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년 라진항 통해 석탄 120만t 수출'

지난 22일 북한 라진에서 러시아 하싼-라진간 철도 개통식이 열린 가운데, 북한 군인들 뒤로 라진항 부두 시설이 보인다.

러시아가 최근 개통된 하산과 라진항 간 철도를 통해 석탄을 수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가 사용권을 확보한 라진항 3호 부두는 올해 말에 보수공사가 모두 끝날 예정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가 내년에 북한 라진항을 통해 석탄 1백20만t을 수송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에서 영어로 발행되는 ‘모스크바 타임스’ 신문은 25일, 러시아 하산에서 북한의 라진항을 연결하는 철도 개보수 공사를 담당한 러시아와 북한의 합작회사 ‘라선콘트랜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라진항의 적재능력이 4백만t 이지만 부두 시설들과 새로 연결한 철도가 시험을 거쳐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일단 내년에는 1백20만t의 석탄을 수송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가 석탄을 어느 나라들에 수출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철도공사의 블라디미르 야쿠닌 사장은 지난 22일 열린 하산-라진 간 철도 개통식에 참석해, 이번에 개통된 철도와 라진항은 러시아 광산지역과 아시아 항구들을 연결하는 최단 경로이기 때문에 석탄 수출에 적합하다고 말했습니다.

라진항은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으로, 러시아는 지난 2008년 북한으로부터 50년간 라진항 3호 부두의 사용권을 확보하고 보수공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러시아가 라진항 3호 부두를 개발하기 위해 6천6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24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 시작된 공사로 부두는 콘크리트로 재포장됐고, 석탄을 싣는 이동식 크레인의 레일과 연료탱크가 설치됐습니다.

또한 대형 선박이 들어올 수 있도록 부두의 수심을 9m에서 12m로 깊게 만들었습니다.

신문은 모든 공사가 올해 말에 완료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시베리아 종단철도와 직접 연결되는 하산-라진항 간 철도와 라진항 개발을 아시아와 유럽 사이의 상업노선을 구축하려는 노력의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부산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 1만9천km를 배로 가면 27일이나 걸리지만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하면 열흘이면 충분하고, 운반 비용도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겁니다.

한편 `아사히 신문'은 러시아가 개발 중인 라진항 3호 부두에서 수 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중국 지린성의 기업이 1호 부두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미 석탄을 실어 나르는 설비와 창고가 완성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중국 정부가 이미 2년 전부터 라진항 1호 부두를 통해 중국 남방으로 석탄을 수송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지린성 훈춘에서 라진항까지 50km의 도로 개보수 공사를 마쳤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중국이 북한 측에 라진항에서 다른 부두를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며, 중국은 현재 ‘항구를 빌려 바다로 나간다’는 전략 아래 라진항 등 북한의 항구를 수출입 기지로 만드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이 라진항을 미래의 군사기지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