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조사위 중간보고, 회원국 반응 엇갈려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이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그 동안의 조사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첫 중간 보고에 대한 유엔 회원국들의 반응은 둘로 양분됐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위원회의 조사활동을 지지했지만 일부 북한의 동맹국들은 북한 당국의 입장을 옹호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유엔 조사위원회의 첫 보고여서 그런지 많은 나라들이 관심을 가졌던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식 보고가 아닌 구두 보고이긴 합니다만 첫 보고라서 관심이 높았습니다. 또 시리아 같은 내전이나 분쟁국이 아닌 나라에 대한 유엔의 첫 조사위원회의 보고라는 점도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어제 보고에서는 여러 나라 대표들이 발언에 나섰다고 하는데, 분위기가 어땠나요?

기자) 네, 남북한을 포함해 총 26개 나라 대표들과 3개 민간단체 대표들이 발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서방국들은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규탄하고, 북한의 동맹국들은 북한 당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과거의 모습이 되풀이 됐습니다. 특히 일부 나라들은 탈북자 등 증인채택을 놓고 극명하게 다른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견해차가 있었나요?

기자) 에일린 도나휴 제네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 침해 유형에 대해 직접적인 피해자들이 구체적으로 증언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도나휴 대사] “Witnesses provided moving first-hand accounts that establish a pattern of serious abuses…”

정치범 수용소와 고문, 표현과 이동의 자유 등 개인의 자유 억압 등에 대해 구체적인 증언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벨라루스 대표는 선별적인 간접증언에 의존하는 조사는 비효율적이라며, 거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벨라루스 외교관] 벨라루스어

벨라루스 외에 중국과 쿠바, 시리아 등 북한의 동맹국들도 인권은 비난이 아닌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커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탈북자들은 간접증언자가 아니라 주요한 당사자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커비 위원장] “It’s not secondary, It’s primly. It’s from people. It’s from human-being…”

위원회가 북한에 가서 직접 조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에서 인권 침해를 당한 당사자들이기 때문에 명백한 직접 증인이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에 가장 영향력이 큰 중국의 입장을 좀더 소개해 주시죠.

기자) 중국 대표는 최근 남북관계 개선 등 긍정적 기류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인권은 정치적 압박이 아니라 건설적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위원회의 중간 보고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겁니다.

하지만 커비 위원장은 대화를 거부하는 쪽은 북한 정부라며, 위원회는 북한과 건설적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라오스 등 일부 나라는 유엔의 보편적 정례검토(UPR)를 통해 인권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는데요. 커비 위원장은 유엔 전체 회원국 가운데 북한만 유일하게 국제사회의 권고안을 모두 거부하고 단 하나의 이행안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기자) 커비 위원장은 이번 주에 한국과 일본에서 수집한 자료와 증언들을 모두 조사위원회 웹사이트에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조사 과정을 유엔의 원칙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는 겁니다. 유엔 조사위원회는 다음 달 29일 68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중간 보고를 하고 내년 3월에 열리는 25차 유엔인권이사회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