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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코로나 발원지 놓고 연일 날 선 대립…에스퍼 “아프간 평화일정 차질 생겨”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연일 가시 돋친 설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아프가니스탄 평화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50년 뒤 30억 명 이상이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 살게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연일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언론이 일제히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3일,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연구소에서 나온 것이라는 엄청난 증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그같은 폼페오 장관의 발언에 반발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폼페오 장관의 발언이 나온 다음날 사설을 통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며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5일에도 폼페오 장관의 발언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폼페오 장관이 거짓말을 퍼뜨리면서 돌멩이 하나로 두 마리 새를 잡으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두 마리 새라는 게 뭘 말하는 거죠?

기자) 하나는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기를 바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폼페오 장관은 사회주의 국가 중국을 싫어하고, 특별히 중국이 부상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다른 중국 매체도 폼페오 장관의 발언을 비난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중국 관영 ‘인민일보’도 폼페오 장관의 발언은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비난했고요. 역시 관영 방송인 ‘CCTV’도 우한 연구소 발원설은 미국 정치인들의 사악한 음모라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정부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은 따로 없습니까?

기자) 지금 중국은 5월 1일부터 5일까지 노동절 연휴 기간입니다. 따라서 중국 외교부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우한 연구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라고 말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을 것으로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거도 봤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증거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지금 관련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책임이라는 것을 입증할 강력한 보고서를 작성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 정부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으며 그 불을 덮으려고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오 장관 모두, 사람이 바이러스를 일부러 만들었을 거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무게를 두지 않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실수로 바이러스를 유포했을 것이라며, 고의로 유포했을 것이라는 의혹에는 선을 긋고 있고요. 폼페오 장관도 인터뷰에서, 사람이 일부로 바이러스를 만들거나 유전자를 조작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기관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지난주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우한 연구소에서 실수로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런 발원설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구체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 사무차장은 4일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가 중국 우한 연구소라는 미국의 주장은 추측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왜 추측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는 거죠?

기자) 미국으로부터 아무런 정보나 구체적인 증거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정보 공유 여부와 시기는 미국 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도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어디서 어떻게 유래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5일, 자신은 우한 수산물 시장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나왔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우한 연구소 발원설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투명성도 문제가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리슨 호주 총리는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이른바 ‘파이브아이즈 (Five Eyes)’라고 불리는 서방 5개국 정보 동맹체는 중국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에 강한 의구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투명하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공개해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프가니스탄 평화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평화 과정이 기대했던 것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말했습니다. 에스퍼 국방장관은 4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주최로 열린 화상회의에 참석해 국제 정세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이 체결된 게 지난 2월 말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18년 넘게 이어진 아프간 내전을 종식하기 위해 1년 넘게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과 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 2월 29일 전격적으로 평화협정을 맺었습니다.

진행자) 평화 협상 과정에 아프간 정부는 배제됐습니까?

기자) 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가 참여하면 협상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바람에 일단 미국 정부와 탈레반 간에 평화협상을 시작하고, 이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직접 평화 협상을 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과정이 지금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에스퍼 장관은 평화협정을 완전히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양측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며,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양측과 계속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평화협정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습니까?

기자)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양측이 서로 우호적 노력의 일환으로 포로를 교환하며, 아프간을 테러 기지로 만들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은 아프간 주둔 병력도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올해 초 1만 2천 명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은 이 병력을 7월 중순까지 8천600명 선으로 줄이고, 탈레반이 협정 내용을 준수하면 나머지 병력도 14개월 안에 철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아프간 정부 내 상황도 복잡하게 얽혀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압둘라 압둘라 최고 행정관이 권력 다툼을 하며 내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압둘라 행정관이 지난해 9월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벌어진 일인데요. 지난 3월 초에는 급기야 가니 대통령 재선 취임식과는 별도로 취임식을 거행하는 난맥상을 벌였습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가니 대통령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폭력 양상은 어떻습니까?

기자) 별로 줄지 않았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특히 탈레반의 공격이 줄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반면 탈레반이 미군과 동맹군, 대도시 등에 대한 공격은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일, 탈레반의 공격 횟수가 용납할 수 없을 만큼 많다며, 이는 외교적 해결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미국 정부의 관련 보고서도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이 1일, 분기보고서를 내놨는데요.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평화협정 타결 후 탈레반 공격이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3월 1일부터 4월 15일 사이 공격 횟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인류가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하면 세계 인구 30억 명 이상이 50년 뒤에는 사하라 사막 같은 기온에서 살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류가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하면 세계 인구 30억 명 이상이 50년 뒤에는 사하라 사막 같은 기온에서 살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구온난화가 가져올 파괴적인 영향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 연구진이 최근 미 ‘국립과학원(NAS)’ 회보에 공개한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지금 같은 추세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50년 뒤에는 지구에서 30억 명 이상이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에 살게 되리라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라면 어떤 지역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기온이 너무 높은 지역을 말합니다. 보고서는 연평균 기온이 섭씨 29도 이상인 지역으로 설정했습니다.

진행자) 지금도 지구에서 연평균 기온이 29도가 넘는 지역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가장 더운 곳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이곳은 너무 더워서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데요. 현재는 이런 곳이 육지 면적 가운데 0.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현재 사람들이 사는 기온대가 대체로 몇 도인 건가요?

기자) 네. 보고서는 대부분의 인류가 지난 수천 년 동안 연평균 기온이 섭씨 11도에서 15도 사이의 좁은 기후대에서 살아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매우 적은 수가 연평균 기온이 20도에서 25도에 걸치는 지역에 산다고 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50년 뒤에는 연평균 기온이 29도 이상인 지역에 사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다는 건데요. 기후변화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후변화로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날 거라는 겁니다. 보고서는 2070년에 연평균 기온이 29도를 웃도는 지역이 전체 육지 면적 가운데 19%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런 지역이 대개 어디가 될까요?

기자) 네. 북아프리카 대부분, 중동, 남미 북부, 남아시아, 그리고 호주 일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이런 지역에서 사는 사람의 비율이 대략 어느 정도가 되는 겁니까?

기자) 네. 2070년 기준으로 총인구 가운데 30%에 해당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현상을 막으려면 역시 지구온난화를 막아야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지구온난화 주범인 탄소배출을 크게 줄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보고서는 현 추세라면 지난 6천 년 동안의 인구 지리적 변화를 인간이 앞으로 단 50년 동안 실현할 수 있다면서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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