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2주기…군 충성 맹세 대회 열어

북한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하루 앞둔 16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 맹세 대회를 가졌다.

북한 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하루 앞둔 오늘 (16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 맹세 대회를 열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사흘 째 공개 행보를 이어가며 체제 안정을 과시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2주기를 맞아 북한 군이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에서 충성 맹세모임을 가졌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을 받들어 김정은 제1위원장을 결사옹위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등 군부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16일 평양 만수대언덕에 있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장성택 전 부위원장의 처형을 계기로 체제 유지의 근간이 되는 군부의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 당국과 북한 전문가들은 장 전 부위원장의 처형 이후 열리는 가장 큰 공식 행사인 김정일 위원장 2주기 중앙추모대회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주석단에 앉은 인물들을 통해 장 전 부위원장의 처형 이후 북한의 새로운 권력구도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중앙추모대회의 경우 1주기 행사 때만 전날 열린 점을 감안하면 2주기인 올해 추모대회는 당일인 17일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장성택 전 부위원장의 처형 이후 사흘 째 공개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15일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의 빈소와 군 제313군부대 산하 '8월 25일 수산사업소'을 방문했다고 16일 보도했습니다.

장 전 부위원장의 처형 이후 인민군 설계연구소와 마식령 스키장 건설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사흘 연속 공개 행보를 이어간 겁니다.

한국 정부 당국과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잇단 공개 행보는 장성택 전 부위원장의 처형 이후 어수선한 민심을 다잡고,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2인자로 불렸던 장 전 부위원장의 처형에도 북한 내부가 별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빈소를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하고, 마식령 스키장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들을 웃는 모습으로 격려하는 모습을 공개함으로써, 주민들에게 온정적인 지도자로서의 모습도 부각시켰습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제1위원장이 마식령 스키장 건설 현장을 비롯한 건설 부문 주요 현장을 방문한 것은 장 전 부위원장의 처형 이후에도 기존 사업들이 계속 추진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분석입니다.

서강대 정영철 교수입니다.

[녹취: 정영철 교수] “기존에 결정했던 사업들을 아무런 변화 없이 추진하겠다, 이런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볼 수 있겠죠. 김정은 정권의 특징 중 하나는 어떤 사업을 결정할 때 특정 인물에 의해 주도되는 것보다 공식적인 토의 라인을 통해 집체적으로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북한이 발표한 개발구법이나 기존의 경협 정책이 장성택의 숙청으로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은 있을 수 있겠지만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장 전 부위원장의 사형 발표 이틀 만에 경제 고위 관리를 내세워 북한 당국의 경제 개발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