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 대통령,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 제안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서울에서 열린 광복절 68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 오늘 (15일) 광복절 68주년을 맞았는데요,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된 오늘, 박근혜 대통령은 추석에 즈음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조성을 북한에 제안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68주년 광복절 경축식 축사에서 북한과의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를 계기로 남북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상생의 남북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신뢰 구축을 위한 첫 단추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자고 북한에 공식 제안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합니다,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랍니다.”

이와 함께 분단과 대결의 유산인 비무장지대 (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지대로 만들어 전쟁의 기억과 도발의 위협을 제거하고 한반도를 신뢰와 화합, 협력의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나 중국 유엔 등 주변국가들에 세계평화공원 조성 동참을 제안해 왔지만 북한에 직접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 대통령은 또 평화를 만드는 것은 상호 신뢰가 쌓여야 가능하다며 자신이 주창한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뜻도 거듭 천명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식과 국제 규범이 통하는 남북관계를 정립해서 진정한 평화와 신뢰를 구축해 가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해 가겠습니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변화된 모습과 행동이라며 북한의 변화를 진심으로 기다리며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적극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한쪽에서 굶주림과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며 한국 정부는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이번 경축사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다짐했던 그간의 대북 메시지와는 달리 신뢰 구축을 통한 관계 개선 의지가 한층 강조됐다는 평가입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미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했었고 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조성 문제에 대해서도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협의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