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결국 우려했던 대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어제(23일) 북한 군 포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처음 확인됐습니다. 인천 해양경찰서는 오늘(24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병대 관사 신축 공사현장에서 61살 김치백 씨와 60살 배복철 씨 등 2명의 시신을 현장수색 중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공사현장 인부로 알려졌으며 시신 한 구는 화재로 하반신이 손상됐고 다른 한 구는 시신 전체가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민간인 부상자도 한 명 늘었습니다. 이로써 북한의 공격에 따른 사망자는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 등 모두 4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군인 15명 민간인 4명이 됐습니다.
우려했던 민간인 희생자가 확인됨에 따라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대북 여론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 한국 정부는 오늘도 대응책 마련을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을텐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지적인 적의 도발에 대해 더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교전수칙을 수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김태영 한국 국방부 장관도 국회에 출석해 교전수칙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적의 사격이 있을 경우엔 그런 사격에 대등한 무기체계를 갖고 적 사격의 두 배 정도로 하게끔 그런 교전규칙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은 앞으로 교전규칙을 수정 보완해서 훨씬 강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김 장관은 연평도 지역에 K-9 자주포를 현재 6문에서 12문으로 증강배치하고 기존 105밀리미터 포는 사거리가 더 긴 150밀리미터 포로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한미 양국 군은 연합위기관리팀을 가동하고 상황분석과 연합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습니다. 또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2단계로 한 단계 격상했습니다.
앞서 오늘 새벽 0시 김태영 국방장관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의 정보자산을 추가로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문) 한국 정부는 국제 공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나요?
답) 네 한국 정부는 북한 도발에 대한 외교적 대응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양자 또는 다자 차원에서의 공조방안을 모두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지 신중하게 검토 중입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이 유엔헌장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입니다.
“안보리 조치는 미국 등 관련국들과 긴밀한 협의 하에 현재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 때 그랬듯이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비협조적인 태도로 나올 경우 북한을 압박하는 데 별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동맹국이나 우방국들과의 공조에 기초한 대북 압박 조치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대북 금융제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구상 역.내외 차단훈련, 연합훈련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은 오늘 오후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서울 주재 90여개 외국 대사와 대사 대리들을 불러 현 사태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문) 한국 통일부의 움직임도 전해주시죠.
답) 네 통일부는 북한 지역을 드나드는 한국 국민들의 신변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오늘 국회 출석 발언입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체류 인원 신변안전 강화 지시를 하달했고 현재 비상관리 체계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이에 따라 한국 측 기업관계자들의 개성공단 방북을 내일도 허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잠정적으로 중단시켰습니다. 현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대한적십자사의 수해 지원 물자 가운데 아직 들어가지 않은 시멘트 7천t의 인도는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반출 대기 중인 민간 단체 10곳의 27억원 상당의 지원물자도 반출을 유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유엔군사령부가 북한 군에 회담을 제의했죠?
답) 네 그렇습니다. 유엔군사령부는 오늘 북측의 이번 도발에 따른 긴장의 완화와 상호 정보 교환 등을 위해 장성급 회담을 열 것을 북한 군에 제의했습니다. 유엔사는 또 이번 도발사건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터 샤프 유엔군사령관은 “북한의 도발은 이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도발적 공격을 중단하고 정전협정 사항들을 철저히 준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문) 그런데 북한이 이 와중에 금강산 회담을 또 다시 요구했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당국 차원의 공식 요구는 아니구요,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인터넷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요구하고 나선 건데요. 조평통은 “악화된 북남관계를 풀고 민족 화해와 단합을 실현하기 위해 대화와 관계 개선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남조선 당국은 부당한 구실에 매달리지 말고 회담에 나와야 한다”고 강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어제 북한의 공격으로 당초 내일 열릴 예정이던 남북 적십자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었습니다.
문) 북한 군이 어제 연평도를 공격한 포탄 수가 언론매체 마다 조금씩 다르던데, 공식적인 최종 집계가 나왔나요?
답) 네, 한국 국방부는 오늘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어제 북한 군이 쏜 포탄 수가 총 1백70 여발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한국 군이 대응사격한 포탄 수는 북한 군 무도 포 진지에 50발, 그리고 개머리 포진지에 30발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군이 쏜 포탄 가운데 80여발은 연평도 내륙에 그리고 90여발은 연평도 인근 해상에 떨어졌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상황 발생 당시 민간인 지역이나 해상에 떨어진 포탄을 미처 파악할 수 없어 집계에 혼선을 빚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