성향 후보들은 대거 탈락했었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후보가 대통령에 선출되면 이란 정치권에 어떤 변화가 좀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이란은 미국과 이란 핵 합의 복원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요. 이란 강경파 의원들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협상 방식에 불만을 제기해왔습니다. 라이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우선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부터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라이시 후보는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7인의 후보들은 최근까지 세 차례 TV 토론을 가진 바 있는데요. 라이시 후보는 미국이 이란의 핵 합의 위반을 이유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단결과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오스트리아 빈에서 최근까지 회담이 진행됐지만 확실한 돌파구는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이 빠르게 진전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핵 합의에 복귀하더라도 이란에 대한 수백 개의 제재는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란 외무부는 14일, 구체적인 설명 없이, 미국과 에너지 등 산업 분야 제재에서 광범위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는데요. 이번에는 노바백스 백신이로군요?
기자) 네. 미국 노바백스사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14일 나왔습니다. 시험 결과, 백신이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약 93%의 효능을 보였다고 노바백스사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임상시험에 몇 명이나 참여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멕시코에서 18세 이상 약 3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이 가운데 3분의 2는 실제 백신을 2번 맞았고요. 나머지는 위약, 가짜 백신을 접종 받았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몇 명이나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나요?
기자) 네. 77명이 나왔는데요. 이 중에 63명이 위약을 접종 받은 집단에서, 그리고 14명은 실제 백신을 맞은 집단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에만 감염됐습니다. 그러니까 노바백스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가 아닌 원래 바이러스에는 100%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노바백스 측은 새 백신이 어떤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었는지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부작용은 없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다른 코로나 백신들처럼 근육통, 두통, 오한 등 증세가 나타났는데요. 심각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보관은 어떻게 합니까?
기자) 네. 노바백스 백신은 일반 냉장고에서 보관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노바백스 백신이 서구에서 만든 코로나 백신으로 몇 번째인가요?
기자) 네. 다섯 번째입니다. 기존에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그리고 존슨앤드존슨 백신이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제외한 세 가지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고요. 유럽연합(EU)은 네 가지 백신을 모두 승인한 바 있습니다. 노바백스 측은 곧 EU와 영국, 미국에서 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노바백스가 미국 회사인데요. 미국이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상당히 높죠?
기자) 네. 전체 인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최소한 1번은 코로나 백신을 맞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지난 12일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9천600건 아래였습니다. 이와 달리 개발도상국에서는 최소한 한 차례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의 비율이 1% 미만이라고 영국 옥스포드대학교가 집계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새 백신 개발이 개발도상국 백신 보급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바백스 측은 새 백신을 9월 말부터 매달 1억 회 접종분을 생산할 것이라 밝혔는데요. 새 백신 대부분은 중간소득이나 저소득 국가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