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안보리 대북 결의 추진

한국 외교통상부 조태영 대변인이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국제 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보다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결의안 채택 쪽으로 외교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태영 한국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지난 4월 미사일 발사 때 유엔의 조치보다 더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 “우리 정부는 북한이 국제 사회의 이런 경고 즉 안보리 결의를 무시한 것과 관련해 지난 4월보다 더욱 진전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땐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으로 국제사회의 경고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는 데 그쳤습니다.

안보리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이런 의장 성명과 의장 언론성명 그리고 결의를 채택하는 등 세 가지입니다.

이 가운데 의장 성명이나 언론 성명은 구속력이 없는 권고 성격이고 결의는 채택된 내용대로 유엔 회원국들이 이행해야 하는 강제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4월보다 강력한 조치는 바로 결의 채택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따라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상대로 이를 설득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2일 밤 영국과 프랑스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대책을 협의하면서 앞으로의 대북 제재에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안호영 1차관도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과 전화 협의를 가졌습니다.

또 한국과 러시아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이고리 마르굴로프 외무부 차관이 13일 서울에서 오찬을 갖고 대북 제재 문제를 협의했습니다.

안보리 논의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는 12일 밤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나 북한에 대한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안보리 조치와 관련해 중국과의 협의가 이제시작 단계라서 결과를 미리 알긴 어렵지만 중국이 이전에 대북제재 문제에서 보여 온 미온적인 태도가 이번엔 달라질 것으로 낙관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 이상숙 교수는 시진핑 체제 구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오긴 힘들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이상숙 국립외교원 교수] “내년 3월 시진핑이 국가 주석이 돼야 완전히 정권을 물려받았다고 할 수 있거든요, 때문에 그 때까지 조용히 상황이 넘어가는 게 좋지 지금 상황에서 누가 주도적으로 (대북 제재 문제를) 강력하게 밀고 나갈 상황이 아니거든요”

한국 정부는 또 유엔 제재안이 핵 실험과 같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예방할 만큼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해운이나 금융 분야 등에서 추가 제재안을 검토 중입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해운 분야에서의 북한에 대한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미 법적 근거도 마련된 만큼 안보리 결정을 보고 나서 이런 추가 제재안을 다른 나라와도 협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검토 중인 해운 제재는 지난 10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개항질서법에 따른 것입니다.

이 법은 외국 선박이 북한 항구에 머문 뒤 한국의 항만에 들어올 때 이전에는 60일 이내 다녀온 선박만 출입 허가를 받도록 했는데 개정된 내용은 180일이 지난 선박도 허가를 받도록 강화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이런 선박은 한 해 수백척에 이르고 북한과 거래가 많은 다른 나라들이 이 조치를 함께 취할 경우 북한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한국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한편 성 김 주한 미국대사는 13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올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행위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으로 그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성 김 대사는 부족한 자원을 탄도 미사일과 핵 무기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것은 국가 안보나 주민 행복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제규범을 지키고 국제사회 일원이 되려는 조치를 해야만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