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타이완 방문 계획을 하루 전 전격 취소했습니다.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효과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연임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타이완 계획이 취소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13일부터 15일까지 타이완을 방문할 계획이었는데요. 하루 전인 12일, 타이완 방문 계획을 돌연 취소했습니다.
진행자) 왜 갑자기 취소된 걸까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이날, 정권 이양 과정의 일환으로 이번 주 예정된 정부 관리들의 모든 해외여행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그러면서 크래프트 대사의 타이완 방문 계획도 취소된 겁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도 이번 주 유럽을 방문할 계획이 아니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13일 유럽 방문길에 오를 예정이었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이날(12일) 자신의 유럽 여행 역시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유럽 쪽에서는 다른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인가요?
기자) 폼페오 장관은 다음 주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 정권 전환을 방문 취소 이유로 들었는데요. 하지만 로이터, 블룸버그, CNN 등 주요 매체들은 사안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룩셈부르크와 유럽연합(EU) 고위 관리들이 폼페오 장관과의 회동을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케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방문이 취소된 것에, 타이완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유감과 존중을 표했습니다. 타이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크래프트 대사가 대표단을 이끌고 타이완을 방문할 수 없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크래프트 대사가 향후 적절한 시기에 타이완을 방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크래프트 대사의 임기가 어떻게 되죠?
기자) 크래프트 대사는 다음 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진행자) 만일 크래프트 대사가 타이완을 예정대로 방문했다면 미국과 타이완 단교 이후 처음으로 현직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타이완을 방문하는 거였죠?
기자) 맞습니다. 크래프트 대사는 1979년 미국과 타이완이 외교 관계를 단절한 후 타이완을 방문하는 최초의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될 뻔했습니다. 크래프트 대사는 방문 기간,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타이완 외교부장 등 타이완 고위 관리들과 만날 예정이었는데요. 타이완은 크래프트 대사의 타이완 방문으로 미국과 타이완 관계가 국제적 협력 관계로 발전하길 기대했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크래프트 대사의 방문 취소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중국은 미국과 타이완 간의 어떠한 공식적, 군사적 관계도 반대하며,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단호히 지키겠다는 기존의 발언을 되풀이했습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또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이 내세우고 있는 국내외 정책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본토와 타이완, 홍콩, 마카오는 나뉠 수 없고, 중국의 합법적인 정부는 오직 중화인민공화국, 하나라는 명제입니다. 중국은 이 원칙에 따라 자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에 대해서도 이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요. 또 티베트, 위구르 등 독립을 추구하는 소수민족에 대해서도 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얼마 전 미 국무부가 타이완 관련 지침을 해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무부가 지난주, 미국 정부 관리들과 타이완 관리들의 만남에 대한 자체 지침을 해제했습니다. 국무부는 그동안 미국 관리들이 타이완 관리들을 만날 때 여러 복잡한 규정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시행해 왔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지난 9일, 관련 지침을 무효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오랫동안 시행해온 지침을 푼 이유가 뭔가요?
기자) 폼페오 장관은 타이완이 활기차고 신뢰할 만한 미국의 파트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은 중국 공산주의 정부를 달래기 위해 자발적으로 지침을 만들어 적용해 왔지만, 더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산 백신의 효능이 기대보다 떨어진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제약회사 ‘시노백’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의 효능이 브라질에서 실시한 최종 임상시험에서 당초 생각보다 훨씬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얼마나 떨어졌나요?
기자) 네. 상파울루 소재 부탄탕 연구소는 지난주 시노백 백신의 전반적인 예방 효과가 78% 정도라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서 시노백사 백신의 효능이 50.38%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거의 30% 가까이 떨어진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부탄탕 연구소 측은 시노백사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100% 중증을 예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긴급사용 승인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긴급 사용을 승인받으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 거죠?
기자) 브라질 국가보건감시청(ANVISA)은 50% 이상의 백신 효능이 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50% 이상 백신 예방 효과가 있어야 긴급 사용을 승인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부탄당 연구소는 지난주 긴급사용 승인을 이미 신청했는데요. 이번에 새로 나온 임상시험 결과를 포함시켰습니다.
