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종식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국가는 봉쇄 완화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먼저 코로나 진행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미국과 멕시코 정상 회담 소식, 지난 2018년에 살해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의 약혼녀가 사우디 왕세자의 처벌을 촉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종식에 관해 다소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군요?
기자) 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과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 등 WHO 지도부가 1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화상 언론 브리핑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올해 안에 잡힐 거라는 생각은 시기상조이자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좀 둔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전 세계 코로나 신규 확진자 발생 건수는 6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WHO에 따르면 하루 70만 건가량 발생했던 확진 사례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사망자도 50% 가까이 줄었는데요. 하지만 7주 만인 지난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진행자) 지금 여러 나라가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는데요. 코로나 확산 억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기자) 네. WHO도 최근 승인된 백신들이 바이러스의 폭발적인 확산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라이언 박사는 백신이 사망과 입원뿐만 아니라 전파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영리하게 대응한다면,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을 통제하는 쪽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진화하는 바이러스에 대해 장담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코로나 백신을 몇몇 나라가 선점하고 있다는 비판도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 세계 백신 공급량의 75%를 단 10개국이 가져갔다고 비판했는데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도 이날, 아직 다른 나라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보건 종사자들이 백신을 맞지도 못하고 있는데, 일부 잘사는 나라들은 벌써 건강한 성인과 청소년 접종을 하고 있다며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유엔이 주도하고 있는 코로나 백신 공급 프로그램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번 주 가나와 코트디부아르가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코백스퍼실리티(COVAX Facility)’가 제공한 백신 접종에 들어갔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 전염병혁신연합, 세계백신연합은 지난해 저개발 국가들에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코백스퍼실리티를 출범시켰는데요. WHO는 하지만 선진국들의 백신 이기주의로는 세계적인 대유행인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길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6주 동안 계속 감소세였다가 다시 증가하는 요인이 뭘까요?
기자)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사무총장은 지금 WHO가 그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시 증가하는 것이 유감이지만 놀랄 일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나라가 봉쇄 조처를 완화하는 것도 이유의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그동안 강화했던 봉쇄 조처를 푸는 나라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영국, 이스라엘, 터키 등 여러 나라가 속속 봉쇄 해제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오는 6월 말까지 전면 해제를 목표로 다음 주부터는 등교를 재개하는 등 4단계 완화 계획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영국은 유럽에서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나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은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는 확진자도, 사망자도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에 따르면 2일 현재, 영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약 420만 명, 사망자는 약 12만3천 명입니다. 영국은 전 세계에서 제일 처음으로 주요 제약사가 개발한 백신 접종에 돌입하는 등, 코로나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는데요. 하지만 현재 영국에서는 봉쇄 완화에 대해 아직은 이르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도 일부 지역에 내렸던 국가 긴급사태를 해제했다고요?
기자) 네. 일본 정부도 코로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그동안 10개 지역에 국가 긴급사태를 선포했었는데요. 이 가운데 6개 지역에 대해 3월 1일부로 해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그럼 수도 도쿄도 해제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도쿄와 기바현 등 수도권 4개 지역은 다음 달 7일까지 계속 유지됩니다. 당초 일본 정부는 수도권 지역도 해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이를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오는 7월 올림픽 대회도 앞두고 있는데요. 지금 일본의 코로나 추이는 어떻습니까?
기자) 2일 기준, 일본의 누적 확진자 수는 43만3천600여 명이고, 사망자 수는 8천 명에 약간 못 미치는데요. 1일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약 700명으로 4개월 만에 가장 적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 코로나 현황도 잠깐 볼까요?
기자) 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으로 2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확진자 수는 약 1억1천450만 명, 누적 사망자 수는 약 254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 세계에서 피해가 가장 큰 미국은 지금까지 약 2천860만 명이 감염됐고, 51만 4천6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미국과 멕시코 정상회담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캐나다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양자 정상회담이었는데요. 이번에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화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이웃 나라들을 연속적으로 정상회담 상대국으로 선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북쪽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취임 후 첫 양자 정상회담을 했고요. 이번에는 남쪽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를 정상 회담 상대국으로 선택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도 현안이 많죠?
