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세계 각국 정부가 미국 대선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헤이그 국제재판소에 회부된 코소보 대통령이 체포됐습니다. 동아프리카 나라 에티오피아에서 내전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 3일 치러진 미국 대선 결과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세계 각국도 지금 높은 관심 속에 대선 결과를 기다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각국 정부가 긴장과 초조 속에 미국의 대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새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자국의 대미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올해 미국 대선은 혼전 양상 속에 여전히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국제 사회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개표 결과가 지연되면서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를 자랑하는 미국이 불명예와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선거 후 과격 시위는 가난하고 부패한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라며 실망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요.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이란 등 일부 국가 언론 매체들은 과격 시위 장면을 자주 송출하며 미국의 대선 진행 상황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도 그렇지만, 지금 이란은 미국과 관계가 상당히 안 좋은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이란과 미국을 포함한 서방세계가 체결한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면서 양국 관계는 매우 나빠졌습니다. 미국은 이란 핵합의 이전으로 돌아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한 상황인데요. 이란은 미국 대선은 미국 내정이고, 미국의 대선 결과가 자국의 정책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연일 미국 대선 과정을 비난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외무장관이 베네수엘라에 가서도 미국을 비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5일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만났는데요. 이제 서방의 헤게모니, 패권 시대는 끝났다면서, 미국은 더 이상 세계를 통치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도 미국과 관계가 나쁘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을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세계 50여 개국은 마두로 정부가 불법 선거로 집권하고 있다며 그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반면 이란은 마두로 정권의 핵심 우방국입니다.
진행자) 유럽 쪽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대선이 소송전으로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럽 국가들은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정부 고위 관리들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유럽 국가들이 유럽의 이익을 위해 주체적인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 특히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가 중국일 텐데요.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그간 미국 대선은 내정이라며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는데요. 러위창 외교부 부부장이 5일, 공개적으로 미국의 대선 상황을 언급하며 평화롭고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중국 국영 매체들은 미국이 대선 후 폭력 사태가 심화하고, 사회불안 가능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집중 보도하고 있고요. 인터넷 사회연결망에는 미국을 조롱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목소리를 내는 외국 정상들도 있다고요?
기자) 네. 야네스 얀사 슬로베니아 총리가 대선 다음 날인 4일,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슬로베니아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고국인데요. 얀사 총리는 미국민이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을 선택한 게 확실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했습니다. 또 남미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을 응원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일찍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지지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지난달 브라질을 방문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내년 그의 취임식에 참석할 수 있길 바란다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측근들이 최종 승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느 쪽에도 승리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코소보 대통령이 국제재판소에 회부됐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헤이그 소재 국제 특별재판소에 회부된 하심 타치 코소보 대통령이 5일 체포됐는데요. 특별재판소 산하 구치 시설로 이송되기 전, 대통령 직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본인의 사임이 나라의 통합을 보호하길 원한다면서 국민들에게 차분하게 있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타치 전 대통령이 국제 특별재판소에 회부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지난 1998년과 1999년에 진행된 코소보 전쟁에서 자행된 범죄와 인권유린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겁니다. 국제 특별재판소 검사실은 지난 6월 타치 전 대통령을 인명 살상과 학대·고문 등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특별재판소는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네. 코소보 전쟁 기간 ‘코소보해방군(KLA)’이 소수인종과 정치적 반대파들에게 저지른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2015년에 구성된 조직입니다.
진행자) 코소보 전쟁이 독립전쟁이었죠?
기자) 네. 코소보 내 다수계인 알바니아계가 세르비아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벌인 전쟁이었습니다. 당시 전쟁으로 민간인 1만 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코소보 전쟁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개입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나토가 공군력을 써서 개입한 뒤에야 전쟁이 끝났습니다.
진행자) 결국 코소보는 독립했죠?
기자) 네. 지난 2008년에 독립했습니다. 미국과 EU 주요 나라들은 코소보를 독립국으로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타치 전 대통령이 내전 당시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기자) 네. 세르비아 보안군에 대항하는 알바니아계 게릴라조직인 ‘코소보해방군(KLA)’을 이끌었습니다. 그는 내전이 끝난 뒤엔 다른 많은 KLA 동료처럼 정치인으로 변신했습니다.
진행자) 타치 전 대통령이 본인한테 적용된 혐의를 인정했나요?
기자) 아닙니다. 근거가 없다며 모두 부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이사회는 지난 2011년 보고서에서 타치 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지른 KLA 집단 지도자라고 지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타치 전 대통령이 이번에 혼자 재판에 회부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특별재판소 검사실은 애초 10명을 기소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타치 전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4명이 재판에 회부됐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인권단체들은 타치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동아프리카 나라 에티오피아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요?
기자) 네. 에티오피아 연방 정부가 5일, 북부 티그라이 지역에 6개월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또 이 지역에 군병력을 투입하고 군사작전에 들어가 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티오피아에서 왜 갑자기 내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거죠?
기자)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에 대해 누적됐던 불만이 폭발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티그라이 지역은 지난 2018년 아비 총리가 집권하기 전, 에티오피아의 주요 정치 세력이었는데요. 아비 총리가 추진하는 개혁과정에서 자신들이 소외됐다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아비 아흐메드 총리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노벨위원회는 아비 총리가 국경분쟁을 겪고 있는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와 화해를 주도하고, 평화와 국제협력에 공헌했다며 평화상을 수여했습니다.
진행자) 티그라이 지역이 자체적으로 선거도 치렀다고요?
기자) 네. 당초 지난 8월, 에티오피아 전역에서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에티오피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총선을 연기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비 총리의 임기도 자동 연장된 셈인데요. 그러자 티그라이 관리들은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자체적으로 선거를 치렀습니다. 이에 연방 정부는 이 지역에 대한 재정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티그라이 지역은 군사 시설이 집중돼 있어 특히 중요한 곳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티그라이는 주민 수는 에티오피아 전체 인구의 약 5%에 불과한 곳인데요. 하지만 과거 에티오피아가 에리트레아와 전쟁을 벌일 당시, 병력이 주둔했던 곳으로, 현재 에티오피아 군 장비의 절반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군이 투입됐는데 현지 상황은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정부군과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간에 포격전을 포함해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첫날 교전으로 정부군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티그라이와 이웃한 암하라주의 주지사는 5일, 정부군과 지방정부군이 티그라이 접경 지역 일대를 다시 장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일부 TPLF 대원이 투항했다고 말했는데요. 현재 티그라이 지역의 인터넷과 전화가 끊어져 있어 정확한 현지 상황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에티오피아 상황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즉각 전쟁을 중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에티오피아의 안정은 이른바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소말리아, 수단과 함께 아프리카 전체 지역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도 에티오피아 사태에 우려를 나타냈군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4일 트위터에 티그라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적인 인명 손실에 애도를 표하고, 즉각 평화 회복과 긴장 완화 조처를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