진행자) 지금 브라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은 어떻게 되죠?
기자) 브라질은 지금 미국에 이어 코로나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나라입니다. 13일 현재 코로나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는 20만 4천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도 820만 명에 달하면서 미국(약 2천285만 명), 인도(1천50만 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 국민의 불만이 많다고요?
기자) 브라질과 이웃한 칠레나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는 이미 몇 주 전부터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데 브라질 정부는 확실한 백신 접종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정부는 지난주 시노백 백신 생산을 맡고 있는 브탄탕 연구소와 올해 말까지 1억 회 분량의 백신을 공급한다는 비공개 계약을 체결한 건데요. 하지만 당초 기대보다 예방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시노백사 백신에 대한 다른 나라의 임상시험 결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나라마다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터키 보건당국은 지난달, 시노백사 백신의 예방효과가 91.25%라고 발표했습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최근 시노백사 백신의 효능이 65.3%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두 나라도 시노백사의 백신 접종을 하고 있나요?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14일 또는 15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30일 1차로 시노백사의 300만 회분 백신이 터키에 도착했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국의 접종 순서 결정에 따라 곧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터키의 코로나 현황은 어떻게 되죠?
기자) 터키 정부 당국 발표에 따르면 13일 현재, 약 235만 명이 감염됐고, 2만3천 명 넘게 숨졌습니다. 터키 당국은 또 220만 명가량은 감염됐다가 회복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도 백신 접종을 시작했나요?
기자) 네. 인도네시아는 13일부터 시노백사의 백신 접종에 돌입했습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백신 접종 모습이 TV로 중계되기도 했는데요. 인도네시아는 집단 면역 체계를 만들기 위해 내년 3월까지 전 인구의 약 70%에게 코로나 백신을 무료 접종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의 코로나 상황도 심각한가요?
기자) 네. 인도와 함께 동남아시아의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의 상황도 매우 나쁜 편인데요. 13일 현재 인도네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86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약 2만5천 명에 이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연임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군요?
기자) 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11일 볼칸 보즈키르 유엔총회 의장에게 편지를 보내 “회원국들의 뜻이라면 두 번째 임기를 지내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의 목적을 추구하고 숭고한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유엔에 계속 봉직하게 된다면 영광”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보즈키르 의장은 지난 8일 구테흐스 총장에게 편지로 연임 의사를 물었습니다.
진행자) 구테흐스 총장 임기가 언제 끝납니까?
기자) 네. 올해 12월 31일까지입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2016년 10월 당시 반기문 총장 후임으로 뽑힌 뒤에 이듬해 1월 1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71세인 구테흐스 총장은 포르투갈 총리 출신으로 유엔 난민 기구 최고대표로도 활동했습니다.
진행자) 구테흐스 총장이 연임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란 말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외교가에서는 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되면 구테흐스 총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을 거란 말이 있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국제기구를 무력화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연임을 포기하려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오는 20일에 물러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실제로 유엔과 자주 대립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기후변화협정과 이란 핵 합의,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하는 등 유엔과 자주 충돌했습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로 이 기후변화 문제는 구테흐스 총장의 최우선 현안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진행자) 구테흐스 총장이 연임할 뜻을 밝혔는데, 다음 절차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안전보장이사회 추천에 따라 유엔 총회에서 총장을 뽑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5년에 채택된 유엔 결의안은 유엔 총회 의장과 안전보장이사회가 모든 유엔 회원국에 편지를 보내 총장 후보 선출 절차를 시작하도록 했습니다. 이 결의안은 그동안 다소 비밀스럽게 진행됐던 유엔 사무총장 선출 절차는 좀 더 명확하고 투명하게 하려고 나왔습니다. 이 결의안이 나온 뒤에 현직 사무총장이 연임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역시 유엔 안보리가 사무총장 선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여기에 거부권을 가지고 있죠?
기자) 네. 그래서 총장 선출에서 특히 상임이사국의 뜻이 중요한데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하나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미 구테흐스 총장의 연임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테흐스 총장 외에 사무총장 선거에 나서겠다는 사람이 있나요?
기자) 아직 다른 후보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제 여성 사무총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