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가 지도자에 대한 충성과 자기 희생을 강조하는 이른바 ‘생눈길 정신’을 김정은 체제의 새 시대정신으로 띄우고 있습니다. 새 정권의 민생 개선 약속이 여의치 않게 되자 주민들에게 다시 정신무장을 강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생눈길을 헤치는 정신으로 창조하며 승리해나가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1면에 실었습니다.
사설은 생눈길을 헤치는 정신이 `주체혁명 위업의 완성을 위한 새로운 역사적 시기의 시대정신이고 혁명의 최후 승리를 위한 낙관적이고 창조적인 공격정신’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생눈길 정신의 핵심이 수령에 대한 충성과 자신을 녹여 대지를 옥토로 만드는 흰 눈의 특성처럼 주민들의 자기 희생에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생눈길이란 아직 누구도 밟지 않은, 쌓여있는 그대로의 눈길을 뜻하는 말로 북한 매체들이 종종 사용하던 표현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단순한 비유를 넘어 김정은 체제의 시대정신으로까지 강조하고 나선 점이 눈길을 끕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정신무장을 새삼 강조한 이런 구호를 지금 시점에서 들고 나온 배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기대했던 민생 개선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주민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사회 전문가인 이화여대 김석향 교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4월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때 인민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를 내놓지 못하면서 결국 또 다시 정신무장을 강요하고 나온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 “생필품 공급 능력은 전혀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는 거죠, 카드를 다 쓴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뭔가 보여줘야 될 때가 이제 시기적으로 지나가는 것 같아요, 새로운 담론 밖에는 방법이 없어요.”
김 교수는 지난 1990년대 중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선군사상을 통치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했던 것처럼 만성적 식량난 해소가 지지부진할 경우 생눈길 정신이 김정은 정권의 핵심 구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는 김 제1위원장이 새로운 경제개선 조치를 내놓고 싶어도 대내외적으로 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며, 이런 사정이 ‘생눈길 정신’을 띄우게 된 배경이 됐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지난 8월 장성택의 중국 방문이 중국으로부터의 자금 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한데다 경제개혁에 대한 내부 강경파들의 반발로 김 제1위원장이 마음먹은 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녹취: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김정은은 하고 싶어 하지만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닌 게 그걸 할 만한 객관적인 조건이 조성되지 못한 거에요, 그래서 내부적으로 지금 논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탈북을 계획했던 일부 주민들이 실행을 미룰 정도로 젊은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있었 고 아직 그런 기대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갈수록 실
망이 커지고 있다고 최근의 북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생눈길을 헤치는 정신으로 창조하며 승리해나가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1면에 실었습니다.
사설은 생눈길을 헤치는 정신이 `주체혁명 위업의 완성을 위한 새로운 역사적 시기의 시대정신이고 혁명의 최후 승리를 위한 낙관적이고 창조적인 공격정신’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생눈길 정신의 핵심이 수령에 대한 충성과 자신을 녹여 대지를 옥토로 만드는 흰 눈의 특성처럼 주민들의 자기 희생에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생눈길이란 아직 누구도 밟지 않은, 쌓여있는 그대로의 눈길을 뜻하는 말로 북한 매체들이 종종 사용하던 표현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단순한 비유를 넘어 김정은 체제의 시대정신으로까지 강조하고 나선 점이 눈길을 끕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정신무장을 새삼 강조한 이런 구호를 지금 시점에서 들고 나온 배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기대했던 민생 개선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주민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사회 전문가인 이화여대 김석향 교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4월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때 인민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를 내놓지 못하면서 결국 또 다시 정신무장을 강요하고 나온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 “생필품 공급 능력은 전혀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는 거죠, 카드를 다 쓴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뭔가 보여줘야 될 때가 이제 시기적으로 지나가는 것 같아요, 새로운 담론 밖에는 방법이 없어요.”
김 교수는 지난 1990년대 중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선군사상을 통치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했던 것처럼 만성적 식량난 해소가 지지부진할 경우 생눈길 정신이 김정은 정권의 핵심 구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는 김 제1위원장이 새로운 경제개선 조치를 내놓고 싶어도 대내외적으로 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며, 이런 사정이 ‘생눈길 정신’을 띄우게 된 배경이 됐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지난 8월 장성택의 중국 방문이 중국으로부터의 자금 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한데다 경제개혁에 대한 내부 강경파들의 반발로 김 제1위원장이 마음먹은 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녹취: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김정은은 하고 싶어 하지만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닌 게 그걸 할 만한 객관적인 조건이 조성되지 못한 거에요, 그래서 내부적으로 지금 논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탈북을 계획했던 일부 주민들이 실행을 미룰 정도로 젊은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있었 고 아직 그런 기대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갈수록 실
망이 커지고 있다고 최근의 북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