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백령도 부근 기지에 공격 헬기 배치

북한이 옛 소련으로부터 도입한 것과 같은 기종인 MI-8 헬기. (자료사진)

북한이 한국 서해 백령도 부근 공군기지에 수십 대의 공격용 헬기를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만일의 도발에 대비해 북한 군 동향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서해 백령도에서 불과 수십 km 떨어진 북한 군 공군기지 두 곳에 수십 대의 공격 헬기가 배치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군 소식통은 24일 지난 5월부터 북한의 황해남도 태탄과 누천 공군기지에 공격용 헬기 50여대가 배치된 게 포착됐고, 이 헬기들은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훈련과 전투병들을수송하는 고속 기동훈련에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군이 보유한 헬기는 모두 300여대로 이번에 전진배치된 헬기 규모는 전체의 6분의 1에 해당합니다.

북한 군은 그동안 헬기 조종사들이 한국으로 자진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헬기를 최전방에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군 당국은 헬기들이 두 달 넘게 최전방 기지에 머물고 있는 현 상황을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습니다.

전진배치된 헬기는 북한이 1980년대 중반 생산하기 시작한 MI-2 개량형 헬기를 비롯해 1950년 초반과 1980년대 말 옛 소련에서 도입한 MI-4, 그리고 MI-8 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헬기들은 12.7밀리미터 기관총과 250~500 킬로그램 폭탄, 그리고 57밀리미터 로켓과 대전차 유도탄 등으로 무장한 기종입니다.

한국 내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 군이 서북도서에 공격용 코브라헬기와 다연장 로켓 등을 배치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군 헬기들이 한국 군이 증강한 화력에 대한 방어용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지 도발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민간 군사연구기관인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입니다.

[녹취: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이렇게 우리를 계속 피로하게 만들어서 언젠가는 결정적 도발을 할 때 경계를 느슨하게 하려는 술책 중의 하나가 아닐까? 왜냐하면 계속 도발을 한다고 했다가 결국 도발을 안 하면 어느 순간 경계가 풀어질 수 있거든요.. 양치기 소년처럼…”

신 대표는 특히 북한 군 헬기들이 특수부대원들을 싣고 한국 군 레이더를 피해 대청도의 해군고속정 부대나 교동도와 우도에 있는 부대를 기습 공격할 경우 이들 부대에는 대공무기가 없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군 소식통은 헬기들이 현재 진행 중인 하계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후방부대에서 전방으로 나왔다가 훈련이 끝나면 복귀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