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러시아, 북한 통과 가스관 건설 협상 재개'

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에 참석차 방한 중인 노박 알렉산더 러시아 에너지부장관(오른쪽)이 16일 윤상직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나 양국간 가스, 전력,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통과해 한국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나라가 가스관 관련 대화를 한 것은 올해 초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이후 처음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한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통과해 한국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을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고 말했습니다.

노박 장관은 16일 한국 대구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에 참석한 뒤 영국의 경제신문인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노박 장관은 두 나라 모두 가스관 사업이 중유하다는 데 동의했다며,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과 한국가스공사가 공급 규모와 가격, 가스관 통로를 결정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을 통과하는 러시아와 한국 간 가스관 사업은 지난 2008년 9월 이명박 당시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합의됐습니다.

당초 계획은 한국이 러시아로부터 2015년부터 매년 750만t의 천연가스를 30년에 걸쳐 도입하고, 이를 위해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은 처음에는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2011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때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 건설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이명박 한국 대통령은 2011년 9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가스관 연결을 위한 남북한과 러시아 3자간 대화가 빠른 시일내에 결실을 맺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이명박 대통령] “3자가 합의되는 시점이 있는데 어느 정도 생각보다는 빠르게 진전될 것이다.”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 사업은 세 나라에 모두 경제적 이득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매장국인 러시아는 가스관 건설을 통해 판로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가스관 건설을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시베리아와 극동 지역의 개발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한국으로서는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가스관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은 가스관을 통할 경우, 선박으로 운반할 때 보다 수송료를 3분의1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북한은 해마다 1억 달러에서 1억5천만 달러의 가스관 통과 수수료를 챙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남북한과 러시아 간의 여러 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통과해야 하는 가스관의 안정성 문제와 가스 공급가격에 대한 한국과 러시아 간 이견이 가장 큰 걸림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노박 장관은 러시아와 한국이 북한을 통과하는 대신 동해를 지나 한국으로 연결되는 해저 가스관의 경제성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노박 장관은 16일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1개월이나 2개월쯤 뒤 해저 가스관에 대한 사전 경제성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박 장관은 지금도 기본적으로는 가스관 노선이 북한을 통과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해저 가스관 노선도 경제성이 확인되면 함께 검토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