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 회장, 4년 만에 금강산 방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30일 서울에서 열린 정몽헌 회장 10주기 추모 학술세미나에 참석했다.

한국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정몽헌 전 회장의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4년 만에 금강산을 방문합니다.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고위층 인사와의 접촉 여부가 관심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고 정몽헌 전 회장의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한 현정은 회장의 금강산 방문 신청을 오늘 (1일) 승인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대아산이 오는 3일 금강산에서 추모식을 열기 위해 현 회장 등 38 명의 방북을 신청했고 정부는 매년 개최해 온 행사라서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아산은 방북 신청을 하면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 받은 방문동의서를 함께 제출했습니다.

현 회장의 금강산 방문은 지난 2009년 이후 4년만의 일입니다.

현대아산은 2004년 정 전 회장 1주기 때부터 금강산 특구 온정각 맞은편에 있는 추모비에서 추모식을 열어 왔지만 현 회장은 사업 일정이나 개인적 사정을 들어 해마다 참석하진 않았습니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지난 2008년 7월 한국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 사태 등으로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방북이어서 현 회장의 행보가 현재의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현 회장의 이번 방북은 추모식만 하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 차원에서 따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대 측 관계자도 현 회장이 올해가 10주기라는 점을 고려해 다른 일정을 접고 금강산 방문을 결정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추모식 이외의 특별한 일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현대그룹 관계자]“이번에 방문하시는 게 추모행사인 만큼 10주기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이고 그 다음에 금강산 시설물을 들러 볼 예정이고요”

이 관계자는 또 북한 측에서 이번 추모식에 어떤 인사가 참석할 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며 현 회장과 북한 측 고위 인사가 만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지난 2009년 당시엔 북한 측에서 리종혁 당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현 회장 일행을 맞이했었습니다.

현 회장은 3일 오전 9시40분에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 오후 4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