기자) 네. 불법 이민과 교역, 불법 마약 등의 문제를 비롯해 기후 변화와 코로나 공동 대응 등 여러 가지 현안이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멕시코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국경 장벽 건설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좀 들어볼까요?
기자) 네. 두 정상은 국경 장벽 건설로 불편해진 양국의 관계 개선에 집중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멕시코는 길고 복잡한 역사를 통해 늘 좋고 완벽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국경이든 전염병이든 함께 협력할 때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고요.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이 존중과 동등을 기반으로 한 양국 관계를 강조한 데 감사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에서 유입되는 불법 이주민들을 막기 위해 국경 장벽 건설을 추진했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도 다뤄졌습니까?
기자) 양국은 정상회담 후 공동 성명을 내놨는데요. 두 정상이 이주가 경제, 문화적 다양성, 혁신 등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민정책은 이주민의 존엄성과 질서, 안전과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련 조처를 뒤집기도 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불법 이민자 부모와 자녀를 강제분리한 조처를 되돌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요. 이날 두 정상의 회담에 앞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들 이산가족의 재결합 조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공식 석상에 나타났는데요.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멕시코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약 6주 만인 지난달 28일, 남부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보수진영 연례행사에 참석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 건설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으로 앞으로 불법 이민자들이 더 대거 몰려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멕시코는 코로나바이러스 피해도 심각한데요. 두 정상 회담에 앞서, 미국에 백신을 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멕시코는 그간 선진국들이 코로나 백신을 독점하고 있다고 앞장서 비판해왔는데요.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원한다면, 우리의 백신 제공 요청에 응답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의 결정을 존중하겠지만 멕시코로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멕시코에 백신을 줄 거냐는 기자 질문에, 그 문제를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공동 성명에는 백신 지원 내용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회담 전, 같은 질문에 미국 정부는 모든 미국민이 백신을 접종하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일단 그 목표를 달성한 후, 기꺼이 논의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2018년에 살해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의 약혼녀가 사우디 왕세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군요?
기자) 네. 하티제 젠기스 씨가 1일 인터넷 트위터에 성명을 올리고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자신의 약혼자 카쇼기 씨를 살해하라고 명령했다면서 빈살만 왕세자를 즉각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젠기스 씨는 최근 미국 정부가 공개한 보고서에 근거해 빈살만 왕세자 처벌을 요구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주말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카쇼기 씨 살해 사건을 조사한 보고서를 공개했는데요. 빈살만 왕세자가 카쇼기 씨 살해를 승인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카쇼기 씨는 터키에서 살해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카쇼기 씨는 지난 2018년 터키 이스탄불 소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사라졌는데요. 그가 영사관 안에서 살해됐고, 시신은 영사관 안에서 훼손된 뒤에 비밀리에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을 두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부분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배후로 지적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빈살만 왕세자가 카쇼기 씨 살해를 지시했다는 설명이 제일 유력했는데요. 미국이 이번에 보고서를 내고 이걸 공식적으로 확인한 겁니다. 미국 정부 보고서는 카쇼기 씨가 빈살만 왕세자 승인 없이 살해됐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빈살만 왕세자가 해외에 있는 언론인인 카쇼기 씨를 살해하라고 지시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보고서는 빈살만 왕세자가 카쇼기 씨를 사우디 왕실에 위협으로 여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쇼기 씨는 사우디 왕정에 매우 비판적인 언론인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미국 정부 보고서에 대해 사우디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사우디 외무부가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미국 정부 보고서는 완전하게 부정적이고 잘못됐으며 받아들일 수 없는 결론이다”라면서 “보고서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와 결론을 포함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 따라 미국 정부가 어떤 조처를 했는지요?
기자) 네, 국무부는 이번에 보고서를 내면서 카쇼기 씨 살해에 관여했거나 해외에 있는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데 관여한 사우디 시민 76명에 대한 비자 제한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또 앞서 17명을 제재했던 재무부는 이번에 1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는데요. 하지만, 빈살만 왕세자를 제재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빈살만 왕세자를 제외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케이트 베딩필드 미 백악관 공보국장은 지난 2월 28일 미 ‘MSNBC’ 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역사적으로 외교 관계가 있는 국가의 지도부에 대해 제재는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과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1일, 이를 재확인하며 과거보다는 미래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