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고위급 회의, 7일 서울 개최

한국의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 (자료사진)

한국과 중국, 일본은 오는 7일 서울에서 차관보급 회의를 열고 세 나라간 협력 방안을 논의합니다. 영토 갈등 등으로 지난 해 하반기 이후 열리지 못한 세 나라 고위급 협의가 어렵게 성사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오는 7일 서울에서 한국의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이 수석대표로 참가하는 제8차 한-중-일 고위급 회의가 열린다고 5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독도, 일본 이름으로 다케시마와 센카쿠 열도, 중국 이름으로 댜오위다오를 놓고 한-일간 그리고 중-일간 영토 갈등과 과거사 문제 등으로 심각한 외교적 마찰이 빚어지면서 지난 해 하반기 이후 처음 열리는 세 나라의 고위급 회의입니다.

이번 회의에선 3국간 협력사업 추진과 향후 발전 방향, 3국 협력사무국의 기능과 역할 강화 등을 협의하고 북한 문제를 포함한 아시아와 국제 정세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예정입니다.

이번 회의에선 특히 세 나라 정상회의 개최 문제에 대해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 지 주목됩니다.

관례대로라면 차관보급 회의와 이어지는 장관급 회의에서 회담 의제와 일정 등을 조율해 정상회담을 진행하도록 돼 있지만 한-일 그리고 중-일간 외교 갈등으로 분위기가 험악해진 탓에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조태영 한국 외교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 “현재 세 나라간의 정상회담 날짜가 확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 열리는 3자 고위급회담이 바로 정상회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렇게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9년부터 거의 해마다 열렸던 세 나라의 정상회담은 이 같은 외교적 마찰로 지난 해 11월에 한 차례 불발됐고 올해 정상회담 의장국인 한국도 지난 5월 개최를 추진했다가 이를 연기했습니다.

세 나라는 다양한 협력사업들을 발굴하고 협력의 공동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그동안 100여 개 협의체를 운영해 왔습니다.

특히 세 나라가 돌아가면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시작한 2008년부터 협력 논의가 한층 본격화했습니다.

이번 고위급 협의는 외교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서로에 대한 협력의 필요성에는 기본적으로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과거사나 영토 문제가 의제로 다뤄지진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세 나라간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불편해진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완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