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관련국들 촉각

올해 4월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의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 (자료사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들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관련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관련국들과 잇따라 긴밀한 협의를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28일 ‘VOA’에 한국의 외교 안보 당국이 북한의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의 움직임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교통상부는 청와대의 지시로 긴박한 대응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사일 발사 가능성과 관련한 일일 보고 체계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전군 주요지휘관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은 자기 전략에 따라 언제든 도발할 수 있는 체제여서 지금이 연말인데다 대통령 선거 기간이라서 더 위험하다며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느끼는 심각성은 관련국들과의 잇따른 접촉 움직임에서 나타납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9일 중국을 방문합니다.

1박2일로 이뤄지는 이번 중국 방문에서 임 본부장은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을 만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을 집중 협의할 예정입니다.

임 본부장은 특히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나서지 않도록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촉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임 본부장은 이어 다음달 초에는 미국을 방문해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외교통상부 김봉현 다자외교조정관과 안젤라 케인 유엔 군축고위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음달 3일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연례 군축회의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문제가 논의될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 26일엔 안호영 외교통상부 제1차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장즈쥔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한-중 고위급 전략대화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북한의 미사일 문제를 협의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긴밀하게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긴박한 움직임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앞으로 두 달 안에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한국이 29일 인공위성 발사체 나로호를 발사하면 이후 적절한 시점을 골라 남북한간 형평을 문제 삼으면서 미사일을 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 국방연구원 함형필 박사입니다.
<Tension increasing act1 hyk 11/28/12>[녹취: 함형필 국방연구원 박사]
“일단 필요성은 지난 4월에 한 번 자존심이 상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나로호를 발사하고 나면 상대적으로 남북한 비교적인 측면에서 북한도 발사할 수 있는 개연성 그 정도 선에서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하지만 동창리에서의 움직임이 심각하다고 해서 발사를 기정사실화할 단계는 아니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다른 관련국들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상황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홍레이 대변인은 2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주목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관련국들의 공통된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평화적인 우주 이용권에 대해 원칙적으로 지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의 태도에 대해 중국도 기본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조태영 한국 외교통상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 “중국 측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도 27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정보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북한에 대해 미사일 관련 활동을 자제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