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지지"

9일 브루나이에서 열린 한국-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한국 박근혜 대통령(가운데)이 각 국 정상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브루나이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은 또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아세안 회원국들의 지지가 의장 성명 형태로 나왔습니다.

한국 청와대에 따르면 9일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박 대통령과 동남아 10개 나라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6차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끝난 뒤 의장인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명의로 채택된 성명에 이 같은 입장이 명시됐습니다.

이미연 청와대 외신대변인입니다.

[녹취: 이미연 청와대 외신 대변인] “아세안 의장 성명에서 아세안 국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또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9.19 공동성명 약속을 철저하게 준수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비핵화에 관한 실질적 진전을 끌어낼 수 있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평화적 방식으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모든 노력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어 10일 오전엔 아세안과 한국 중국 일본 등 세 나라가 함께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5월 미국 방문 때 제시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참가국들에게 소개하고 참가국 정상들은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동아시아 정상회의도 잇따라 열렸습니다. 아세안+3와 미국과 러시아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18개 나라가 참석한 이 회의에서도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회원국의 이해를 당부했습니다.

박 대통령과 미국 일본 호주 정상들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 이행할 것을 촉구하면서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했습니다.

이 두 정상회의에서도 한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의장성명이 채택됐다고 박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가 전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따라 이틀간 열린 아세안 관련 3개 정상회의 의장 성명에서 자신의 핵심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입니다.

박 대통령은 또 브루나이 현지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도 만나 한반도 정세 등 두 나라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케리 장관이 지난 4월 한국을 찾아 박 대통령을 예방한 지 6개월여 만에 다시 이뤄졌습니다.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북핵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두 나라 동맹 60주년을 계기로 한 협력 방안과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두 나라 정상이 합의한 내용의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케리 장관은 미국 연방 정부의 부분 업무정지 사태로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취소하면서 대통령을 대행하는 자격으로 브루나이를 찾았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